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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이론
국제정치이론
  • 교수신문
  • 승인 2021.03.0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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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원 외 5명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441쪽

국제정치는 사람들이 사는 넓은 세상에 관한
즉 세상의 민족, 사회, 국가, 비국가조직 들 간의 관계
그리고 그들 간에 벌어지는 일련의 투쟁, 타협, 협력이다.

『국제정치이론』은 현재 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국제정치이론에 관한 대학 교과서들을 네 가지 점에서 수정ㆍ보완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다.


첫째, 새로운 이론과 논쟁을 담고 있다. ‘복잡계이론’ ‘안보화이론’ ‘탈식민주의’나 ‘페미니즘 국제관계이론’ 등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그러나 주류 이론이 보여주지 못하는 국제정치의 현실을 조명해주는 대안적 시각이다.


둘째, 주류 이론들을 사용자 친화적으로 조리 있게 정리하였고, 나아가 국제정치학의 현주소를 찾는다는 의미에서 주요 이론가들 간의 논쟁을 업데이트하였다.


셋째, 독자들이 국제정치를 폭넓고 깊이 있게 분석하는 “식견 있는 이론적 소비자”가 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시간의 심판’을 이겨낸 국제관계학의 고전에 대한 강독을 포함하였다.


넷째, 독서가 단순한 암기나 평면적인 이해에 머무르지 않게 하기 위해 이론이란 무엇이고, 어디다 쓰는 것인가에 대해 토론, 그리고 이론에 관한 이론이라 할 수 있는 메타이론에 대한 개설(槪說)을 담았다.

“국제정치이론이란 무엇인가”(박건영)에서는 국제정치가 무엇인지, 이론이 무엇인지, 그리고 국제정치이론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이 장에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국제정치이론을 소비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빠트리지 않는다. 첫째, 이론에 스며들어 있는 특정 가치관이 세상에 대한 실체적 이해를 방해하지 않도록 이론과 거리를 두고 속내를 간파해야 한다. 즉 비판적 분별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 유사한 맥락에서, 우리는 국제정치이론을 주체적인 관점에서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우리가 국제정치이론을 타율적으로,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되면 범하게 되는 오류와 실수 또한 지적한다. 첫째, 발상의 자율성이 저해될 수 있다. 둘째, 국제정치이론을 토착적 조건과 상관없이 보편성이라는 전제 하에 적용할 때, 특히 그것이 국가정책화될 경우 중대한 국가적 불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 세 번째 측면은 정책결정자들에게 더 해당되는 문제로서, 이른바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제정치학의 고전에 대한 이해”(박건영)에서는 국제정치학의 철학적 태두 또는 기원으로 평가되는 고전적 저작 중 현실주의적인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와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자유주의적인 임마누엘 칸트의 『영구평화론』, 그리고 마르크스-레닌주의적인 블라디미르 레닌의 『제국주의론』을 독자들과 강독하면서 현대의 정치지도자·전략가·학자·국제학도 들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소비하는 국제관계학적 지식의 기원이 어디에서 발원하였는지, 그리고 그러한 지식의 기원은 어떤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사상적 맥락에서 생산 또는 형성되었는지를 토론한다.


“국제정치학의 메타이론: 존재론과 인식론”(은용수)에서는 국제정치학에서의 존재론과 인식론을 포괄하는 메타이론에 대한 설명과 관련 논쟁을 소개한다. 우선 메타이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둘러싼 논쟁은 어떤 유용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상술한다. 즉 메타이론적 논쟁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논의하면서 그것을 “중단” 내지는 “우회”하려는 주류의 입장과는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뒤이어 메타이론적 논쟁이 현대국제정치학에서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소개한다. 논쟁의 긴 역사에서 발생한 수많은 입장과 시각을 단순히 나열하기보다는 현실주의, 자유주의 등 현대국제정치학의 대표적인 거시이론들이 기반을 두고 있는 메타이론인 실증주의와 그것의 대안적 입장들을 자세히 알아보고 이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학술적 이득이 무엇인지를 밝힌다.


“세력균형이론과 세력전이이론”(정성철)에서는 대표적인 현실주의 국제정치이론인 세력균형이론과 세력전이이론을 설명한다. 세력균형이론과 세력전이이론은 국가 간 전쟁과 평화를 권력정치(power politics)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주권국가를 통제하는 상위 권력체가 없는 상태에서 국가는 생존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반복한다. 하지만 국가가 전쟁을 피하지 못하고 충돌하는 경우가 있는데 두 이론은 그 근본 원인을 각각 세력불균형과 세력전이에서 찾는다. 국력 측정의 어려움과 권력 이외 변수의 영향이라는 문제가 존재하지만, 두 이론은 국제분쟁과 협력을 설명하는 기능을 오랫동안 수행하였다. 저자는 향후 한반도의 역사적 경험과 다른 지역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면밀하고 체계적 연구는 세력균형이론과 세력전이이론의 시험대이자 두 이론의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두 현실주의 이론은 권력정치 현상을 설명하지만, 동시에 권력정치 현상이 현실주의자에 의하여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동맹이론”(신욱희). 동맹에 대한 논의가 학문적, 실천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이에 대한 이론적 검토와 우리의 현실에 대한 적용 사례의 작업은 실제적으로 그리 많지 않다. 이 글은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동맹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정리해 보고, 이론의 보편적 내용에 대한 보완적 검토를 수행한다. 먼저 동맹의 형성과 전환에 대한 보편적인 논의를 다룬다. 즉 동맹의 목적과 자조(self-help)와의 관계를 안보론과 연관해서 살펴보고, 세력균형론, 세력전이론, 위협균형론과 같은 국제정치이론에서 나타나는 동맹 형성에 대한 주장들을 검토한다. 그리고 동맹의 강화 내지는 약화, 그리고 동맹과 적수 사이의 전환에 대한 논의들을 고찰한다. 다음으로 스나이더가 제시하는 ‘동맹 딜레마’와 같은 동맹게임의 내용을 보완적으로 다루고, 권력분포의 차이가 현저한 비대칭적 동맹을 검토한다.


