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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 읽기
아이의 마음 읽기
  • 김재호
  • 승인 2021.04.10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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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지음 | 256쪽 | 씽크스마트
부모를 위한 아이의 마음 읽기 가이드

부모를 위한 아이의 마음 읽기 가이드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의 16번째 책. 전작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을 통해 부모는 물론이고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유아교육자들에게 큰 울림과 가르침을 주었던 저자 최순자 교수가 이번에는 교육 현장 및 상담, 강의 등에서 수집한 여러 사례들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본 내용을 <아이의 마음 읽기>란 이름의 책으로 출간하였다. 

저자인 최순자 교수는 <아이의 마음 읽기>에서는 흔히 ‘문제행동’이라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의 행동들, 예를 들어 다리를 떨거나 손톱을 물어뜯거나 자다가 경기를 하는 등을 두고서 ‘문제행동’이 아닌 ‘신경 쓰이는 행동’이라고 부를 것을 권유한다. 그러면서 그 행동 뒤에 가려져 있는 진정한 아이의 마음을 부모가 읽어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의 마음 읽기를 어려워하는 부모들을 위해, 이 책에서는 구체적인 행동 예시를 들어 표현력이 부족하여 솔직하게 드러나지 않는 아이의 마음을 알려주고 있다. 가령 자꾸만 화장실을 가지만 정작 화장실에 가면 볼일을 가지 않는 남아의 경우, 이것은 관심을 끄는 행동을 하는 것이며 부모의, 그것도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설명한다. 그러면서 현재 아이가 처한 가정 내 상황을 살펴본 뒤, 가족들은 어떻게 아이를 대해야 하는지 또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만나는 교사는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에 대해 알기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가 바라는 방식의 사랑을 주는 것

아이가 진정으로 바라는 사랑의 형식은 무엇일까? 가족이란 단위가 태어난 이래 많은 부모들이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주제지만, 오랜 세월 동안 이렇다 할 답은 나오지 않는다. 어떤 부모들은 돈을 벌어서 경제적으로 넉넉해지는 것이 아이를 위한 일이라 생각한다. 어떤 부모들은 학습지와 학원 등으로 아이의 학습력을 높여주는 것이 아이를 위한 일이라 생각하는가 하면, 또 어떤 부모는 아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옷 입는 일이나 신발 신는 일조차 전부 나서서 해주는 것을 아이를 위한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아이가’ 진정으로 바라는 사랑의 형식이란 과연 무엇일까. 부모가 주길 바라는 형식이 아닌, 아이가 바라는 형식의 사랑. 어찌 보면 단순하다.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자기가 사랑하는 부모의 사랑, 그저 그것뿐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부모들이 그걸 알지 못한다. 아이가 ‘사랑받고 싶다’ ‘관심받고 싶다’고 생각하여 나름대로 표현하는 것을 부모는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인 최순자 교수는 많은 아이들이 보여주는 ‘신경 쓰이는 행동’에 주목한다. 많은 이들이 아무 생각 없이 ‘문제행동’이라고 부르는 아이들의 행동은 사실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는 표현 수단일 뿐이다. 그렇기에 이것은 부모 입장에서 ‘신경 쓰이는 행동’일 뿐, ‘문제행동’이라 불릴 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 뒤에 숨겨진 아이의 마음과 그것을 읽는 방법을 <아이의 마음 읽기>를 통해 알려주며, 아이가 바라는 방식의 사랑을 주는 것이야말로 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이는 부모가 준 사랑의 힘을 평생 안고 살아갑니다

무엇보다 <아이의 마음 읽기>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은 아이의 자아존중감과 회복탄력성이다. 자아존중감이란 아이가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마음을 말한다. 아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고 주변의 충분한 격려를 받았을 때, 아이는 “내가 해냈어!” 하는 마음과 함께 자신이 가족이나 유치원이라는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런 자아존중감을 바탕으로, 아이는 회복탄력성을 구성하게 된다. 

회복탄력성은 반대로 아이가 어떤 일을 했을 때 실수하거나 실패했을 때에도, 스스로를 잘 추슬러서 다시 일어서는 힘을 말한다. 아동발달 심리학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개념으로, 아이가 실수했을 때 양육자들이 건네는 ‘괜찮아’라는 말과 기다려주는 행동이 아이의 회복탄력성 형성에 큰 몫을 한다고 한다. 즉 자아존중감과 회복탄력성은 부모의 적절하고도 충분한 사랑을 통해 아이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게 되는 것이다. 

넘어져서 울거나, 손을 잡으며 차갑지? 하고 묻는 아이의 단순한 행동에도 무심하게 대꾸하지 말고 아이의 마음을 살펴주자. 아이의 감정을 알아채려 노력한 뒤 그 감정을 그대로 반영해서 말로 표현해주자. 이렇게 부모가 긍정적이고 자세한 피드백을 해주면, 아이는 ‘아, 엄마/아빠가 내 마음을 알아주네.’라고 생각하며 부모에게서 자신의 존재와 의견을 인정받았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이것은 곧 안정감과 친밀감으로 이어진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아이의 마음을 잘 읽고, 무사히 상호작용을 쌓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행복하고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상처 하나 없이 자라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안에는 ‘내면의 아이’가 있기 마련이다. 어린 시절에 만들어진 ‘내면의 아이’는 성인이 된 후에도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다. 부모가 먼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내면의 아이’를 만나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해야 진정으로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맺음말’에서 어른들이 건강해야 아이들을 건강하게 기를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책 속으로>

p15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아이들은 불안하다. 그 불안이 짜증 내기, 손가락 빨기, 손톱과 발톱 뜯기, 공격적인 행동 보이기, 인형이나 담요 등 애착 물건에 집착하기 등의 행동을 만들어낸다. 이런 행동은 아이를 혼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아이가 불안해하는 원인을 살펴야 이런 행동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 아이가 가장 사랑받고 싶은 대상인 부모의 사랑으로 아이의 마음을 채워주자.

