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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평 134호 2021년 봄
역사비평 134호 2021년 봄
  • 교수신문
  • 승인 2021.03.1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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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제연구소 지음 | 역사비평사 | 508쪽

수용소, 식민주의, 인종주의
―배제와 격리에 관철되는 인종의 논리, 차별의 역사


이번호 특집 주제는 ‘수용소, 식민주의, 인종주의’다. 특집이 다루고 있는 수용소의 경험은 우리가 예상한 전형적인 장소가 아니다. 신지영은 제2차 세계대전 중의 조선인 포로감시원과 오카니와인 일본군의 사례를 통해 이면에 감춰진 수용과 식민주의의 역사를 드러내 보이고자 한다. 이 글은 “다른 누군가에게 폭력을 휘두르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구속 상태에서의 가해를 역사화하여 가해의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또 수용소의 경험이 그 이후의 삶마저 지배한 사람들의 사라진 기억을 되살리고 재구성하는 것도 또 다른 목적이다. 권혁태는 제2차 세계대전 중 강제로 수용된 미국계 일본인들 가운데 끝까지 미군 징병을 거부한 젊은이, 노노보이(nono boy)들을 다룬 존 오카다의 소설을 분석했다. 징병거부자들과 일본계 제대 군인들, 일본인 이주민 세대 간의 장벽, 일본인과 다른 아시아인들, 전쟁 이후에도 끝나지 않는 수용의 경험과 인종투쟁의 문제들을 2차대전과 이후의 미국 사회 속에서 다루고 있다. 영상 아카이브를 통해 새로운 역사 쓰기를 시도하는 사회학자 김한상은 세 개의 흥미로운 영상을 찾아 비교하고 분석했다. 첫째는 1943년 일본군이 인도네시아 자바의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연합군 포로들을 출연시켜 만든 선전영화이고, 두 번째는 1945년 이 선전영화 장면 다음에 출연 포로들이 각각의 장면들을 어떻게 강제로 찍었는지 증언하는 내용을 삽입하여 만든 반선전영화이며, 세 번째는 1987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두 영상을 기반으로 영화의 기획과 제작 과정을 추적하여 만든 다큐멘터리다. 첫째 영화는 조선인으로 귀국을 포기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신생국가의 영화 제작에 참여했던 허영이 감독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발전’은 더 이상 절대선이 아니다
―‘발전국가’와 ‘근대화’의 신화를 깨는 새로운 관점


대부분의 근대 역사학에서 발전은 필연이고 법칙이었다. 한국의 역사학과 사회과학도 이런 인식 틀에서 자유롭지 못하거니와, 최근 ‘발전’의 개념 자체를 상대화하고 문제 삼으려는 학문적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기획 ‘발전과 근대화의 역사: 새로운 시선과 관점’은 이런 문제제기의 연장선에서 나왔다. 김상현은 단일한 선형적 경로로서의 ‘발전’을 문제 삼기 시작한 비판발전학과 발전사의 문제의식과 전개 과정, 새로운 도전들을 정리하고 있다. 발전사에 대한 입문과 소개로 흠 잡을 데 없는 글이다. 조은주는 국가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비판하고 통치성의 관점에서 한국의 발전국가를 분석한다. 그는 발전국가의 통치성은 성별 역할규정과 분업화를 핵심 메커니즘으로 삼는다고 보았고, ‘근대적 주부’라는 발전국가에서의 새로운 주체화는 여성에게 자율성과 속박을 동시에 부여했다고 분석했다. 이상록은 1960년대 한국에서 개발과 발전이 어떻게 지식인들 사이에서 보편적 가치로 확장되고 정착하는지, 그 과정에서 민족주의가 어떤 역할을 했으며, 이 연대가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였다. 개발과 발전에 대한 역사학적 비판이 어떤 현실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하는 글이다.

‘공간’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
―현대 중국의 실체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


‘현대 중국의 공간과 이동’은 새로 시작하는 연재물이다. 본지 편집위원이기도 한 박철현은 현대 중국 사회의 형성을 물질과 사람의 이동과 차단, 그리고 공간적 구성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다시 보고자 한다. 단순히 지역 재편의 전략만이 아니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고 기대되는 기획이다. 사회주의 시기, 국가 주도의 ‘공간과 이동’이 창출한 현대 중국은 무엇이었을까. 이 연재는 물질과 사람의 ‘공간과 이동’이 현대 중국의 사회와 국민국가 건설을 이해하는 매우 중요한 키워드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국가 주도로 이뤄진 교통공정, 도시건설, 황무지 개간, 변경 개간, 정치운동 등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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