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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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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신문
  • 승인 2021.03.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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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싱클레어 지음 | 송예슬 옮김 | 장 드 보쉐르 그림 | 만복당 | 344쪽

 

 

이 책은 20세기 초 영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소설가 메이 싱클레어의 초자연적인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이다. 메이 싱클레어는 전통적인 유령 이야기에 정신분석과 철학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녹여내어 독자에게 흥미롭고 매혹적인 단편들을 선보인다. 벨기에의 화가 장 드 보쉐르의 삽화가 수록되어 이야기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남편의 진심을 알지 못했기에 죽어버린 아내의 이야기를 다룬 ‘징표’, 아내와 사별하고 재혼한 남자에게 일어나는 일을 다룬 ‘증거의 본질’, 살인을 저지르고 완전 범죄를 꿈꾸는 어느 고용인의 이야기 ‘희생자’, 어느 철학자가 본 천국의 풍광을 다룬 ‘절대적 세계의 발견’ 등 총 일곱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만복당 출판사는 메이 싱클레어의 『기이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포코아포코’라는 문학 작품 시리즈를 선보인다. ‘포코아포코(poco a poco)’는 ’조금씩, 서서히‘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로, 만복당은 독자들의 마음을 서서히 움직일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령 이야기와 모더니즘의 결합

철학, 정신분석, 초자연적 현상이 합쳐진

일곱 편의 흥미진진한 단편집!

 

이 책에서 메이 싱클레어는 전통적인 유령 이야기에 정신분석과 철학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녹여내어 독자에게 흥미롭고 매혹적인 단편들을 선보인다. 벨기에의 화가 장 드 보쉐르의 삽화가 수록되어 이야기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보쉐르는 오브리 비어즐리의 영향을 받아 아르누보 스타일을 선보인 벨기에의 유명한 화가이자 작가로, 오컬트에 관심이 많았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후 런던으로 건너가 20-30년대에 수많은 책의 삽화를 담당했다.

메이 싱클레어는 정신분석과 철학에 관심이 많았고, 열성적인 서프러제트로서 여성 참정권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글을 쓰며 유명 작가가 되었다. 20세기 초에 널리 알려졌던 메이 싱클레어의 명성은 현재 거의 사라졌다. 그가 창조해낸 기이하고 아름다운 일곱 편의 이야기를 통해 메이 싱클레어의 이름이 다시금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죽은 자가 나타나 산 자에게 공포를 안겨줄 거라는 유령 소설에 관한 통념과 달리 싱클레어의 작품에선 산 자가 죽은 자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거나, 죽은 자가 나타나 용서할 수 없는 자를 용서하기도 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이야기와 유령들은 결코 무섭다고 할 순 없지만 작품을 끝까지 읽고 나면 어딘가 으스스해지거나 묘한 느낌을 자아내는데 이는 싱클레어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솜씨와 섬세한 묘사에 있다. 싱클레어의 단편에서는 '가정에 대한 공포'라는 주제가 반복해서 나타나지만, 다양한 아이디어와 결합하고 변주하며 확실하게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메이 싱클레어의 작품을 편집하고 소개한 폴 마치 러셀은 싱클레어의 작품을 이르러 “유령 소설의 발전에 있어 중요한 작가”라고 말했으며, “철학, 정신분석, 신비주의, 초자연적 주제 사이에서 ‘새로움’과 ‘현대성’을 추구하는 가장 지적인 작가 중의 한 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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