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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해저 케이블, 지진도 감지한다
구글 해저 케이블, 지진도 감지한다
  • 정민기
  • 승인 2021.03.10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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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갤러리
이미지=픽사베이

지난달 25일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이하 칼텍)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글의 해저케이블로 지진을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케이블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설치한 케이블을 새로운 목적으로 활용하는 획기적인 발상이다.

구글은 지난 3년 간 해저케이블 설치 사업을 진행해왔다. 2019년에는 칠레와 LA를 연결하는 케이블을 설치했고, 올해 2월에는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대서양을 건너 프랑스로 이어지는 케이블을 설치했다.

구글이 케이블 설치한 케이블은 단순히 데이터 전송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광케이블이다. 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특수 물질로 제작된 구글의 해저 케이블은 1초에 250테라바이트를 전송할 수 있다.

광케이블의 지진 탐지 가능성을 처음 알아본 사람은 칼텍의 종웬 잔 교수(지리물리학과)다. 잔 교수는 광케이블이 ‘편광’을 이용하는 점에 주목했다. 편광이란 특정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빛을 말한다. 쉽게 말해, 긴 밧줄을 두 사람이 나눠 들고 위 아래로만 흔들면 그 밧줄은 ‘위 아래로 편극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빛도 밧줄처럼 진동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데 이때 진동 방향이 특정 방향으로 고정되어 있는 빛을 편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광케이블로 데이터를 전송할 때 편광을 사용하면 한번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편광의 방향을 달리하면서 여러 데이터를 구분하면서 전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편광의 방향은 케이블에 충격이 가해질 때마다 조금씩 변한다. 해저 케이블이 설치된 심해는 유속이 매우 느리고 온도도 일정하기 때문에 편광 방향이 바뀌는 경우가 매우 드문데 대부분 지진이나 화산활동 때문에 생긴다. 잔 교수는 이 점을 착안해 광케이블로 해저 지진활동을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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