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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쾌적함과 기후 관계 밝힐 것"
"인간의 쾌적함과 기후 관계 밝힐 것"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4.09.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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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교수 인터뷰] 만학의 꿈 이룬 강철성 충북대 교수(기후학)

강철성 충북대 지리교육과 교수(기후학) 
"21세기에는 노인인구의 급증으로 주택의 설계에도 노인의 건강을 고려한 실내 미기후의 조사구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개척자의 정신으로 연구할 예정입니다."

지난 9월 쉰 셋의 나이에 신임교수가 된 강철성 충북대 지리교육과 교수의 말이다. 뒤늦게 터전을 잡은 셈이지만, 교육·연구에서는 30대 교수가 남부럽지 않을 만큼의 자신감을 보였다. 십여년 이상 대학에서 강의 경험을 쌓았고, 국내에서 미개척된 연구분야는 산적해 있다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와 같은 범지구적 규모의 기후가 아니라, 좁은 범위의 '의복 기후'나 '도시 실내기후', '인간의 쾌적함과 연관된 기후', '특정 질병을 유발시키는 기후' 등 현대인의 생활과 밀접한 연구 분야에 관심을 쏟고 있는 중.

국내에 전공자가 드문 상황에서 강 교수가 기후학 분야에 발을 딛게 된 사연도 이채롭다. 서울대 사범대학 지리교육과에 들어가서 기후학 강의를 듣고는 '지리학도로서 한번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때까지만해도 기후학자가 되리라고는 짐작하지 못했다. 그러다 졸업 후 공군 기상장교로 입대하게 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기후학'이라는 학문이 강 교수의 삶 속으로 뛰어들었던 것. 기상대대, 기상전대에서 이론과 실무를 익히면서 본격적으로 '기후학'을 공부하게 됐고, 교관의 지위로 기상교육대에서 후학들을 지도하게 됨에 따라 개인적 관심도 깊어졌다.

그러나 강 교수가 바로 석·박사 과정을 밟은 것은 아니다. 제대 후 사범대 출신으로서 18년동안 서울대부속중학교, 경북고 등에서 교사로도 근무했다.

이후 연구에 전념하기 위해 교사직을 버렸지만, 당시 지리교육과에 기후학을 전공한 교수가 없어 또 다른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타 단과대학인 대기과학과의 교수들의 조언을 통해 박사학위 과정을 마쳤는데, 당시 강 교수는 국내 지리학계에 기후학 분야의 교수가 적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강 교수의 회고에 따르면, 교사 생활을 접고 난 이후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적 어려움이었다. 강 교수가 시간강사 제도에 대해 할 말이 많은 것도 이 때문. 온화한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시간 강사의 보수는 기본적 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로 대우를 해줘야 합니다. 전혀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기간도 1년 이상으로 계약해 안정적으로 강의를 맡겨야 합니다." 강사의 보수와 지위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번 학기에 강 교수가 맡은 강의는 '기후학', '인간과 환경' 등 모두 4강좌. 강 교수는 "교수로 임용돼 달라진 점은 투철한 책임의식"이라면서, 멀티미디어 강의실 활용, PPT 자료 제작 등 다양한 교수법을 생각하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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