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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추천하는 명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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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관 영산대
  • 승인 2004.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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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곳만은 피할 수 없다

올 여름은 장마가 일찍 끝나, 무척 무더울 것이다. 그러면 도시는 공동화현상이 발생하고, 산-계곡, 해안지역은 혼잡한 관광지로 변한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학기를 준비할 겸 여유 있는 여행지를 찾기란 쉽지 않다. 특히 교수들은 연구를 위한 답사든 가족과의 여행이든 전공과 관련된 여행지를 방문하려는 성향이 있다.

사실 관광지는 관광객. 관광자원, 관광매체 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어느 학문의 영역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그리하여 교수들은 관광지의 특성에 대해 나름대로 여행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알맞은 여행지를 소개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여행의 멋을 느끼면서 여유를 갖고 그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곳을 소개해본다.

1. 강화도 마니산: 마니산(496m)은 단군왕검이 제사를 올렸던 참성단(하늘과 땅의 모양을 상징한 형태)이 정상에 있고, 성화를 채화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정상까지 산비탈을 걷노라면 땀도 나지만, 시시각각 전개되는 해안 경관이 파노라믹하게 전개돼 국토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주변에는 정수사와 전등사가 있고 돌아가는 길에 석모도의 보문사를 방문하는 해상관광도 즐길 수 있다.

2. 오대산 청학동 소금강: 오대산국립공원의 한 구역으로 노인봉과 천마봉 사이에 발달한 청학천 계곡. 세심폭포, 구룡폭포, 십자소 등 폭포의 백화점을 이루며, 계곡을 따라 반석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룬다. 신선이 나타날 것도 같고, 스스로 무아의 경지에 도달할 것 같은 곳이다. 연곡천을 따라 개설된 6번 국도로 동해를 향하면 경포도립공원이 나온다. 또한 서쪽엔 오대산과 부처의 사리가 봉안된 적멸보궁의 상원사가 있으며 그 아래 월정사가 있다.

3. 영월의 청령포와 장릉: 청령포는 조선 제6대 단종이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양위하고 노산군으로 감봉돼 유배된 곳이다. 서강이 육육봉을 침식해 서북으로 단애를 이루고 동남으로 서강에 의해 차단돼 탈출할 수 없는 천혜의 지형조건을 갖추고 있다. 단종이 유배생활 했던 청령원, 사약을 받았던 관풍정, 소나무에 오르며 놀았던 관음송, 한양을 바라보던 자규루 등이 당시 정재으이 처절함과 인간애를 느끼게 한다. 장릉은 단종이 사약을 받고 죽은 후 그 시신을 안치한 곳이다. 단종비각, 정자각, 재실 등이 있다.

4. 도담삼봉과 고수동굴: 도담삼봉은 충주호의 상류 남한강상에 하천의 침식에도 남아 솟아있는 세 개의 섬이다. 중봉에는 조선초 정치가 정도전이 쉬었던 정자가 있고, 중봉의 남북에는 처봉(아들봉)과 첩봉(딸봉)이 있다. 처봉은 점잖고 늠름한 모습을, 첩봉은 몸을 비꼬고 아양을 떠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선착장에는 유람선이, 주차장 북쪽 河岸에는 야외노래방이 있어 동동주 한잔과 노래가락이 도담삼봉을 휘어 감고 강물 따라 메아리친다. 고수동굴은 단양대교를 건너 5분 거리로 석회암동굴의 진수를 보여준다. 섭씨 5도의 온도로 피서지로 적격이다. 동굴내에는 호수, 폭포, 석순, 종류석, 석주, 벽을 타고 흐르면서 굳어진 유석, 어란석, 석교 등 다양한 석회암의 지형이 형성돼 있다. 단양팔경, 노동동굴, 천동동굴, 충주댐과 충주호 등도 인접해 있다.

5. 안면도 드라이브코스: 조선조 인조때 신온리의 굴황포와 안면곶 창기리 서북단을 절단한 이후 섬이 됐으나, 지금은 안면교로 연결되고 있다. 안면도의 77번 국도는 영목까지 약 27Km. 서해안은 모래사장과 갯벌, 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모감주나무군락, 안면도자연휴양림, 고남패총박물관, 전통적인 갯마을 등도 가볼만 하다. 낙조의 해안갯마을에서 해산물과 소주 한잔에 사람들은 절로 시인이 된다.

