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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 변화해야 한다
전문대학, 변화해야 한다
  • 이희경
  • 승인 2021.04.26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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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_ 이희경 편집기획위원(대구보건대 교수)

 

이희경 대구보건대 교수
이희경 대구보건대 교수

‘학교 건축은 교도소다’라는 글을 읽고 학교의 겉모습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던 적이 있다. 네모 상자 형태의 건물 속에 긴 복도와 교실이 나란히 연결된 학교는 교도소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안내표지에는 일제가 감시, 감독을 강화하여 지은 근대 교도소 건물 형태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서대문형무소는 지금의 학교 겉모습과 흡사했다. 

올해 초, 서울 한복판에 신설된 중학교 변화가 신문 기사화됐다. 신설된 중학교 전경 사진은 학교라고 짐작되지 않았다. 여러 모양의 삼각 지붕 건물이 구릉지를 따라 2~4층 규모로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땅과 가까운 중정이 19개로 교실에서, 복도에서, 도서실에서 문만 열면 볕을 쬐고 바람도 쐴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를 설계한 건축가는 “획일적이고 거대한 도시 스케일의 고층 아파트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을 위해 집 같은 학교를 계획했다”라고 했다. 

‘마을결합형 중학교’도 있었다. 이 건축가도 “학교 안으로 마을이 들어올 수 있게 마을에 있는 훌륭한 인적 자원을 학교가 활용해서 아이들이 살아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마을결합형 학교’의 목표”라고 했다. 다양한 인재를 원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학교의 겉모습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오래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를 방문한 적이 있다. 학교 경계가 없이 학교건물 옆 가정집 테라스에서 주민들이 흔들의자를 놓고 이야기 나누던 그 모습이 마을결합형 학교에서는 쉽게 볼 수 있을 듯하다.

전문대학도 변화해야 한다. 지난 2월 ‘고등교육법’이 개정됐다. 전문대에서 고숙련 전문기술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전문기술석사과정’을 전문대에 설치하는 내용이었다. ‘전문기술석사학위과정’과 관련한 규정을 만들어 수업연한을 ‘2년 이상’으로 규정했다. 전문기술석사과정에 입학하여 과정을 이수한 사람에게는 전문기술석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게 됐다. 전문기술석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석사학위와 같은 수준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을 받는다. 

고등교육법 개정과 관련하여 2021년 마이스터대학 시범운영사업에 참여할 대학이 선정됐다. 교육부는 대림대, 동양미래대(연성대), 동의과학대(동주대), 영진전문대, 한국영상대(아주자동차대) 등 5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들 대학은 시범사업 기간 2년 동안 전문기술석사과정의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게 됐다. 

마이스터대학은 전문대학 변화 혁신의 시작이다.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석사 부족비율이 심각하다. 중소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은 이론연구가 아닌 기술개발 인력이다. 전문대는 고등직업교육의 시작인 광복 이후부터 지금까지 산업발전에 이바지해왔다. 4차 산업혁명, AI의 도입 등으로 산업체의 기술 수준은 높아지고 있다. AI의 핵심기술 개발이 박사급 이상 고도의 수준을 요구한다면, 직업교육에서는 현장에서 AI를 적용하고 운영할 석사 수준이 필요할 것이다. 그동안 전문대학 학제로는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석사 수준 이상의 기술을 보유한 사람을 배출하기 어려웠다. 

대림대는 미래형 자동차 등 지식기반 신산업분야 마이스터대 과정을 운영하며, 50여개 우량기업과 협약 체결 등을 통해 산학협력 프로젝트 수업을 실시한다. 동양미래대는 협력대학인 연성대와 함께 클라우드 컴퓨팅, 실내건축 큐레이터, 통합건축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마이스터대 과정을 운영하며, 인근 국가산업단지 재직자 등 수요자 맞춤형 고도 직업기술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동의과학대는 동주대와 함께 스포츠재활, 물리치료 분야 마이스터대 과정을 운영하며, 재직자 친화적 도제식 현장실습, 고도화 수준의 임상사례 연구 등을 추진한다. 영진전문대는 초정밀금형기술 분야에 세부 분야별 프로젝트 연구소 운영 등 산학공동기술 연구개발(R&D) 활동을 교육과정과 연계하고, 해외 우수기업의 선진금형기술 학습을 위한 집중이수제를 실시한다. 한국영상대는 아주자동차대와 함께 실감 모빌리티 콘텐츠 분야에서 지역 문제해결 기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시설·설비 공유 등을 추진한다고 한다.

선정된 대학은 고등교육법 개정과 10년에 걸친 산업명장대학원의 결실인 마이스터 시범운영대학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사업에서 반드시 성과를 내야만 한다.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고숙련 전문직업인을 육성해야 한다. 전문대학의 마이스터대 도입 변화가 코로나19 시국의 우리나라 경제를 살리는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 

이희경 편집기획위원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교수·대학교육혁신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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