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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는 대체 어떤 존재인가...대학의 현주소와 정체성 진단
교수는 대체 어떤 존재인가...대학의 현주소와 정체성 진단
  • 김재호
  • 승인 2021.04.13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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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_ 유원준 교수가 쓴 『대학자치의 역사와 지향 I, II』내 일의 나 | 1268쪽

교수란 과연 누구(무엇)인가? 대학이란 무엇이며, 그 속에서 교수는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책이 출간 됐다. 바로 유원준 경희대 교수(사학과)가 쓴 ‘대학자치의 역사와 지향’이다. 2권으로 출간 된 이 책은 총 1천268쪽에 달한다. 유 교수는 27년 간 교수로 지냈다. 이 가운데 교수의회와 교수단체 활동을 하며 교수노조를 설립했다. 이때의 경험들을 책 속에 녹여냈다. 

“대학을 모르는 이가 없지만, 정작 대학을 잘 아는 이도 없다.” 서문에 쓰인 이 한 문장이 가슴에 와닿는다. 유 교수는 대학이 “매우 다양한 요소가 유연하게 연결된 복합체이며 부단한 변화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곳이어서 대학에는 무한한 호환성이 보장되기도 하지만 마디마디 풀기 어려운 매듭도 너무나 많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대학을 적확히 표현하기도 쉽지 않다. 교육·입시, 연구·개발, 행정·회계, 인사·조직, 취·창업 등 모든 게 집약 된 곳이 대학 아닐까. 

교수의 영단어 ‘professor’는 ‘공개적으로 선언하다·인정하다·공포하다’라는 라틴어 ‘profiteri’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교수란 직업은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선언할 수 있는 권위를 지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교수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미국의 원조로 사상적 자기검열이 자리하게 됐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그러다가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의 열망에 몰두하는 동안 세상은 급변했다. 대학은 그 이후를 고민하지 못했다. 그나마 과잉입시가 대학의 버팀목이었다. 1990년대 신자유주의가 휘몰아치면서 “경영합리화, 경쟁력 강화, 구조조정, CEO형 총장”이 대학의 키워드가 됐다. 더욱이, 유 교수는 “2000년대부터 학령 인구 감소, 반값 등록금, 재정위기, 지방 소멸, 정원 감축, 비정년트랙 등 더욱 위협적인 단어가 등장하고 일상화되었다”고 적었다. 긍정적 의욕과 모순된 욕망 위에 서 있어야 하는 곳이 바로 대학이라는 뜻이다. 

“대학을 모르는 이가 없지만 대학을 잘 아는 이도 없다.” 

『대학자치의 역사와 지향 I, II』 제1장은 근대 시민사회가 형성되면서 자유와 평등 개념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알아본다. 이 가운데 자유와 평등이 법제화되면서 노동과 어떻게 공존해왔는지 살핀다. 

제2장은 우리 고유의 대학상과 교수상이 라는 과제를 적시한다. 문화자본을 갖추고 성장하는 젊은 지식층에게 교수는 어떤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지 고민스러운 것이다. 

제3장은 독일 근대대학과 일본 제국대학이 형성되면서 일본 대학의 제도가 어떻게 한국으로 이식됐는지 살핀다. 그 가운데 사립대학은 급속한 팽창을 이루었다. 특히  학은 군사정권 속에 서 민주화의 요람으로서 노력했지만 한계 역시 나타났다. 현재 사립대는 전체 대학의 85%에 달한다. 1950년 이후 10년을 주기로 변화한 대학의 위상이 이 장에서 드러낸다. 

제4장은 한국의 노동운동 역사 속에서 노 동조합과 교수노조를 살핀다. 교수노조만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제5장은 교육과 헌법의 정신, 고등교육의 법적 기준, 교수노조의 법적 근거를 알아본다. 법체계는 독일식, 평가체제는 미국식, 사회적 인식은 유교식인 상황이다. 제6장은 교수 노조와 관련한 국제 협약을 소개한다. 제7장은 「교원노조법」의 조문별 내용과 쟁점, 제8장은 「교원노조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 법불합치 결정문을 소개하고, 제9장은 현행 「교원노조법」의 문제점과 개정 노력을 파악 한다. 

유 교수는 교수노조의 연합체인 교수연맹의 역할로 ‘연결’에 주목했다. 즉, △집단 내 유대감 △집단 간 가교 △국가·시장·NGO 간 연결고리 형성을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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