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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과 디자인, 대량생산 속 전통…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 만들기
실험과 디자인, 대량생산 속 전통…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 만들기
  • 김재호
  • 승인 2021.03.11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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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 만들기(스물아홉 가지 도면과 제작기법)』 마이클 크로우 지음 | 강성우 옮김 | 모눈종이 | 184쪽

가끔 세련되고 실용성 있는 가구를 만나면 호기심이 발동한다. 과연 이 가구는 어디서,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 생각에 빠지다보면, 내가 지금 여기서 만들어볼 순 없을까 상상해본다. 도서출판 모눈종이에서 나온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 만들기』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준다. 지난해 9월 출간된 이 책은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수공업과 산업화 사이의 고민들이 예술에 투영되던 시기에 시작된 ‘미드 센추리(MCM) 모던 스타일’을 구현하도록 해준다.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실험적인 특징이 있다. 화려한 장식을 추가하기보단 확 트인 개방감과 새로운 소재를 사용해보려고 한다. 둘째, 전통공예와 대량생산 사이의 조화다. 셋째, 좋은 디자인이다. 대량 생산의 현대 밀집사회에서 그래도 미적 감각을 살려 보다 나은 사회를 이루고자 한다.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 만들기』의 저자 마이클 크로우는 덴마크와 네덜란드로 대표되는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 전문가다. 이와 관련 목공 및 건축 잡지에 글을 기고하며, 홈페이지(www.1910craftsman.com)을 운영하고 있다. 옮긴이 강성우 역시 데니쉬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에 푹 빠져 가구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 강성우 씨는 가구 복원과 수리 일도 하면서 가구 디자인의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을 녹여내려고 하고 있다. 

현대 밀집사회에서 미적감각을 살리다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의 스펙트럼은 넓다. 바우하우스 디자인에서 덴마크 장인들의 조각적인 형태와 미니멀한 디자인까지 이른다.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는 효율성과 기능성을 강조한 세련된 곡선이 주요한 바우하우스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 결과,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는 당시의 상상력을 표현해나가며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의 특징을 살피면 다음과 같다. △생체 형태 디자인 △기계적인 미학 △수공예 미학. 생체 형태 디자인은 생명체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즉, 비대칭성과 매끄러움과 곡선이 있는 표면, 새로운 재료의 사용이 주요 특징이다. 또한 기하학적 모양과 기능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수공예 미학은 주로 나무를 주재료로 사용했다.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 만들기』는 한스 베그너(1914∼2007), 핀 율(1913∼1989), 옌스 리솜(1916∼2016), 조지 넬슨(1908∼1986), 조지 나카시마(1905∼1990) 등 그 시대 최고의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29개의 작품을 상세히 설명한다. 모두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장에서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에 대한 개괄과 역사, 대표적인 디자이너 등에 대해 다룬다. 2장에서는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에 자주 사용되는 도구 사용법과 기술에 대한 간략한 소개한다. 3장에서는 핀 율의 커피 테이블과 뵈르게 모겐센의 책장 응용법을 알려 준다. 4장부터는 29가지 가구의 실측 도면과 분해도를 실어 독자들이 직접 만들어볼 수 있게 했는데, 4장에서는 현관과 복도에 배치되는 가구를, 5장에서는 거실 가구를, 6장에서는 주방 가구, 7장에서는 서재 가구, 8장에서는 침실 가구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 마이클 크로우는 “미드 센추리 모던(MCM) 스타일은 현대 건축의 변화 양상에 발맞추어 진화를 거듭했다”면서 “더 작아진 공간의 주택은 빈틈없고 다목적인 디자인을 요구했으며, 큰 창의 주택은 임스 부부의 서핑보드 테이블이나 덴마크 사이드보드 같이 길고 낮은 형태의 가구를 사용하기에 좋은 구조였다”고 적었다. 

작은 공간의 주택에서 다목적 디자인 요구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 만들기』는 목재와 자재도 설명한다. 책에는 티크목, 너도밤나무(비치목), 떡갈나무, 호두나무, 벚나무, 자단(紫檀, 콩과의 교목) 등이 소개됐다. 나무가 재료로서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음 대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목재 선택에 따라 가구 제작의 결과가 성공적이거나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에 목재상에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며 신중한 선택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26쪽)

책에는 정말 다양한 가구의 설계도와 사진, 그림이 들어가 있어 가독성을 높인다. 예를 들어, 암체어, 오토만(긴 형식의 의자), 소파, 식탁, 식탁 의자, 거실장, (주류) 수납장 등에 대한 분해도부터 부품설명, 측면도, 상면도, 정면도가 들어가 있다. 

거실장에 대한 설명을 보면, 저자 마이클 크로우는 “빅터 윌킨스가 지플랜사의 스칸디나이바 라인을 위해 디자인한 거실장이다”며 “사선으로 깍은 목봉 작업과 우아하게 가공한 아치형 프레임 등은 이 거실장의 조각적 특징을 잘 나타낸다”고 밝혔다. 

DIY(Do It Yourself)가 유행인 요즘, 요리와 더불어 가구 만들기에 도전해보면 나뭇결이 주는 힐링을 받을 수 있다. 그 가구 위에 앉거나 사용하다보면 뿌듯함까지 더해질 것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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