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半대면 환경의 딜레마를 넘어서
半대면 환경의 딜레마를 넘어서
  • 교수신문
  • 승인 2021.03.0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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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발이_ 신희선 숙명여대 교수(기초교양대학)

온라인 수업, 대면수업보다 일방적
개개인별로 구체적 피드백 제공해야

“신희선 교수님 아니세요?” 한 학생이 반갑게 뛰어와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방학이라 적막한 캠퍼스에, 마스크로 반쯤 가려진 학생의 얼굴을 쉽게 알아보기 어려웠다. “글쓰기 수업을 들었던 다은이에요~”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니 지난 2학기 온라인 수업에서 만난 20학번 새내기였다. 실제로는 처음 만난 다은이와 지난 1년의 대학생활 얘기를 잠시 나누면서, 반대면(半對面)이었기에 그나마 학생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는 다행스런 생각이 들었다.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으로 수업을 진행했기에 LMS에 수업 자료를 올리고 ZOOM을 연동시켜 매주 학생들을 만났다. 덕분에 학생들의 얼굴을 기억할 수 있었다. 2021년 1학기도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다시 온라인으로 시작되다 보니 여러 생각이 든다. 

교과의 성격에 따라 온라인 수업 방식은 다양할 수 있겠다. <비판적 사고와 토론>, <융합적 사고와 글쓰기> 수업의 경우 학생들의 사고력과 의사소통능력을 키워주려는 목적을 갖고 있어, 녹화한 강의 영상으로 수업을 대신하는 것은 교육 효과가 적다고 판단하였다. 하여 학생들이 번거롭게 여기더라도 웹캠을 켜고 만나는 실시간 수업 방식을 선택하였다. LMS에 올린 자료와 학습 질문에 대한 생각을 ZOOM에서 발표하고 조원들과 토의하며 상호 피드백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운영하였다. ‘비디오 켜기’를 원칙으로 정했기에 서로의 얼굴을 보며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대면 수업에는 미칠 수 없지만, 반대면(半對面)을 통해 학생들과 교류의 접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오프라인 교육 현장이라면 자연스레 이루어졌을 상호작용과 정서적 교감이 온라인 공간에서도 가능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비대면 상황이 지속되면서 ZOOM에 대한 피로도가 쌓였다. 지난 겨울방학은 계절학기와 온라인 회의로 ‘1일 1줌(ZOOM)’ 이라고 할 정도로 반대면(半對面)이 일상이었다.  ‘5인 이상 집합금지’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모이기가 여의치 않다보니, 학회 활동, 콜로키움, 프로젝트 회의 등이 거의 ZOOM으로 진행되었다. 다들 모일 수 있는 가능한 시간을 찾다 보니 늦은 밤에도 온라인에서 만나는 일이 늘어났다. 물리적 거리와 관계없이 바로 얼굴을 보며 소통할 수 있는 점은 좋았지만, 시선을 모니터에 고정하다 보니 피로감이 상당하였다.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콘텍스트를 파악하는 것이나 즉각적인 반응을 주고받는 것에 한계가 있어 반대면(半對面) 환경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런 경험으로 인해, 학생들이 ZOOM 수업을 연속해서 듣는 것이 많이 힘들겠구나 싶은 생각에 고민이 깊어졌다. 

당분간 지속될 온라인 수업에 대비해 스스로를 재정비하는 요즈음이다. ZOOM을 켜고 모니터 앞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반대면(半對面)이라고 해도 대면 수업보다 일방적일 수밖에 없고, 더구나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간의 교류에는 한계가 많다. 개인간의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는 경험의 부재로 비대면 상황의 일상화는 학생들의 고립화, 단절화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학생들이 서로에게 배우며 정서적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하게 온라인 수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교수자가 수업을 지배하지 않고 학생 개개인별로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해 대학공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학습 분위기를 잘 만들어야 한다.  

겨울 계절학기 수업이 모두 끝나고 20학번 새내기가 감사의 문자를 보내왔다. “짧은 기간 제가 정말 많이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하늘을 치솟습니다! 하핫^^” 자신의 마음을 이모티콘과 느낌표를 동원하며 전달한 문자를 보며, 반대면(半對面) 방식으로 협동학습을 운영했던 보람을 느꼈다. 올해 입학한 21학번 대부분도 일부 수업을 제외하고는 20학번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만 한다.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는 ‘왜’ 그것이 중요한지 인식하는데서 시작된다. 교양필수 수업에 반대면(半對面) 방식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학습동기를 부여하며 즐겁게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을 해 본다. 반대면(半對面)의 딜레마를 넘어, 봄 학기에도 학생과 함께 성장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 시간을 만들어가고 싶기 때문이다. 

신희선 교수
신희선 교수

 

 

 

 

 

 

 

신희선 숙명여대 기초교양대학 교수,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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