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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동일본대지진을 새로이 검증하다
3·11 동일본대지진을 새로이 검증하다
  • 교수신문
  • 승인 2021.03.1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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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대학 사회안전학부 지음 | 김영근 옮김 | 한울아카데미 | 472쪽

재해에 대해 철저히 연구하여 미래의 재해를 방지하고 피해를 경감하자.

안전·안심 문제를 다루는 일본 최초의 학부·대학원으로서 자연재해에 대처하고 사고 및 사회 재해의 방지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간사이대학 사회안전학부에서 동일본대지진을 철저히 검증한 책을 내놓았다. 2012년 발간되어 국내에 소개된 『검증 동일본대지진』의 속편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이자 사회재난안전연구센터 소장인 김영근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진행된 다양한 학제적 연구 결과와 피해 복구와 재건 및 부흥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발생 가능성이 있는 거대 재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심도 깊게 논의했다.

올해는 3·11 동일본대지진 10주년이자 코로나19 팬데믹 선포 꼭 1년째이다. 현재 전 세계는 코로나19라는 사상 유래없는 거대 재해를 맞아 분투하고 있다. 일본 사회가 동일본대지진이라는 사상 유래 없는 대재해에 어떻게 대처했으며 재건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개선 방향은 무엇이었는지를 참고한다면 코로나19라는 재난에 시행착오 없이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복구와 방재 대책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이 책은 3·11 동일본대지진이라는 전혀 예상 못 한 대재해를 겪은 이후 일본 사회의 복구와 부흥 과정을 검증하고 대비 방안을 제시했다. 재난 대비에 안이했던 과거를 철저히 반성하며 앞으로 닥쳐올 예상 외의 대재해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이다. 특히 “복구·부흥·재생 프로세스 및 방재(재난 방지), 감재(인명과 재산의 피해 감소), 축재(재해의 피해 기간을 단축)를 위한 과제”라는 부제가 이 책의 목표의식을 잘 드러내준다.

간사이대학 사회안전학부는 안전·안심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부로서 일본 최초로 설립되었다. 자연과학, 공학, 법학, 경영학, 행정학, 사회과학, 인문학적 측면에서 동일본대지진을 연구 분석해 왔으며 이 책은 그 다섯 번째 결과물이다. 재난 직후 서둘러 집필해 1년 만에 출간한 『검증 3·11 동일본대지진』(2012)이 거대 복합 재해로서의 동일본대지진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그 후속편인 이 책은 재건과 방재에 방점을 찍었다. 향후 발생 가능성이 있는 수도직하(도쿄지역)지진이나 난카이트로프지진 등을 상정하여 어떤 대비가 필요한지도 검토했다.

서장 「거대 재해로서의 동일본대지진」에서는 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원전 문제의 거대 복합 재해로서 동일본 대지진을 개괄하고 방재·감재·축재(縮災)라는 큰 틀에서 대응을 마련할 것을 제언했다.

1장 「데이터로 보는 동일본대지진: 부흥 과정의 현상과 과제」는 재난 이후 복구 현황을 재난 이전 상황과 비교해서 구체적인 데이터로 제시하고 복구가 미진한 부분에 보완할 점을 제시했다. 2장 「포스트 동일본대지진 주택 재건 현황과 지역 부흥」은 이재민 피난소와 임시 주택 실태를 살펴보고 주택 재건 현황 추이과 재건이 부진한 지역에 나타난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3장은 「라이프라인의 복구 및 부흥: 교통을 중심으로」 교통공학적 관점에서 라이프라인 복구와 부흥을 짚어보았고, 4장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피해 주민들의 건강 지원활동」은 보건의료의 관점에서 이재민에 대한 건강 지원활동을 서술했다.