“국제정치의 거시적 이해와 시스템이론”(민병원). 21세기는 많은 국제정치학자들에게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운 대상으로 다가왔다. 9·11 테러의 충격은 공산권의 붕괴 이상으로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결정타를 날렸고, 세계는 아직까지도 그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환경문제나 인권문제, 난민문제, 내전과 경제위기 등 숱한 이슈들은 말할 것도 없고,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은 국제사회가 제대로 대응하기는커녕 기존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충격을 가하고있다. 갈수록 열악해지는 국제정치의 환경에서 우리는 도대체 어떤 문제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기존의 국제정치이론은 왜 이러한 문제들을 명쾌하게 설명하거나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일까? 시스템이론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새로운 성찰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국제정치이론에 대하여 인식론적이면서 존재론적인 성찰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 이 장의 목표이다.


“상호의존론과 민주평화론”(정성철)은 대표적인 자유주의 국제정치이론인 상호의존론과 민주평화론에 대한 설명이다. 상호의존론과 민주평화론은 무정부 상태에서 발생하는 국제협력을 설명하는 대표적 이론이다. 국가가 경제적 이익과 민주주의의 공유를 통해 불신을 넘어 협력을 지속하며 생존과 번영을 도모하는 자유주의 국제정치관을 보여준다. 상호의존론에서 국가가 어떠한 경제체제를 갖추고 얼마나 세계경제에 편입되었는지를 주목했다면, 민주평화론은 국가가 어떠한 정치 제도와 이념을 채택하였는지를 통해 평화지대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자유주의 국제정치이론의 영향 속에 국가의 특성에 주목하여 국제 협력과 갈등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늘어났다. 이러한 연구들은 구성주의와 외교정책연구가 주목한 이념과 인식, 문화와 종교 등의 변수를 자유주의 국제정치학의 범주에 적극적으로 포함시키면서 포괄적인 이론발전을 꾀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외교정책결정과정론”(박건영). 외교정책결정과정론은 합리적 선택론을 넘어서서 또는 그것과 함께 국가의 외교정책 행위에 대해 보다 완전하고 심도 있는 설명이나 이해를 가능케 주는 대안적 분석 도구이다. 1960년대 이후 다양한 수준에서 외교정책결정과정을 조명하는 이론들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이들 이론이 기존의 패러다임이 간과하는 바를 드러내준다는 사실이 전자가 후자를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즉 두 시각이 상충적이라기보다는 상보적이라는 뜻이다. 지배적 패러다임인 합리적 선택론과 대안적인 외교정책결정과정론의 관계는 형광등과 손전등 사이의 관계로 은유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형광등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 우리는 이러한 ‘손전등들’을 많이 동원하면 할수록 ‘사각지대’ 없이 장소의 면면을 정확하고 포괄적으로 관찰할 수 있고, 전체적 그림을 타당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장에서는 이론적 형광등과 손전등들이 국제정치 현상이나 국가의 외교정책적 행태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어떻게 증진시켜주는지 살펴본다.


“구성주의”(신욱희)에서는 1980년대 후반에 등장해 신현실주의, 신자유주의와 함께 주류이론의 세 기둥으로 묘사, 다른 한편으로 주류이론과 비판이론을 연결시킬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 구성주의에 대해 고찰하였다. 가장 중요한 구성주의 국제정치이론가라고 할 수 있는 웬트 등 주요 학자들의 핵심적인 저작을 중심으로 서술한다. 이론의 핵심 주제인 주체와 구조, 관념적 변수, 그리고 권력과 실천의 문제에 대한 논의와 구성주의 이론에 대한 평가, 경험적 사례에의 적용, 그리고 이론적 연구의 확장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다.


“비판적 국제정치이론: 비판이론과 탈식민주의”(은용수)에서는 국제정치학에서 ‘대안적’ 시각으로 알려진 ‘비판적’ 이론들을 소개한다. ‘대안적’이고 ‘비판적’이라는 용어에 잘 부합되는 국제정치학이론인 비판이론과 탈식민주의를 중점에 두고 논의를 진행한다. 저자는 비판이론과 탈식민주의를 통해 주류의 이론들로는 인지하기 어렵거나 당연시되는 사안들을 문제로 인식할 수 있게 되고, 새롭고 대안적 접근과 사고가 가능해지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페미니즘 국제정치이론”(황영주)은 페미니즘의 가장 대표적인 주장 중 하나인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the personal is political)”이라는 구호를 빌려 여성의 (개인적)경험과 이해가 국제정치(이론)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밝히는 것에 목적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 국제정치는 페미니즘과 큰 관련성이 없어 보이지만, 많은 페미니즘 국제정치학자들은 여성의 눈 또는 젠더에 민감한 관점을 통해서 국제정치의 이론과 현실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가 및 국제정치 구조 속에 숨어 있는 여성의 삶을 조사하면서 차별적 구조를 밝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 차별적 국제정치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에 대하여 자세하게 정리한다. 이러한 작업을 다르게 표현하면 “젠더에 민감한 관점을 채용하면 지금의 국제정치의 이론과 현실이 얼마나 달리 보일까”라는 의문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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