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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학생’의 탄생
‘새로운 학생’의 탄생
  • 교수신문
  • 승인 2021.03.1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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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_ 최재목 논설위원(영남대 교수·철학과)

 

최재목 논설위원영남대 교수·철학과
최재목 논설위원. 영남대 교수·철학과

다시 개학이다. 코로나19로 학생이 등교하지 않는 고요한 그러나 불안한 봄 캠퍼스에 선다. 학생들로 시끌벅적하고, 발걸음이 활기 찬 여느 때의 신학기 분위기와는 다르다. 대학마다 사정이 좀 다르나 우리 대학은 일부 전공을 빼고 당분간 비대면 수업이다. 학부생들에겐 줌도 안 되고, 동영상을 찍어 강의지원에 올리라 한다. 안전 때문이긴 하나 학생들을 접할 기회를 잃은 교수의 심정은 착잡하다. 들리는 말로는 학생들이 대면도 실시간 줌 강의도 싫어한단다. 동영상 강의가 여러모로 편리하고 이미 적응하여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3월 첫 주, 500명이 수강하는 교양수업 첫 강의를 촬영하러 모처럼 대형 강의실에 들어섰다. 온라인으로라도 학생들과 만난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이내 기대는 사라졌다. 조용한 교실. 그러나 텅 빈 공간이 썰렁하고, 고요가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지난 한 해 작동하지 않고 묵혔던, 아니 방치되었다고나 할 기기들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 한참을 시도해보다 결국 비어있는 다른 강의실로 옮겼다. 올 한 해, 아니 계속적으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된다면, 몇 가지 예측되는 대학의 큰 변화가 있다. 서울권에서 벗어난 이른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지방대학은 대내외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혁신하며 대처해 가야 한다. 이에 우선 고려할 몇 가지 사안을 짚어본다.  


첫째, 학생 수의 대폭 감소, 그리고 비대면 수업에 따른 대학의 건물과 캠퍼스, 강의실의 관리 문제이다. 학생이 있든 없든 강의시설과 기기는 관리되어야 하고 캠퍼스는 부단히 보수되어야 한다. 모두 돈이다. 이제 너른 캠퍼스와 많은 강의실이 왜 필요하며, 그것을 어떻게 유지해 갈 것인지 경영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되돌아볼 때이다.    

온라인 입학식 장면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으로 2021학년도 입학식이 열렸다. 사진은 지난 2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미디어관 SBS스튜디오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신입생 대표들이 배지를 받고 있다. 이날 입학식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온라인 입학식 장면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으로 2021학년도 입학식이 열렸다. 사진은 지난 2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미디어관 SBS스튜디오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신입생 대표들이 배지를 받고 있다. 이날 입학식은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둘째, 강의의 옴니 채널(omni-channel)화에 대한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많은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리고 모바일 같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상품을 검색, 구매한다. 현재 대학 교육도 하나의 상품이라는 차원에서 본다면 바깥 시장의 변화와 유사하게 발맞춰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은 강의 시청 가능한 다양한 채널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대학도 전통적 관념에서 벗어나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전통적인 강의 시설과 시스템, 캠퍼스 공간은 획기적인 옴니 채널화하는 방향에서 재검토, 재해석되어야 마땅하다. 언제 어디서나 강의를 시청하도록 할 수 있으려면 사실상 대학이라는 고정 개념마저 과감히 탈피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 대목에 상상력과 혁신이 필요하다. 온라인(비대면) 오프라인(대면) 쌍방향의 강의를 상시화 하는 관점에서 보면, 대학 교육의 옴니 채널화는 대학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구원할 수도 있다. 양날의 칼이다. 대학은 어떤 의미에서 지식의 플랫폼이다. 여기에 어느 대학이 더 매력적인가가 생존의 관건이다.    


셋째, 이렇게 수업의 옴니 채널화를 요구하는 이른바 ‘새로운 학생’의 탄생에 주목해야 한다. 새로운 학생들이 어떤 식으로 진화, 변모해갈지 잘 모른다. 분명한 것은 대학의 혁신보다 학생의 변화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는 점이다. 


대학은 대내외적으로 곤혹스러운 환경에 직면해 있으나, 바로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변혁의 기회라고 본다. 안목이 있는 대학이라면 ‘새로운 학생’의 탄생을 놓쳐선 안 된다.

최재목 논설위원
영남대 교수·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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