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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매체 책, 음악을 가르치다
시각매체 책, 음악을 가르치다
  • 정민기
  • 승인 2021.03.05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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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인터뷰_『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민은기 지음 | 강한 그림 | 사회평론
민은기 서울대 교수(작곡과/음대학장)는 서울대 음악대학 이론전공을 졸업하고 파리 소르본느 대학에서 프랑스 음악사 연구로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음악사와 관련하여 다수의 논문과 책을 냈다. 최근에는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저술 및 방송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정민기 기자

민은기 서울대 교수(작곡과·음대학장)

서울대 음악대학 이론전공을 졸업하고 파리 소르본느 대학에서 프랑스 음악사 연구로 음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현재까지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음악사와 관련하여 다수의 논문과 책을 냈다. 최근에는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저술 및 방송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음악을 책 속에 담는 여정
민은기 서울대 교수의 클래식 음악 입문서
26년 강의 노하우, 학생들 눈 반짝이는 이야기들

“사실 처음에는 출판사 제의를 거절했어요. 클래식 음악은 책만 읽고 입문할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왜냐면 책은 시각적인 매체인데 음악은 눈에 보이지 않잖아요. 그래서 거절했죠. 그런데 며칠 후에 출판사 관계자분이 다시 찾아오시더니 이 책을 읽고 싶다는 독자 40분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여주시더라고요. (웃음) 이 정도 열정이라면 보이지 않는 음악도 보이게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수락했어요.”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의 저자 민은기 서울대 교수(작곡과)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앞글자만 따서 『난처한 클래식 수업』으로 불리는 이 책은 시리즈 도서로 클래식 음악에 입문하는 비전공자들을 위한 책이다. 각 권마다 모차르트, 베토벤, 바하 등 걸출한 클래식 음악가의 작품과 삶을 다룬다.

민 교수는 출판사와 계약할 때 두 가지 조건을 걸었다고 말했다. 첫째는 “일단 1권만 써보고 가능성이 보이면 계속 연재를 하겠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주변부만 맴돌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클래식 음악에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핵심들도 다룰 것이다”였다. 다행히 1권의 반응이 좋았고 시리즈는 5권까지 출간됐다.

전문성과 대중성 모두 잡았다

시중에 나온 클래식 음악 관련 서적은 크게 두 종류로 양극화된다. 복잡한 화성학 이론부터 시작해 진도가 안 나가는 ‘전문서’와 음악가들의 인생과 가십만을 다룬 흥미 위주의 ‘대중서’로 말이다. 양극화 현상은 두 가지를 함의한다. 첫째, 청각 예술인 클래식을 시각 매체인 책 속에 담아내는 것이 그토록 어렵다는 점이다. 둘째, 만약 양극화된 두 영역을 화해시키는 책을 만든다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민 교수와 사회평론 출판사는 클래식 입문서 만들기에 도전했고, 성공했다. 이 책은 쉽게 읽히면서 핵심적인 음악 이론을 포기하지 않았다. 화성학부터 클래식 음악 형식까지 필수적인 이론은 빠짐없이 담겼다. 또한, 책 속에 있는 QR코드에 접속하면 전용 홈페이지로 이동하고 지면에서 다루는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 궁금증이 생길 경우에는 직접 댓글을 달아서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출판사 편집국에서 민 교수의 자문을 구해 빠르게 답변을 해준다.

정확하고 흥미로운 고급 정보가 한가득

이 책은 짜임새뿐만 아니라 내용도 알차다. 다른 교양서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새롭고 흥미로운 일화가 많다. 부족한 정보로 와전된 일화에 대한 최신 연구들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고급 정보도 많다. 평생을 베토벤과 쇼팽을 연주해온 음대 교수들도 책을 읽고 몰랐던 내용을 알게 됐다고 저자에게 연락을 할 정도다. 민 교수는 이렇게 흥미로운 자료들을 어떻게 선별했을까.

“일단 제가 음악사를 연구해왔기 때문에 정확한 최신 정보들을 많이 모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서울대에서 오랫동안 클래식 음악 교양 강의를 해온 것이 큰 도움이 됐죠. 수업 중에 학생들 눈빛이 반짝일 때가 있고 반대로 학생들이 졸 때도 있어요. 그 경험으로 비전공자들이 어떤 내용에 재밌는지 파악했어요.”

편집자 3명이 달라붙어 편집

책의 본문은 학생과 선생의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어서 쉽게 읽힌다.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학생이 한 번 더 질문을 던져서 추가 설명을 유도한다. 책을 만드는 과정이 어떠했길래 이토록 독자의 마음을 정확하게 파악했을까.

“먼저 편집자 3분을 앞에 두고 제가 쓴 원고를 가지고 강의를 해요. (웃음) 그걸 녹취를 하고 녹취를 글로 풀어내죠. 그 다음 추가할 내용과 뺄 내용을 선별해요. 이 과정을 두 세 번 반복하면서 책을 완성해나갑니다.”

책 한권을 만드는데 편집자가 세 명이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만큼 출판사가 시리즈를 만드는데 공을 들였다는 것이다. 책을 펼치면 그 노력의 흔적이 곳곳에서 뭍어있다. 앞으로 근 30년간 한국에서 이 책을 넘어서는 클래식 입문서는 나오기 힘들 것이다. 보이지 않는 음악을 보이게 만드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민 교수는 지난해부터 서울대 음대 학장을 맡으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그 중 하나가 최근 결실을 맺었다. 서울대 음대 교수들의 1대1 레슨과정을 영상에 담은 서울대 음대 레슨노트(링크)다. 네이버와 EBS 산합협력으로 추진된 이 프로젝트는 세련된 편집으로 실제 레슨보다 더 생동감 넘치게 영상에 담겼다. 음악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고급스러운 영상미를 자랑한다.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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