p35 지금까지 받아본 질문지에서 가장 신경 쓰인다고 답한 행동은 영아의 경우는 소리 지르기, 유아와 아동의 경우는 손톱 물어뜯기가 많았다. 영아의 소리 지르기는 발달상 내면적 욕구는 있으나 언어로 다 표현할 수 없기에 보이는 당연한 행동이라 전혀 걱정할 사항이 아니다. 단 그 행동이 지나칠 때는 아이의 마음이 많이 불편하다는 증거이므로, 아이가 편안해할 수 있도록 아이가 뭘 원하고 있는지 살펴서 채워줄 일이다.
유아나 아동이 손톱을 깨무는 것은 발달상 염려가 되는 행동이다. 아이가 손톱을 물어뜯는 것은 마음의 안정을 얻고 즐거움을 얻으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리 만족적 퇴행 행동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의 사례처럼 열두 살인데도 손톱을 깨문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럴 때엔 아이가 손톱을 물어뜯더라도 모른 체 해주고 물어뜯지 않았을 때 칭찬을 해주자. 자꾸 지적하면 긴장감이 높아져 더 불안해지고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손으로 점토놀이를 하게 하거나, 이야기를 들을 때 손에 만질 수 있는 물건을 들려주는 등 부모의 적절한 양육이 필요하다.

p146 아이는 누구의 사랑을 가장 받고 싶겠는가? 바로 부모이다. 아이는 그런 존재로 태어났다. 같은 포유류인 송아지는 태어나자마자 혼자서 걸을 수 있는데, 왜 사람의 아이는 약 1년이라는 기간을 누워서 지내야 할까? 누군가의 보호와 사랑을 절대적으로 받아야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에 그렇게 태어난 거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안아주고 먹여주고 눈을 마주쳐주고 말을 건네주는 것을 통해 아이는 애착이 형성되고 언어를 배워가는 것이다.
도쿄 유학 중에 들었던 유아심리 강의에서 교수가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한 적이 있다. “귀엽지 않은 신생아를 본 적이 있는가? 왜 아이들은 귀엽게 태어났을까?”라고 말이다. 교수는 “아이가 귀엽게 태어난 것은 생득적 능력이다. 귀엽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더 쉽게 안아주고 눈을 마주쳐주고 말을 걸어준다. 그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는 발달해간다.”고 했다. 부모는 아이에게 밀도 있게 상호작용을 주고받아야 한다. 아이가 가장 원하는 사람은 부모이기 때문이다.

p197 50여 명의 수강생들에게 눈을 감게 하고 어린 시기를 떠올려보게 했다. 그리고 충분히 사랑받았다는 확신이 있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다. 손을 든 학생은 약 10여 명에 불과했다. 물론 사랑받았다는 확신이 있더라도 머뭇거렸던 학생도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전체 수강생 중 1/5 정도, 즉 약 20% 정도만이 사랑받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는 셈이다.
어린 시기에 사랑받았다는 느낌이 없다면 재양육의 경험을 해야 한다. 부모나 상담가, 친구, 선후배 등에게 자신의 얘기를 들려주고 어린 시기에 상처받은 나, 화가 난 나, 슬픈 나를 위로받아야 한다. 어린 시기의 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는 자존감을 갖기 어렵고 힘든 세파를 헤쳐나갈 용기를 갖기 어렵다.

p250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부모 교육을 가면 할머니들도 몇 분 참석한다. 질의응답 시간에 어느 할머니가 말씀하신다. “우리 손주가 공격적이고 말이 늦어요.” 또 어느 분은 “우리 손녀는 물건에 욕심이 많고 말이 늦어요.”라고 말한다. 내가 다시 묻는다. 아이는 누가 주로 돌보고 있느냐고. 할머니들은 대답하신다. “아들 며느리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주말에만 집에 와요. 그러면 애들이 피곤할까 봐 내가 주로 돌보고 있어요.” 또 다른 할머니도 마찬가지다. “직장 다니는 딸이 힘들까 봐 딸이 퇴근하고도 내가 아이를 주로 돌봐요. 밤에도 내가 데리고 자요.” 아이들 행동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p255 아이들이 보이는 행동 중 어떤 것들을 두고 어른들은 ‘문제행동’이나 ‘부적응’이라 부른다.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조금 신경 쓰인다는 의미에서 ‘신경 쓰이는 행동’이라 하자. 아이들이 보이는 행동에는 그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 행동의 대부분이 사랑받고 싶은 대상에게 더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다는 신호이다. 그 마음을 읽어주는 어른들이 있을 때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그런 어른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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