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9:10 (금)
‘한국인 의사 최초 국제공인 모금전문가’ 이순남 이화여대 명예교수
‘한국인 의사 최초 국제공인 모금전문가’ 이순남 이화여대 명예교수
  • 하혜린
  • 승인 2021.03.30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교에만 3억 가량 기부, 40년 기부인생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보건의료 분야 기부 활성화돼야”

이순남 이화여대 명예교수(의학과·67세·사진)가 한국인 의사 최초로 국제공인 모금전문가(CFRE, Certified Fund Raising Executive)로 변신했다. 

그는 이화여대 의과대학에서 의사 겸 교육자로 일평생을 보냈으며, 최근 국제공인 모금전문가위원회로부터 CFRE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2019년 8월 정년 퇴임하며 강단에서 물러난 지 2년이 채 안 돼 부단한 노력으로 얻은 성과다. 

국제적으로 인정된 모금 전문가 자격을 뜻하는 CFRE는 전 세계 25개국 7천여 명이 취득해 대학, 병원 및 비영리단체에서 모금 및 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CFRE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 5년 이상의 모금 경력을 갖춰야 하며 엄격한 서류심사와 윤리규정 준수 서약,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홍콩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여러 합격자를 배출했지만 국내에서는 2012년 이후 8명의 CFRE만이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인 의사로는 이 교수가 처음이다. 

이 교수는 이화여대 의대 출신으로 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재직 중 이화여대 의대 학장, 의학전문대학원장,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지냈다. 또한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회장, 대한종양내과학회 회장을 지내는 등 이화여대 의대와 병원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1980년대 초반 레지던트 시절 의대 학술기금 모금 참여를 시작으로, 이화여대 교수로 부임한 후 여러 보직을 맡으며 이대목동병원 신축기금 모금, 의대 장학금 모금, 이대서울병원 신축기금 모금을 주도했다.

이화여대에만 기부한 금액이 3억 원에 가깝고 이화의료원에도 1억 원 이상의 금액을 기부했다. 입양아동을 비롯한 아동복지와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아 10곳이 넘는 후원을 지속해왔고, 20년 넘게 후원하고 있는 곳도 있다. 

그는 2017년 창립된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의 2대 회장을 지내며, 필란트로피 활동의 발전과 확산에 기여했다. 필란트로피(Philanthropy)란 박애주의, 인간애를 뜻하는 단어로, 사회봉사, 국제개발 NGO 분야에서는 중요 개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교수는 “2019년 8월에 의사로서 정년퇴임을 한 후 사회봉사를 하기로 결심했다”며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 회장으로 취임하며 새로운 꿈을 꾸게 됐고, 이제는 모금전문가로서 단순히 기부를 요청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윤리와 전문성을 갖추고 기부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는 공부에 집중한 인생 1막, 그리고 교수 및 의사 생활을 하던 인생 2막을 넘어 이제 국제공인 모금전문가로서 기부문화에 대한 연구와 홍보, 교육 활동에 집중하는 인생 3막을 열어갈 예정이다. 은퇴 후에도 ‘필란트로피’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의 행보는 의료계는 물론 우리나라의 척박한 기부문화에도 큰 반향을 주고 있다. 

하혜린 기자 hhr210@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