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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말하는 '나의 대학생활'
대학생이 말하는 '나의 대학생활'
  • 정민기
  • 승인 2021.04.12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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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대학과 정부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코로나19로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못한 미술대학 학생들은 어떤 고충을 갖고 있을까. 대학 졸업장이 필요 없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은 대학을 어떻게 생각할까. 

‘대학생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8명의 대학생을 인터뷰했다.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놓아서 실명 거론을 꺼리는 학생이 많았다. 학교는 이니셜로 밝혔고 학생 이름은 비공개로 처리했다.


9급 공무원 준비하는 나에게 대학은? “삶을 배우는 장소”

내년부터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계획이에요. 평균 1~2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한데, 지원 자격에 대학 졸업증이 없기 때문에 굳이 졸업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가끔은 이렇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거였으면 굳이 대학을 와야 했었나 고민하기도 하지만, 저는 꼭 전공을 살려서 취직하지 않더라도 대학에서 배우는 점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배경에서 자란 학우들과 함께 지내면서 세상을 배우고, 스스로 월세방도 알아보고 학점도 관리하면서 책임감을 길렀으니 말이에요.

저는 작년부터 인문학 연계 전공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고전을 읽고 교수님과 학생들과 토론하는 방식인데,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 고민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대학이 아니면 어디서 이렇게 검증된 선생님 밑에서 인문학을 배울 수 있겠어요? 특히 저는 공무원에 합격한다면, 전공 지식보다는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위한 마음의 양식이 더욱 필요하기 때문에 매우 만족하고 있어요. 대학은 지식뿐만이 아니라 ‘삶을 배우는 장소’라고 생각해요.

김○○ S여대 심리학과 3학년

 


원격 수업 질이 개선됐다고요?

전국대학생네트워크는 지난 1년 동안 등록금을 반환 운동을 벌여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면서 학생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1만 2천 명의 대학생 서명을 받아냈고,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대학을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까지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교육부는 “원격 수업의 질이 개선되면서 대학생들의 불만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답하며 저희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비대면 강의가 불가능한 예체능 계열의 도제식 수업이나 공대 실험 실습의 경우, 어떻게 원격 수업의 질을 개선됐다는 건가요? 일반 강의를 듣는 학생의 경우에도 원격 수업과 관련된 불만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올해 3월 ‘등록금 부담 완화 요구 서명 운동’을 시작한 지 3주 만에 1만 명의 대학생이 참여한 것을 보면 모르시겠습니까? 하루빨리 대학과 교육부가 등록금 반환에 앞장서주기를 바랍니다. 

이해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위원장

 


실기실 못 쓰면 시체 썩은내 나는 ‘아교’ 어디서 칠하나요?

코로나19는 예술계열 학생들의 교육을 파괴했습니다. 실기실이 잠겨 있는 상황에서 100개가 넘는 입체 도형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는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그렇게 많은 도형을 만들 공간도 없을뿐더러, 인체에 유해한 ‘아이소핑크’라는 우드락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집에서는 작업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동양과 학생의 경우에는 동물의 가죽, 힘줄, 창자, 뼈를 고아서 만든 ‘아교’를 집에서 칠해야 합니다. 아교는 잘못 보관하면 시체 썩은 냄새가 나고, 마르는 과정에서 고약한 냄새가 납니다. 그래서 원룸이나 고시원에 사는 친구들은 과제를 할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열악한데 교수님께서 내주시는 과제는 변함이 없습니다. 학생들은 정말 답답합니다.

학교에서 선배들에게 배우는 사소한 팁들이 많은데 저희는 하나도 배운 게 없습니다. 동기와 선배에게 작품 비평도 받을 수 없어서 자꾸만 정체되는 것 같습니다. 등록금이 아까워서 휴학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학교에 실기실을 못 썼으니 실기실 비용이라도 반환해 달라고 요청했더니 등록금 고지서에 ‘실기실 비용’이 없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대학은 돈 걷어갈 때는 ‘학교’고 돌려줄 때는 ‘보험사’인가요? 

김○○ 홍익대 미술대학 2학년

 


12년 공부해서 들어왔는데... 속상해 죽겠어요

2020년 2월 22일, 새내기 오티 날이었습니다. 대학 입학 후 첫 학교 행사였기에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예정되어 있던 오티는 취소되고 전부 비대면 라이브 방송으로 전환됐습니다. 예정대로라면 오티에서 선배들에게 학교 생활 팁이나 수강신청 하는 방법, 동아리, 대외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테지만 전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 저는 2학년이 됐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 학과 동기분들의 얼굴조차 모릅니다. 많은 대학생 선배들이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것들이 변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코로나 이전의 대학생활이 어땠는지 모르기 때문에 ‘무엇이’ 변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정말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더 큰 문제는 비대면 강의로 인해 학생의 정당한 권리인 학습권이 침해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실험과 실습을 못 한다는 것은 대학 커리큘럼의 큰 부분이 통째로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조교님들이 대신 실험하는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대체했지만 직접 경험해서 배우는 것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렇게 온라인으로 실험과 실습을 하다 보면 회의감이 듭니다. 하루빨리 상황이 바뀌어, 돈 낸 만큼의 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S여대 2학년

 


대학 등록금 투명하게 쓰이는 거 맞나요?