5장 「동일본대지진 후의 지진학과 지진 방재」는 지진학과 기술공학적 시각을 바탕으로 대지진 이후 지진학적 새로운 발견과 정밀한 측정과 실시간 데이터 전송과 분석을 위한 장비 설치 등을 소개했다. 6장 「쓰나미 방재의 과제와 새로운 대비 활동」에서는 동일본대지진 피해의 90%를 차지한 쓰나미 피해를 분석하고 방재를 위한 공학적, 정책적, 시민 의식적 대안을 제시했다. 7장 「동일본대지진의 액상화 피해」는 액상화 피해의 양상과 지역적 분포를 분석해 과거 지진과 차이점을 확인했다.

8장 「이재민 지원 법·제도」에서는 입법 및 제도의 정비를 살펴보고 재난관련사 관련 판례도 분석했다. 9장 「동일본대지진과 보험제도」에서는 일본의 공적 보험인 가계지진보험을 소개하고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 보험의 제도 변화도 살펴보았다. 10장 「‘재해 볼런티어’를 둘러싼 과제: 동일본대지진 5년의 교훈」은 재해지의 상황에 맞춰 볼런티어를 적시 적소에 배치하고 자원 전문가의 지원을 조직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11장 「동일본대지진이 기업의 리스크 관리에 미친 영향」은 기업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재해 등 기업의 위기에 대비할 것을 정리했다. 12장 「포스트 3·11의 재해 저널리즘: 과제와 전망」은 재해 관련 기존 보도를 분석하고 적시에 표적 대중에게 확실하고 분명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보도 기준을 제시했다.

13장 「원전 재해와 안전의 사상」은 안전의 철학을 강조하며 안전 문화가 마치 주문처럼 작동하여 안전을 위한 실천을 방기했다는 아픈 반성을 담았다. 14장 「원전사고의 사회경제적 문제와 소비자·시민의 반응」은 원전 사고 후 후쿠시마산 상품 기피 현상을 소비자 심리를 분석해 점검했다. 15장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의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은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부재가 원전사고 이후 황금 같은 시간을 낭비하게 했으며 대처에 혼선을 가져온 것을 지적하며 수준별 주체별 소통 방법을 제안했다. 16장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일본의 ‘원자력 안전 규제’」는 일본의 원자력 안전 규제의 현황과 문제점 변화 추이를 정리했다.

예상치 못한 재난에 대비하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2020년 전 세계는 동시에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재해에 맞닥뜨렸다. 재해 중에 우리는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사회의 기능을 유지하고 재난 속에서 삶을 이어가는 방법을 치열하고 모색하고 있다. 동시에 재난 후 어떻게 상처를 이유하고 일상을 회복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3.11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지 꼭 10년이 되었다. 공교롭게도 꼭 1년 전에는 코로나19의 판데믹이 선언되었다. 일본이 동일본대지진이라는 거대재해에서 얻은 교훈을 우리가 반면교사 삼아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 외를 예상하는 것은 모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재해를 통해서 배우고 실패에서 교훈을 새겨 두어야 안전문화를 가꾸어 갈 수 있다.

‘안전 문화’는 직접적으로는 ‘safety culture’의 번역이며, 구미적인 발상에 근거한 해설에 의거해 파악하려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 가지 방법에 지나지 않는데, 기본 부분만 활용해서 일본의 전통적 개념 위에서 꽃을 피우는 것도 어렵지는 않다. ‘culture’의 어원은 라틴어의 colore에서 왔다. 의미는 ‘경작하다’, ‘키우다, 발명하다’이다. 여기서 ‘안전 문화’를 “한자어 ‘안전’ 개념의 특징을 ‘육성’”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는 방법도 충분히 실천적이다. 즉 “전(全)을 안(安)하다”라는 ‘능동적 행위 결과 상태’의 감각을 돌린다는 목표 설정이다. _375쪽 “제13장_ 원전 재해와 안전의 사상”

앞으로 어떤 거대재해가 발생할 지 알 수 없다. 극심한 기후변동이 될지 절망적인 경제공항일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떠한 준비를 해두어야 할지,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어떤 목표로 위기를 헤쳐나가야 할지에 대한 지침은 정해두어야 한다. 이 책의 교훈이 현재 진행 중인 거대 재난인 코로나 19에도 적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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