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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경전 번역의 이론과 실제
불교 경전 번역의 이론과 실제
  • 김재호
  • 승인 2021.04.23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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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철 지음 | 300쪽 | 한국문화사
불교 경전은 모든 사람이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불교 경전은 오래전부터 우리의 문화, 역사, 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끼쳐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불교 경전의 가치를 경시히는 경향이 어느 정도 팽배해 있었다. 그러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번역학적 차원에서 보면 주로 불교 경전이 어려운 한자어로 구성되었다는 점과 독송 방식으로 전해졌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본 저서는 불교 경전의 한국어 번역에 대한 기존 번역 방법을 체계적으로 접근하고자 저술하였다. 불교 경전에 대한 기존의 접근 방법은 주로 단어 대 단어의 번역으로 메시지를 전달하였고 또한 전문 용어에 집착하여 문체를 중시하는 방법으로 접근하였다. 하지만 대승 불교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불교 경전은 모든 사람이 읽고 이해 할 수 있는 번역으로 접근할 필요성을 가진다. 따라서 본 저서는 불교 경전의 한국어 번역에 대한 번역 방안과 경전 텍스트가 가지는 특성을 고려한 문체 등 번역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기술하였다.

시실 불교 경전은 단순한 해석 차원을 넘어 불교를 믿지 않는 시람들에게도 읽기 쉬운 문체로 구성되고 번역학이라는 접근 방법을 통해 더욱 명시적이고 체계적인 설명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저서의 제1부는 불교 경전 번역의 역사와 전래 과정을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저자도 본 저서를 준비하면서 불교 경전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전래되었는지 그리고 어떠한 번역 역사를 안고 있었는지를 이번 기회로 알게 되었다. 

제2부는 번역학 이론을 기반으로 번역 전략 번역 목적, 번역 기법, 번역 보편소 등을 소개하고 기존의 불교 경전 번역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갖도록 제시하였다. 서양에서 발달된 번역 이론과 번역 기법들은 분명히 불교 경전 번역에 접근하는 데 많은 도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예를 들어 글자 그대로의 번역이나 의미기반 번역은 등가성과 전환 기술을 통해 원문이 지닌 의미 효과를 어떻게 전달하는 것이 적절한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제3부는 불교 경전의 기존 번역에 대한 실질적 분석과 번역 방법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실 본인도 한자어를 잘 모르는 번역가로서 원문과 한국어 번역을 대조하면서 과연 어떠한 번역 방법, 번역 기법이 적절한지를 살펴보고 분석한 내용은 스스로 의구심을 가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난 7년 동안 불교 경전 번역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면서 분석한 논문과 자료들이 이러한 대답을 찾는 데 조금이나마 보조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제4부는 경전 번역의 방향성에 관한 내용으로서 팔리어 원전이 무엇인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경전 번역의 미래를 가늠해 보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현대 사회는 구글 번역기, 파파고, 키카오 번역 기와 같은 인공지능 기계 번역이 발달하면서 번역가로서 위상과 직업으로서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그러나 불교 경전 번역이 종교서 번역으로서 참된 진언을 전달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기계 번역의 의존으로부터 벗어나 사람이 직접 관여하는 영역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무엇보다 불교 경전 번역은 이제 한자어에서 한국어로의 중역을 벗어나 팔리어 혹은 산스크리트어로부터 한국어로 직접 번역을 맞이하는 시대에 좀 더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번역 방법을 통해 경전 번역의 위상을 제고 하길 바랄 뿐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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