저는 한양대 학보사 활동을 하면서 대학들이 등록금 운영 내용을 학생들에게 공개하여 대학들이 등록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최근 많은 대학생이 등록금 반환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대학이 등록금을 체계적으로 운영하지 않았던 실태를 드러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대학은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출신 학교를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이 늘면서 대학의 위상이 이전보다 약해질 것입니다. 앞으로 대학은 값비싼 실험 장비나 특수 재료를 사용하는 이공계 수업 위주로 나아갈 것입니다. 따라서 학생을 적게 받아서 실험 실습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등록금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해서 수준 높은 교육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전○○ H대 4학년

 


데이터과학 석사(18개월) 따서 대기업 지원할 겁니다

저는 성균관대 러문학과를 졸업하고 마케팅 회사에서 6개월 정도 일하다가 퇴사했습니다. 회사 분위기와 업무량도 적당했지만, 연봉이 너무 적다는 점과 주도적인 마케팅 데이터 관리를 못 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과감하게 퇴사를 결정하고 연세대 데이터 사이언스 석사 과정에 진학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1년 반 동안 방학 없이 5학기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컴퓨터 코딩 프로그램을 다룰 줄 모르는 문과 학생들도 단기간에 체계적으로 코딩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학교에 전용 건물도 있고 석사과정생을 위한 개인 공간도 제공하기 때문에 공부하기엔 최적의 환경입니다. 한 기수에 34명 정도 들어오는데, 모르는 게 있으면 서로 물어봐 가면서 공부하기 때문에 매우 돈독합니다.

등록금은 모든 과정에서 2천500만 원 정도입니다. 1년 반 만에 들어가는 비용이라 부담이 되지만 석사 졸업장을 딸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석사 과정을 마치면 대기업에 들어가서 더 성장하고 배우는 데이터 과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김○○(29세) Y대 데이터 과학 석사과정

 


사이버대 덕분에 해외대학 한국어 교육 강사됐죠

저는 원래 고등학교에서 중국어 선생님으로 일했어요. 중국에 연수를 갔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됐고, 홍콩으로 이민을 오게 됐죠. 이민 오고 첫 10년은 한국인 대상으로 중국어를 가르치는 일을 했어요. 그런데 갈수록 한국인들이 중국인에게 직접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제 일거리가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분야를 바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한국어 교육을 만만하게 봤는데, 직접 일을 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사이버대학에서 진행하는 한국어교육 과정을 알아보게 됐어요.

수많은 사이버대가 있지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외대의 특성을 잘 살린 강의들이 많았거든요. 이를테면 영어권 학생한테 한국어를 가르칠 때와 중국어권 학생에게 가르칠 때 교육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어요.

외국에 거주하시는 한국분들에게 사이버대는 정말 유용한 도구라고 생각해요. 현재 하는 일을 좀 더 전문적으로 하고 싶을 때, 아니면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사이버대는 큰 도움을 줍니다. 

김명희(47세)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어학부(한국어교육전공)

 


대학교 다니면서 빠르게 한국에 적응했어요

처음 한국에 올 땐, 대학까지 다닐 생각은 없었어요. 전 이미 필리핀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한국에 온 목적은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서였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 어학당에 다니면서 가수의 꿈이 점점 커져만 갔어요. 부모님을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결국 세종대 실용음악과에 합격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한국어가 많이 미숙해서 학교 수업을 따라잡기가 어려웠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이 붙고 지금은 오히려 한국어가 더 편할 때도 있어요. 학교 성적도 좋아서 성적우수장학금을 받고 있어요.

벌써 한국에 온 지 5년이나 지났네요.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부모님이 필리핀으로 돌아오라면서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휴학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리고 한국이 더 안전하기도 했고요. 

외국인 학생으로서 학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장학금을 조금 더 늘려줬으면 좋겠어요. 필리핀과 한국 환율 차이 때문에 학비 부담이 너무 커요. 외국인 학생을 위한 장학금 제도가 조금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소민(Maegan Adriano·27세) 세종대 실용음악학전공 4학년

 

인터뷰, 정리 =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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