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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다 바꿔야 산다
대학, 다 바꿔야 산다
  • 교수신문
  • 승인 2021.03.2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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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
장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

벚꽃 피는 순서로 대학이 사라지고 있다. 아니다. 벚꽃 피는 순서하고 상관없이 사라지고 있다. 경쟁력이 없으면 어디에 있든 사라질 수 있다. 이제 대학의 위기 그 자체에 대해서는 더 가타부타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 대학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오로지 관건이다.     

하기야 대학만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초중고교는 거의 ‘빛의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학교생태계는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있는데, 식물생태계에 해당하는 초등학교부터 사라지고 있으니 그 상층부는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코로나로 말미암은 비대면 시대의 급격한 등장으로 대면 학교의 교육생태학적 위치는 더 위태롭게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사라져가는 대학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까? 아니면 정부나 교육부만 쳐다보고 있어야 할까? 물론 나름대로 대학을 살리기 위한 자구책을 강구하고 또한 백방으로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거두고 있을까? 효과가 제대로 있었다면 이렇게 많은 대학이 이렇게 갑자기 소멸 위기에 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글쓴이가 재작년과 작년에 폐교 위기에 있던 초등학교 살리기를 한 적이 있다. 함양, 거창, 남원, 무주 등의 5개 시골학교를 대상으로 했는데, 모두 다 성공했다. 학생 수는 1년 만에 몇 배씩 늘어나고, 덩달아 그 지역의 인구까지 많이 늘어났다. 한 번 알려지니 올해도 많은 학생들이 전국에서 왔다. 이 성공사례들은 언론에도 많이 소개되었다.

이를테면, 경남 함양에 있는 서하초등학교 살리기 프로젝트는 급기야 정부의 농촌유토피아 사업으로 채택되었고, 지난달 말에는 총리와 장관들이 현지로 내려와 농촌유토피아 선언식까지 했다. 서하초는 왜 성공했을까? 정부나 지자체나 교육청에서 예산을 내려주고 정책을 지원했기 때문일까?

아니다. 단돈 1원도 받은 적 없고 어떤 정책이나 기획도 지원받은 적 없다. 한마디로 학교와 지역민들이 힘을 합쳐 멋지게 성공시켰다. 인구 1,400명의 초미니 서하면과 학생 10명의 서하초가 정부 농촌살리기 핵심과제의 성공사례가 되고 실행모델까지 된 것이다. 돈이 없다고 지원이 없다고 성공 못 하는 것은 단연코 아니다.

물론 이렇게 물어볼 것이다. 초등학교와 대학이 어찌 같을 수 있냐고? 물론 다르다. 아주 많이 다르다. 그러나 대학 살리기가 시골의 폐교 직전 초등학교 살리기보다 훨씬 쉽다. 초등학교 살리기를 위해서는 학부모들의 일자리와 주거문제까지 해결해주어야 하니까 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는가!

그 노하우나 방법을 이 짧은 글 안에서 다 털어놓을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학이 교육부나 재단의 지원만을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소속 교직원들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물론 학교재단이 함께 해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외부 지원에 크게 의존해서 살아가는 대학은 영원히 그 지원 주체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은 불문가지 아닌가.

작금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대학도 엄연한 기업이다. 국립대학은 공기업이고 사립대학은 사기업이다. 대학이 그동안 너무 편하게 살았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았으니 말이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기후변화를 비롯하여 환경과 에너지의 시대이고, 또한 온라인과 4차산업혁명의 시대이기도 하다. 세상이 이렇게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데, 우리나라 대학들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대학을 시대에 맞게 바꿀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므로 대학을 살릴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물론 창조적 상상력과 발상의 전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참고로 글쓴이가 최근에 대학을 하나 만들었다. 돈도, 캠퍼스도, 사람도 없이 만들었는데도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고 있다. 농촌유토피아대학이 바로 그것이다. 공무원과 대기업과 도시생활이 목표가 아닌 농촌에서 창조적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학이다. 농촌을 혁신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보자는, 지역과 농촌 중심의 자립형 자체 대학이기도 하다. 

이제 대학은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격동의 새 시대에 맞게 새로운 백 년을 위한 그린플랜을 세워야 한다.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똑바로 인식하고 거기에 맞춰 제대로 된 대학을 디자인한다면, 대학은 다시 창성할 것이다. 뒷북치는 대학이 아니라 시대를 선도할 창의적인 대학이 될 것이다. 누구 말처럼, 다 바꿔야 산다.

장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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