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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특수재난’ ⑦] 불법 실험실 ‘낌새’ 알고 대응하기
[우리가 몰랐던 ‘특수재난’ ⑦] 불법 실험실 ‘낌새’ 알고 대응하기
  • 김재호
  • 승인 2021.04.26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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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을 안다는 것과 실제 대응하는 건 천지 차이다. 그만큼 매뉴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IFSTA(국제소방훈 련협회)에서 미국 국가화재방호협 회 표준(NFPA Code)을 기반으로 특수재난 교재를 펴냈고,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재난이 일상이 된 지금, 안전 관리를 위한 현장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영화 「아저씨」(2010)나 「독전」(2018)을 보면, 불법 실험실에서 마약이 제조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불법 실험실에 대한 전술적 지침 대응에 따르면, 각각의 위험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실험실 내에서 무기에 접근할 수 있는 운용자. 둘째, 실험실 주변 및 실 험실 내부의 대인 폭발장치(부비트랩). 셋째, 불법 실험실 내의 위험물질이나 대량 살상 무기. 이에 따른 책임은 훈련받은 법집행기관 전술팀, 폭탄 처리 반 요원, 전문가 수준의 대응자들이 맡는다. 

『특수재난 초동대응 매뉴얼』은 불법 실험실 내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라고 경고한다. 해당 실험실에서 만들거나 보유한 물질, 그 안에 있는 동물의 활동이나 실험실 설계도를 파악해야 한다. 특히 잠재적 목격자들한테 급조된 글로브박스가 있는지, 플라스틱으로 분리되거나 가려진 건물의 특정 부분을 보았는지, 어떤 화학물질의 식별 및 탐지 장비나 제독 장비가 있는지를 질문해야 한다. 

불법 실험실에선 최종 생성물과 생성 물질이 위험하다. 위험성은 △인화성 △휘발성 △부식성 △ 독성 △생물학적 위험 등 다양하다. 더욱이, 활성화 된 화학반응, 가압 물질(액체, 기체), 폭발성 물질, 방사성 물질이 위험성을 갖고 있다. 

적인 필로폰(메스) 실험실(Red P meth lab)의 한 예시. 미국 상호안전보장본부(MSA) 제공. 사진=도서출판 대가

목격자가 파악한 정보를 수집 

불법 실험실 내에선 필로폰을 포함해, 엑스터시, 페닐-2-프로패논, 펜시클리딘, 헤로인, 엘이스디, 감마 하이드록시부티르산 등을 제조한다. 특히 중추신경 흥분제로서 각성작용을 일으키는 필로폰 (메탐페타민)은 다음의 품목들이 발견되니 잘 알아차려야 한다. △프소이도에피드린 △적인(Red P) △요오드 결정 △나트륨, 리튬 또는 칼륨 원소 △무수 암모니아 △백색 기체 △에틸에테르 △황산 △ 암염(rock salt) △염산 △수산화나트륨. 극도의 부식성을 지닌 황산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황산이 눈에 닿으면 실명할 수 있다. 특히 황산의 증기를 흡입하면 심각한 폐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필로폰 제조 시 사용되는 장비에는 응축기, 필터, 깔때기나 주사기 형태의 기구, 기체 용기, 유리 제품, 열원, 연마기, pH 종이, 유리나 플라스틱 혹은 구리나 고무로 만들어진 관 등이 있다. 『특수재난 초 동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0.5kg의 필로폰을 만들면 실험실에선 그 양의 6배인 약 3kg의 위험 폐기물이 생긴다. 

불법 실험실의 종류는 약물, 폭발물, 생물 무기, 방사능(방사선) 등 다양하다. 일반적인 수제 폭발물은 과산화물 기반이다. 따라서 아세톤, 에탄올, 헥 사민, 과산화수소, 강산 또는 약산 등이 발견되면 수제 폭발물로 의심해봐야 한다. 생물 무기를 만들어 내는 실험실에선 현미경이나 증식배지, 가압 멸균 처리기, 세균배양기 및 냉장고 등 여러 장비가 있다. 이곳에선 아세톤, 엡슨 소금, 수산화나트륨 등이 발견된다. 

마지막으로 방사능(방사선) 실험실에선 방사선 방출 장치, 방사성물질 확산 장치, 급조 핵폭발 장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방사성 물질의 예로는 산업용 방사선원, 식품, 혈액 및 의료 멸균기기, 방사선 치 료 기계 및 의약품, 토양 밀도 및 검층 측정기, 방사 성 동위원소 열전 발전기, 암석이나 화강암 혹은 대리석 및 세라믹 타일이 포함될 수 있다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이번 호로 우리가 몰랐던 ‘특수재난’ 연재를 마칩니다. 특수재난은 그리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밀접해 있습니다. 무엇이 있고, 어떻게 대응하는지 연재를 통해 더 많이 알려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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