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5-19 11:22 (수)
“대학평가, 줄세우기보다 ‘학생 성장’ 기여해야”
“대학평가, 줄세우기보다 ‘학생 성장’ 기여해야”
  • 조준태
  • 승인 2021.04.19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과미래, 첫 포럼 ‘대학평가의 미래’

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은 전에 없던 대전환을 불러왔다. 이에 따라 더 많은 변화와 더 빠른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그 주체인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새로운 지혜를 창출해야 할 대학의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입학생 수의 급감과 장기간 쌓인 재정 악화, 취업 시장의 위축에 대학은 발목을 붙잡혔다. 어느 때보다도 대학 본연의 역할과 새로운 생존 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대학과미래(대표 민경찬)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고등교육의 생태계를 미래의 시각으로 새롭게 성찰해 대학에 변화와 혁신을 촉발하고자 한다. 지난 13일 진행한 첫 포럼의 주제는 ‘대학평가’였다. 교육부 기획담당관과 정책보좌관을 역임한 변기용 고려대 교수(교육학과)와 한국철학회장과 한국교양기초교육원장을 맡은 바 있는 손동현 우송대 부총장이 발표를 맡았다.

“교육부 평가를 평가하는 메타평가 필요”

변 교수(사진)는 현행 대학평가의 문제점으로 획일적 기준을 꼽았다. 절차적 공정성에 매몰돼 학습 목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잦은 횟수와 평가 방식도 문제다. 정성평가의 확대는 평가받는 대학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대학 역량을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선 대학이 처한 개별 상황에 특성화된 평가가 필요하다. 또 정량평가로 방식을 바꿔 평가의 비중과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대학평가가 오히려 잘하는 대학을 망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우수한 평가를 받은 대학에 대해서는 재원 대신 규제 완화를 보상으로 걸 수 있겠다고 말했다. 반면 중하위권 대학, 한계선 상의 대학에는 평가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평가를 개혁의 근거로 삼아 내부의 단합을 이끌 수 있고, 평가 항목을 통해 발전 방향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대학의 자율에 전적으로 맡길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대학은 대학평가에 대한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서로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기 위해 교육부 평가를 평가하는 메타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변 교수는 말했다. 또 평가에 실패한 대학에 유예를 둔 지원을 제공해 정상궤도에 오를 기회를 한 번 더 제공하는 ‘마중물 펀드’ 정책을 제안했다.

“아카데미즘과 직업교육, 선택 문제 아니다”

손 부총장(사진)은 대학평가에 미래 대학의 스케치가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평가의 기능은 관리와 상벌, 추동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이 중 고등교육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지원하는 추동 기능을 그는 가장 높게 쳤다. 평가를 통해 추동할 대학의 청사진은 기초학문 강화였다. 그는 “아카데미즘과 직업교육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초학문을 토대로 응용학문을 쌓는 성층화를 주장했다.

대학 유형화도 언급됐다. 기초학문의 비중에 따라 대학을 8개 유형으로 나눠 각각의 역할을 구분하자는 것이다. 학생 간 차이를 인정하고 수요에 맞는 대학을 구성한다. 평가도 이에 따라 유형별로 진행해 신뢰도를 높이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또한 그는 “자신 있는 대학은 평가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며 대학 간 차이를 양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도 대학 재정지원 사업의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런저런 사업들이 학교 현장을 휘젓고 5년마다 정부가 바뀌면 또 뒤집힌다. 이런 환경에서 대학의 특성은 만들어질 수 없다. 대학이 자기 교육을 지속할 수 있도록 대학평가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나로 모여야 한다고 손 부총장은 말했다.

민경찬 대학과미래 대표는 그간의 대학평가가 잘못에 집중하는 네거티브 평가였다며, 포지티브 대학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학의 특성과 다양성을 인정해 맞춤형 평가와 컨설팅을 제공할 때 대학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대학평가가 대학을 줄 세우는 기준이 아니라 학생의 성장을 유도하는 기획이 돼야 한다며 ‘보다 정직한’ 평가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