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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양심’ 사회
‘집단 양심’ 사회
  • 오명숙
  • 승인 2021.04.16 0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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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사회적 관심과 연계를 촉진 중
그 속에서 공동의 청체성 형성은 어떻게 할까?

서울과 부산에서 보궐선거 후보자들의 ‘자격’검증이 한창이다. 그 잣대의 중심에는 집단적인 자각과 도덕성이 주요 판단기준인 듯하다. 후보들의 과거 행적과 발언에 대해 사람들은 뭔가 이상하다며 어리둥절해 한다. 사실(fact)이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은 사실상 공적인 쟁점을 도출하고 후보의 마음과 정신, 발언들을 분석하기에 이르렀다. 선거 시기에만 겨우 자유를 ‘얻을 수 있는’유권자들은 더욱 공공성에 대한 감수성 즉‘촉’을 다듬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경쟁을 강화하면서 확대되어 왔다. 경쟁에서 ‘이긴’사람들은 그들만의 결속력으로 사회적인 차별화를 구축했다. 이 집단은 그들만의 리그로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사회를 점령(?)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과 양심, 염치 등은 그 교육집단에서는 발견하기 어렵다. 오로지 ‘승자’의 권력으로 사회를 장악해 왔기에. 이런 집단을 길러낸 우리 교육은 실패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상당 수의 청년들이 ‘취업’대학교육을 받고도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현실에서 불안은 고통으로 다시 계급으로 다져지고 있다. 이 현상은 이성과 분별력, 소중한 가치에 대한 위기다. 라이트 밀즈는“어떤 가치관을 품고 그것이 위협받는다고 느끼지 않을 때 사람들은 ‘행복’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행복을 경험할 ‘숨구멍’조차 없는 청년들의 불안한 현실은 우리 대학교육의 새로운 방향 설정을 생각해 보게 한다. 

여전히 매스미디어는 그 집단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이 현상에 대한 대응세력이 ‘플랫폼(platform)’이다. 이들의 프레임워크를 보자. 이들은 사용언어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공유하며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즉 ‘밈(meme)’이 디지털 네트워크를 타고 협업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집단의 정서는 서로를 진정으로 깊이 있게 만나는 느낌으로 그들 집단의 정체성을 형성해 나간다. 

이미지=픽사베이

도서관은 일상생활의 5분 거리에 만들어졌고 디지털 도서관의 등장으로 개개인이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상대적으로 박물관은 대중의 관심 밖에 있다. 박물관은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에서나 겨우 경험되는 ‘특별한’ 이벤트로 자리하고 있다. 박물관의 큐레이션은 좀 더 큰 범주에서 맥락적으로 주제를 탐색하고 그 의미를 재구성하는 일을 한다.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면서 ‘지금 여기’를 반추하는 사고의 틀을 제공한다. 개개인들이 박물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나는 어떤 공동체에서 살고 있는가’다. 그 경험들은 단 하나의 의미로 말하기 어렵다. 모두 다른 해석을 내놓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박물관이다. 

우리 교육에서 빠진 것은 바로 ‘다른 해석’을 하도록 교육하지 않았다. ‘정답’을 찾는 교육만이 행해져 왔다. 그 프레임워크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양자를 가르면서 ‘편’을 만들려는 이 현상은 사고력을 기르는 교육이 부족하다는 것을 대신 설명한다. 어느 ‘편’에 속해야만 안정감을 가질 수 있던 이 사회가 디지털 사회에서는 더 이상 작동되기 어렵다. 대중들은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논쟁하면서 ‘양심’을 꺼내들고 대항한다. 수많은 블로거와 유트버들의 쟁송 현상이 이를 대변한다. 

웹 서핑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검색엔진은 분류와 체계를 만드는 토대가 되었고 지금은 알고리즘이 사회적 관심과 연계를 촉진하고 있다. 사회적 연계를 위한 ‘어포던스(afforance)’는 친밀감과 상호작용, 대면접촉으로 서로를 잘 아는 ‘접촉지대’를 넓힘과 동시에 깊고 의미있는 연결 즉 사회적 지지와 연대를 구축해가고 있다. 공동의 정체성 형성을 위한 디지털 사회는 세상의 ‘주인’으로 우리 모두를 안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력은 인간의 사회력(social force)를 추동하는 셈이다. 

뒤르껨은 바람직한 사회를 ‘집단 양심(conscience collective)’사회로 명명했다. 우리가 사는 일과 밀접하게 관련된 이슈들을 디지털기술이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그럼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슈를‘양심’과 연결하고 조합하고 분석하며, 정신을 개발하는 사람과 소통하면 우리가 살기 원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내’가 믿는 다른 사람들과 응집적 ‘양심’공동체를 만들고 도전하는 것이 우리의 현재를 판단하는, 그래서 미래를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 리터러시다. ‘집단양심’사회의 감각을 개발하는 몫이 우리 각자에게 달려 있다.  
 
참고자료 
메리 차이고(Mary Chayko), 배현석 옮김. 2018. 초연결사회. 한울아카데미. 
C. 라이트 밀즈(Charles Wright Mills), 2017. 강희경ㆍ이해찬 옮김. 사회학적 상상력. 돌베개. 

오명숙 성공회대 민주자료관 연구원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공회대 민주자료관 연구원으로 있다. 연구 분야는 문화교육, 평생교육, 박물관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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