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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했더니 등기이전, 임대료까지 받아
기부했더니 등기이전, 임대료까지 받아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4.09.20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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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 골육상쟁 '2라운드'

부모 자식간의 고소, 고발로 골육상쟁을 벌이고 있는 세종대가 대학 내부의 토지에 대한 임대료 논쟁으로 2라운드에 들어갔다.

논란이 되고 있는 땅은 등기부등본상 군자동 149-5 필지(516㎡)와 군자동 310 필지(225㎡) 두 곳이다. 이 두 필지 중 한 곳에는 현재 가건물이 세워져 학생들이 동아리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한 곳은 연구실험실로 사용하고 있는 새날관 일부가 포함돼 있다. <사진>

캠퍼스 중간에 박혀있는 이 땅은 세종대나 세종대 법인인 대양학원이 아니라, 법적으로 세종대와 무관한 사단법인 세종연구원 소유로 돼 있다. 사단법인 세종연구원은 주명건 대양학원 이사장이 올해 8월까지 대표직을 맡고 있던 곳이다. 세종대는 지난 1994년부터 현재까지 10년 동안 해마다 6천만원씩 총 6억원 가량을 이 땅의 임대료로 세종연구원에 지급해왔다.    

문제는 이 땅의 주인이 10년 전 세종대에 기부한 것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불거졌다. 주명건 이사장의 어머니이자 설립자인 최옥자 씨는 “대양학원 설립자로서 학교에 필지를 기증했으나 2004년 토지대장 확인결과, 사단법인 세종연구원에 등기된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최 씨는 “세종대 설립을 위해 갖고 있던 부동산을 내놓았고, 일부 누락된 3필지가 있었다. 이를 주명건의 요청에 따라 학교에 기증했다”라고 설명했다. 최 씨는 “당시 인감도장을 주 씨가 갖고 있어 협의한 대로 등기하지 않고 임의로 바꿨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최 씨의 주장은 주 이사장이 원래 대학의 명의로 됐어야 할 땅을 자신이 대표로 있는 ‘세종연구원’ 명의로 바꿔놓고, 임대료로 교비까지 빼돌려 왔다는 것이다. 

반면, 대학측은 최 씨가 말을 바꾸는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김덕영 세종대 사무처장은 “최근 관계가 나빠져 말을 만든 것”이라며, “1994년 최 씨가 개인 소유의 필지 두 곳을 세종연구원에 기증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비의 지급에 대해서는 최 씨의 주장을 인정하고 있다. 처음 의혹이 제기된 이후 세종대 측은 “임대료를 개인에게 지급한 일이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토지 명의 변경 당시 총무과장이었던 이상정씨가 “재직당시 학교 캠퍼스 내 두 필지에 사용료를 1년에 6천만원씩 교비에서 지출하도록 기안서를 작성했다”라고 폭로하자, “1995년부터 공시지가에 따라 임대료를 측정해 두 필지를 합쳐 월 5백만원 정도 세종연구원에 임대료를 내고 있다”라고 시인했다. 두 필지에 대한 임대료를 주명건 이사장 개인에게 지급한 것이 아니라, 주 이사장이 대표직을 맡고 있는 세종연구원에 지급했다는 것이다.

김덕영 사무처장은 “세종연구원과 세종대는 이사장이 같다는 것 외에는 전혀 관련이 없다”라면서도, “세종대 소속 교수들의 연구 활동 활성화를 위해 세종연구원에 연구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측의 이러한 설명에 학생들의 반발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세종대 총학생회는 “지난 30년간 설립자 개인의 토지이지만 사실상 학교 부지로 돼 있어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았는데 주명건 이사장이 개인법인화 돼 있는 세종연구원으로 사용료를 수령해 교비를 횡령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등기 이전 과정을 볼 때 이사장의 행위는 교육자로서 용납될 수 없는 사기 행위이며, 학교부지 전체 도면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두 필지는 향후 학교가 구매할 수밖에 없는 토지이므로 추가적인 교비 횡령을 획책하고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재경 총학생회장과 전옥미 부총학생회장은 지난 13일부터 ‘주명건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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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성대교직원 2004-09-28 12:48:11
벽성대가 앞으로 세종대가 모델이 될 것 같습니다.

기대 하셔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