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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존 의의를 되찾아 대학의 생명력 강화를"
"대학 생존 의의를 되찾아 대학의 생명력 강화를"
  • 교수신문
  • 승인 2021.03.1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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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수노동조합 ‘교수논평’

2021학년도 신입생 모집 전쟁(?)이 끝나고 본격적인 1학기 학사 일정이 시작되었건만, 대학의 현장은 아직도 신입생 모집 결과에 따른 충격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학 정원 미달 속출’, ‘......학생 수 감소 직격탄’, ‘......위기의 대학가’ 등등 대학의 정원 미달과 관련한 기사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대학에서 정원이 미달되었고, 작년 대비 20% 이상 등록률이 감소한 대학들도 곳곳에서 나왔으며, 모 대학에서는 입학정원 미달에 책임을 지고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곳도 있다. 

최근 집계된 자료를 보면 2021년에 만 18세 학령인구는 47만6000명, 2021학년도 수능 응시자는 49만3433명이었으며,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을 합친 입학 정원은 55만5774명으로 수능 응시자가 입학 정원보다 6만 명가량 적었으니 대학 정원 미달이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하지만 막상 신입생 모집을 마감하고 드러난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충격을 지방대학에 안겨주었다.  

한편 지방자치단체 중에는 생존 위기에 처한 지역대학을 살려서 지역의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가 침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나서는 곳도 있다. 실제로 몇몇 지자체는 지역으로 전입하는 대학생에게 전입 장학금을 비롯하여 다양한 명목의 전입금을 지원하기도 하고 지역 내 대학 졸업생을 지방공무원으로 특별 채용하는가 하면, ‘대학발전육성사업’을 마련하는 곳도 있다. 

대학의 본질을 찾자…대학 생존의의와 생존 가치 고민을

그러나 대학 입학 자원이 감소한다고 해서 대학의 본질은 잊고 대학 생존의 위기 현상만을 논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앞으로 학령인구는 더욱 감소하여 2040년에는 28만 4000여 명으로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우리는 이제 대학의 생존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3월 개강을 맞은 대학가는 비대면 수업을 위주로 대면 수업을 병행하는 곳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3월 개강을 맞은 대학가. 학령인구는 2040년에는 28만여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대학의 생존에만 사고를 집중하다 보면 대학의 생존의의와 존재가치를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에 대학의 본질을 찾고 생존의의와 생존 가치에 대해 상당한 고민을 해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지금의 대학 생존 위기의 근본 원인은 대학의 생존의의를 방치한 채 근시안적인 대학 생존을 강조한 데 있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학령인구가 증가하던 시점에 정부는 대학과 대학의 입학정원을 늘렸고, 대부분의 대학들은 재정을 이유로 학생들의 등록금 수입을 늘리면서 겉모습만을 키우다가 최근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대학의 생존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생존 위기에 처하지 않은 수도권의 대학들이나 등록률이 좋은 지방대학 모두 대학의 생존의의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였기는 마찬가지이다. 다만 대학 평판에 따른 서열, 지역적 이점 등이 대학의 어려움 속 생존 경쟁에서 비교 우위가 되었고, 대학의 생존은 먼저 대학 서열과 지역적으로 어려운 대학의 문제로 비추어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생존 위기 현상을 맞이하여 대학의 생존 그 자체뿐만 아니라 모든 대학들이 생존의의를 갖추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생존 그 자체 위기를 맞이한 대학은 물론 생존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생존의의를 잃어버린 대학 역시 생명력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은 생명력을 잃은 채 더 부실대학, 부실대학, 덜 부실대학 등으로 서열화 되어 있다. 대학서열의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서울대학의 경우 논문의 질을 기반으로 세계대학순위를 매기는 라이덴랭킹 2020년 발표에서 평가대상 1176개교 중 818위에 머무른 사실은 우리나라 대학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결과이다.    

생존을 위해 전문대학 인기학과 모방하는 일반대학

대학의 생명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학의 생존의의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고등교육법상에 명시되어 있는 각 대학의 목적을 실현하는 것이다. 일반대학의 경우 고등교육법 제28조(목적)에 “대학은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 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 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일반대학들은 등록률을 높여 생존하기 위해 전문대학의 인기 학과를 모방해가면서 일반대학으로서의 존재가치를 부정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대학의 가치를 무시한 채 취업률로 대학을 평가하며 전문대학의 학과를 모방하도록 유도하고 방치한 교육부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전체 대학 정원 감축하고 교원확보율 높여야 

둘째, 전체 대학의 정원을 감축하고 교원 확보율을 높여 교육의 질과 연구 여건을 개선하고 고등교육생태계를 건실화해야 한다. 정원을 감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원 외 모집을 정원 내로 흡수하고 학과 당 정원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연구중심대학의 경우 학부생을 감축하고 대학원생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 2010년과 2011년 미국 언론이 선정한 대학 순위 1위, 2020년 리버럴아츠컬리지 1위에 선정된 미국의 윌리엄스대학의 경우, 전체 재학생이 3000명 정도인데, 교수 1인당 학생 10인 이하로 강의를 한다. 연구중심대학인 하버드대학의 경우 학부 재학생은 7000명 이하인데 반해 대학원생은 12,000명 정도로 대학원생들이 더 많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정부는 GDP의 1% 이상을 지원해야

앞서 언급한 두 가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정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하는데, 그동안 대다수 대학들이 재정확보를 등록금에 의존하면서 생존을 우선시 하다 보니 앞서 두 가지의 내용이 뒷전으로 밀려버리고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어 버렸던 것이다. 등록금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학교법인, 국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고등교육법 제7조(교육재정)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학교가 그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거나 보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제 국가와 지자체는 대학의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지 않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는 정부지원이 OECD 국가 평균 수준에 도달하도록 적어도 GDP의 1% 이상을 고등교육에 지원해야 한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하여 안정적 재원을 마련하고 현재와 같은 ‘저지원, 고비용, 저효과’의 각종 사업을 통한 재정지원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립대학의 학교법인은 정부와 지자체의 안정적인 재정지원을 늘리면서 대학의 공공성과 민주성, 그리고 투명성을 높이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생존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하는 지금이야말로 오히려 대학의 생존의의를 되찾아 생존력과 생존의의를 함께 갖춘 대학의 생명력을 강화할 시점이다. 고등교육생태계를 건실화 할 토대 마련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대학 간에 서열 다툼을 하며 이해관계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모든 대학의 구성원이 함께 힘을 모으고, 국가와 지자체, 학교법인이 대학의 생명력을 강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글은 전국교수노동조합이 격주 월요일마다 발표하는 '교수논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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