6. 진도의 초분과 무형문화재: 국내에서 세 번째로 큰 섬. 전통과 역사, 소리, 진도개,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며 강강술래가 나온 곳이다. 진도를 중심으로 해안도서지방에서는 사람의 생장을 금하는 풍습이 있다. 그리하여 시신을 바로 토장시키지 아니하고 선산아래의 평지에 관을 놓고 볏집이나 샛풀로 엮은 이엉을 덮어 무덤을 만든다. 이 임시 무덤이 초분이다. 보통 3년이지만, 9년 이상이 되는 경우도 많다. 초분의 생장이 충분히 육탈됐다고 판단되면 길일을 택해 초분을 해체, 씻골해 선산에 토장한다. 진도는 무당인 단골(세습무당)의 고장이다. 이들은 흰 치마와 저고리를 입고 굿을 행한다. 단골은 씻김굿을 주재한다. 이런 무형문화재가 진도문화예술관에서 공연된다. 명랑대첨기념공원, 울돌목, 강강술래터, 용장산성, 회동리 신비의 바닷길, 석현리의 솟대 등도 볼만하다.

7. 팔공산 도립공원: 대구광역시, 칠곡군, 군위군, 영천시, 경산시 등에 걸쳐 있다. 동서로 가산, 한티재, 파계봉, 서봉, 비로봉(팔공산), 염불봉, 신령재, 인봉, 관봉으로 연결돼 계곡이 발달했으며, 순환도로가 개발돼 송림사, 파계사, 부인사, 동화사, 관봉의 갓바위, 은해사 등의 사찰에 인간의 발길도 많다. 팔공산은 불교의 성지며 신라의 화랑들의 수련장소, 후삼국의 戰場이기도 하였다. 고려태조 왕건이 적에게 포위됐다가 8명 신하에 의해 탈출한 곳으로 팔공산이 됐다. 군위지구에는 제2석굴암과 제2석굴암유황온천이 있다. 갓바위는 관봉의 암봉에 여래불상을 좌상으로 안치한 것으로 본명은 관봉석조여래좌상이다. 소원을 성취시켜주는 부처로 알려져 있다.

8. 지리산 청학동 삼성궁: 청학동 도인촌으로 잘 알려진 곳으로,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에 있으며 유불선과 토속신앙이 결합된 특수종교를 신봉하고 있다. 원래 이곳 사람들은 자급자족으로 조선시대 생활을 했으나, 지금은 옛 모습이 거의 사라졌다. 도인들은 거의 떠나고, 우리 전통과 단군정신을 숭배하며 무예를 익히는 이들이 서남쪽 계곡에 삼성궁이라는 도장을 조성했다. 삼성은 환인, 환웅, 단군을 의미하고 성전에 모시고 있다. 삼성궁 입구는 토굴로 돼있고, 굴의 문 입구에는 징을 달아 놓고 방문객이 3번 울리면 도인이 나와 삼성궁을 안내한다. 삼성궁내에는 원추형의 돌탑과 호수가 있으며, 도인들이 무예를 훈련하는 곳이다. 국내의 길을 걸으면 외계에 온 느낌을 받는다. 하동송림, 섬진강재첩, 청매실농원, 평사리 민속마을 등이 여행의 멋을 더해 준다.

9. 순천의 낙안읍성마을과 고인돌공원: 왜적방어를 위해 토성이 있던 자리에 낙안군수인 임경업장군이 중수했다. 성내에는 관리업무를 보던 관아와, 손님을 접대하던 객사, 평민층의 민가가 있다. 민가에 다양한 민속자료가 있다. 성의 4대문 중 복원된 낙풍루는 동문으로 봄을 상징하고, 쌍청루(진남루)는 남문으로 여름을, 낙추문은 서문으로 가을을 상징하고 있다. 성곽의 문루 옆에는 적대를 뒀고, 성의 외곽에는 인공수로인 해자를 구축해 안전을 도모했다. 낙안읍성은 다른 성곽과는 달리 성벽인 성체위를 걸으면서 성곽내외를 관람할 수 있다. 27번 국도를 따라 서북향하면 주암호가 있고 호수변에는 고인돌공원이 있다. 고인돌공원에는 선사유적의 거주지, 전시관, 영상관람실, 고인돌운반 실기장, 야외전시장과 산책로 등이 호수가를 따라 구축돼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10. 남해의 금산과 노도: 경남 남해대교를 건너 국도 19번을 따라 20여분 가면 나타난다. 금산에는 기도처인 보리암, 쌍홍문, 흔들거리는 거북바위, 금산 38경 등이 있다. 보리암에서는 소원을 들어주는 관세음보살을 봉안하고 있다. 팔공산의 갓바위, 낙산사의 홍련암, 가지산의 사리암, 강화도의 보문사 등과 함께 유명한 기도처다. 쌍홍문은 산록의 암벽이 풍화작용을 받아 2개의 문이 형성돼 있는 곳으로 조선초 학자인 주세붕이 由雙虹門 上錦山이라 그 경치를 극찬한 곳이다. 거북바위는 암석의 절리와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지형으로 한 방향으로 밀면 흔들거린다. 노도는 금산의 남쪽 해안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조선조 숙종시 서포 김만중이 구운몽과 사씨남정기를 집필한 유배지다. 노도에는 그 사당이 있고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남쪽 해안에는 남해안 최고의 상주해수욕장이 있다.                  

김재관 / 영산대 관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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