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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직업은 과학자입니다
제 직업은 과학자입니다
  • 교수신문
  • 승인 2021.02.2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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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현상 또는 물질에 대해서 실험하고 조사하면서 진리를 확인하는 과정을 연구라고 한다.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을 과학자라고 하는데, 선뜻 "나의 직업은 과학자입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대신 “저는 박사후 연구원입니다” 또는 “저는 교수입니다” 또는 “저는 어떤 연구소에 다니고 있습니다”라는 말이 더 자주 쓰인다. 과학자라는 직업은 오히려 초등학생 때 장래희망을 적을 때 많이 쓰인다.

나도 어떤 일을 하냐는 질문에 보통 대학원생이라고 답하는 편이다. 그런데 나는 내가 과학자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방송사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사람이 아나운서인 것처럼, 연구실로 출퇴근하면서 자신의 연구 주제를 탐구하는 사람은 전부 과학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학자라는 명칭은 왜 잘 쓰이지 못하는 걸까?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과학자 이름 하나만 대보라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는데, 교수님 이름 하나만 대보라는 질문에는 대답이 술술 나오는 것 역시 이상하다. 이공계 교수님들은 모두 과학자인데, 왜 그분들을 과학자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할까? 과학자에 대한 인식이 잘 되어있지 않기 때문일까? 

대학원에 진학할 때의 다짐

지난 1년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많은 이목이 집중됐다. 과학자들에게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고 있는지를 다룬 외신칼럼을 읽었는데, 그 칼럼을 읽으면서 조금의 반성이 있었다. 코로나19 백신 뿐만 아니라 수소차 역시 모두 과학자들이 개발했다는 사실을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것들이 과학자의 연구실에서 나온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내가 대학원을 진학할 때 다짐했던 목표가 떠올랐다. 학부 마지막 학기에 나는 유전공학기법으로 인간 인슐린을 생산하게 된 제넨텍의 과학자 허버트 보이어의 일화를 알게되었고, 나도 그처럼 유용한 신약을 개발하는 과학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암 세포의 대사시스템을 억제하는 항암제 개발을 연구 중이다. 

끝없는 공부와 연구

대학원을 다니면서 과학자가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다. 연구 분야의 최신 논문들을 주기적으로 읽으면서 학계의 새로운 이론 또는 실험기법들을 계속 공부해야만 했다. 그리고 나의 연구 주제에 대한 성실한 실험을 통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그들을 해석하는 일들은 많은 시간과 생각이 필요했다. 실험에 실패했다면 새로운 조건으로 재수행했어야 했고, 데이터가 가설과 맞지 않으면 가설부터 수정해야 했다. 특히 암 세포의 대사시스템에 대한 실험기법들이 다양해지고 있어서 뒤처지지 않도록 그러한 기법들을 계속 공부해야만 한다. 과학자가 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몸소 체험하는 중이다.

나는 훗날 훌륭한 과학자가 되어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여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에 일조하고 싶다. 화려한 기술로 팀을 우승에 이끄는 운동선수처럼, 혁신신약을 개발해 질병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 아직 나의 직업이 과학자라고 하기에는 공부할 것도 많고 연구해야 할 것도 많지만 언젠가 ‘나의 직업은 과학자입니다’라고 이야기할 때까지 부끄럽지 않게 준비해나가겠다.

성열승
성열승

연세대 약학과 석박사통합과정 5학기에 재학중이며 '암대사실험실'에서 암세포에서의 특이적인 글루타민 대사체계와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아시아약학연맹학술대회에서 최우수발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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