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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국민의 집’을 녹색으로 리모델링하다
복지국가, ‘국민의 집’을 녹색으로 리모델링하다
  • 홍재웅 한국외대 EU연구소 선임연구원
  • 승인 2021.04.15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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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_한국외대 EU연구소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이 말은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방화(Localization)의 합성어다. 세계 각 지역 이슈와 동향을 우리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국내 유수의 해외지역학 연구소 전문가의 통찰을 매주 싣는다. 세계를 읽는 작은 균형추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사진=EPA/연합

 

아바(ABBA)의 대표곡 가운데 1976년「댄싱퀸」의 후속 싱글로 발매되었던, 「Money, Money, Money」는 뮤지컬 「맘마 미아」에서 도나가 로지와 타냐와 함께 부르는 노래이기도 하다. 아바가 염두에 두고 썼던 이 곡의 배경은 복지국가 스웨덴과는 거리가 먼 가난과 기근에 허덕이는 유럽 변방의 스웨덴이다. 스웨덴인들은 지긋지긋했던 가난과 기근에서 벗어나기 위해 1850년대부터 1930년 사이에 125만 명, 다시 말해 당시 인구 4분의 1에 달하는 스웨덴인이 미국으로 이주했다.

가난했던 1930년대 스웨덴 사회에 커다란 변혁을 일으킨 슬로건이 사회민주당 총재인 페르 알빈 한손의 ‘국민의 집(Folkhemmet)’이다. 한손이 말하는 ‘국민의 집’은 스웨덴식 복지국가의 은유로 이를 통해서 스웨덴은 민족적 단합과 국민적 연대를 주도하였고 이후 사회민주당은 44년간의 장기간 집권에 성공, 현재 복지국가 스웨덴을 건설하게 된다. ‘국민의 집’은 1996년 예란 페르손에 의해 생태적 가치가 통합된 ‘국민의 집 녹색화(Gröna folkhemmet)’로 확장되었다. 지속 가능한 사회, 즉 생태복지국가의 구축으로 환경적 측면을 고려한 21세기 복지국가 스웨덴으로 업그레이드다.

 

원전 폐기·저탄소 전환… 앞서간 스웨덴

 

1998년에는 ‘환경의 질 목표(EQOs)’가 채택되어 16개의 정책목표로 구체화하였고 동시에 ‘환경법’이 시행되었다. 스웨덴은 1980년에 이미 국민투표를 통해 당시 운전 중이거나 건설 중이던 12기의 원전을 완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공급구조를 타개하고자 바이오 에너지 개발 등을 통한 저탄소사회로의 전환을 정책의 기치로 삼았다. 1991년에 세계 최초로 ‘탄소세’를 도입(이산화탄소 1톤당 약 140달러의 조세부과)하였고 이는 스웨덴 재생에너지 분야의 발전과 탄소배출량의 감축으로 이어졌다. 저렴한 재생에너지 공급을 위한 노력은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와 환경산업을 발전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1992년 리우회의에서 채택된 ‘국제기후변화협약(UNFCCC)’을 이행하기 위해, 스웨덴은 1994년에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을 처음 소개하였으며 수정을 거쳐 2004년에 채택했다. 2005년 2월에 스웨덴의 모나 살린 지속발전부 장관은 “15년 안에 세계 최초로 석유 없이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국가가 되겠다”라고 선언했다.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 소비량을 현저하게 줄이며 1990~2008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이 12% 정도 감소해 현재 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이다. 이후에도 스웨덴은 계속해서 기후·에너지 정책 및 온실가스 배출감소와 에너지 효율성 강화, 녹색 기술 분야, 친환경 산업 확대 등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물로 2017년 6월에 기후변화 정책의 방향성을 담은 기후 정책 프레임워크 법안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스웨덴 정부가 2045년까지 스웨덴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완전히 없애고, 2030년까지 국내 운송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70%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 예산안에는 ‘강력한 녹색 재출발 예산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산업의 녹색화와 녹색 일자리 창출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서는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이라는 5개 영역에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제시됐는데, 이를 토대로 한 SDG 지수가 도입된 이래 스웨덴은 2020년에도 계속해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스웨덴은 사회민주주의 기치 아래, 스웨덴 노동조합총연맹(LO)이 스웨덴 정부의 비전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지지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외에도 이를 지지하는 국민의 의식은 매우 높다. 이러한 국민적·국가적 차원의 합의가 가능했던 것은 오랜 기간 끊임없이 논의하고 성찰하며 교육을 통해 국민의 인식을 높인 데서 비롯되었다. 영향력 있는 한 개인이 아니라 정당과 국가 차원의 로드맵을 도입하여 착실하게 수행하면서 현재 스웨덴은 화석연료 없는‘국민의 집 녹색화’라는 새로운 복지국가 건설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홍재웅 
한국외대 EU연구소 선임연구원

스웨덴 스톡홀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웨덴 현대희곡과 연극을 전공하였으며 최근에는 예술 장르 간 매체전환을 연구 중이다. 주요 논문과 번역서로 「문자에서 영상으로 구현된 상호텍스트성 연구」(2019), 『스포티파이 플레이』(20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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