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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큼 자고 일어나야 상쾌하세요
얼마만큼 자고 일어나야 상쾌하세요
  • 이은혜 기자
  • 승인 2004.06.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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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기획-교수와 잠

[편집자주] '아침형 인간'때문에 때아닌 논쟁이 붙고 있다. 하지만 일찍 일어나든 늦게까지 자든 이런 '양적'인 논의는 잠의 '질'에 대한 논의로 옮아와야 맞는 것이다. 우리 시대 교수들은 잠에 대해서 어떤 생각과 습관을 지니고 있을까. 강의와 연구, 사회활동 사이에서 잠의 공간은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를 몇몇 교수들의 사례를 통해서 엿보고, 수면부족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와 올바른 수면습관에 대한 전문가들의 충고도 들어봤다.

>>유형별로 본 교수들의 수면습관

지식인과 잠은 어떤 관계일까. 교수들은 강의가 없는 날 늦잠을 잘까, 아니면 바쁜 연구활동 때문에 잠잘 시간조차 없을까. 발명의 왕 에디슨은 잠을 필요악으로 여겨 3시간밖에 자지 않았다. 반면 아인슈타인은 10시간을 자지 않고선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우리시대 교수들의 잠자리를 들여다봤더니 마찬가지다. 저마다의 수면습관이 있다. 이를 네 가지 유형으로 살펴봤다.

▲유형1_잠은 필요악이다 '바쁘다 형'

바쁜 연구활동, 저술작업, 세미나 모임 등이 중요해 잠은 최소화한다. 이들에게 잠은 어쩌면 필요악에 불과할 따름이다. 심광현 한예종 교수(미학)의 하루 평균 수면량은 5시간. 늘상 피곤해서인지 자리에 눕자마자 2분 내에 잠들며, 아침엔 알람시계 없이 못 일어난다. 수면량이 적은 탓인지, 자고나도 몸이 찌뿌듯하다. 가끔 회의나 세미나 시간에 졸립기도 하고, 졸음운전을 하기도 해 갓길에 차를 세워놓고 5분 수면을 취한다. 하지만 심 교수는 “잠잘 시간이 없다”라고 말한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정치학)도 하루 5시간 잔다. 주말도 마찬가지. 사실 박 교수는 지난 10년간 일주일에 이틀은 연구실에서 3~4시간 잤고, 퇴근시간은 보통 새벽 2시였다. 물론 피로감이 남아있는데, 앞으로 10년간 저술계획이 있어 어쩔 수 없다. 주로 세미나를 제외하곤 일상적인 약속을 최소화하고 있다.

한인희 대진대 교수(지역학)의 평균 5시간 30분 잔다. 그래도 자고 일어나면 피곤한 건 마찬가지. 하지만 낮잠을 자는 습관도 없고, 잘 시간도 없다. 가끔 피곤해서 눈이 아프고 신경이 예민해지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외부와의 약속은 가급적 줄이려 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잠’보다 연구나 여타활동을 우선순위에 둔다는 것. 즉 바쁜 일이 생기면 잠잘 시간을 쪼갠다. 피곤하지만 “잠잘 시간이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유형2_잠은 보약이다 '알뜰 형'

이와는 반대로 잠을 보약으로 여기는 교수들이 있다. 아무리 바빠도 잠은 자야 한다. 그것도 최소한 7~8시간. 잠이 모자라면 문 걸어놓고 반드시 낮잠으로 보충한다. 강내희 중앙대 교수(영문학)가 그렇다. 무엇보다 잠을 챙긴다. 주말 뿐 아니라 평일에도 꼬박 7시간은 잔다. 바쁜 일정이 생겨 잠이 조금이라도 줄면 낮잠을 꼭 잔다. 항상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을 취해서인지 자고 일어나면 상쾌한 기분이다.
박주석 명지대 교수(사진사)도 마찬가지 케이스. 주중엔 7시간, 주말엔 좀 더 많이 잔다. 잠 안자고 연구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적절한 수면을 취해야만 연구도 가능하다. 간혹 술약속 때문에 잠을 많이 못자면 꼭 낮잠을 잔다. 나이 들어가면서부터는 더욱 몸을 챙긴다.  

전태국 강원대 교수(사회학)도 푹 자둬야만 활동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 평일에 7시간정도 자고 비타민 c 하나 먹으면 피로가 쫙 풀린다. 물론 주간에 졸림증 같은 것은 없다. 

▲유형3_상황에 따른다 '들쑥날쑥형'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수면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원고마감에 쫓기거나 프로젝트라도 맡는다면 이는 불가능하다. 몸을 망쳐도 어쩔 수 없다. 들쑥날쑥 잘 수밖에. 김용규 부산대 교수(영문학)가 그런 경우다. 평균 수면량은 6시간이지만, 원고가 밀리면 4~5시간도 잤다가 한가한 날은 좀 더 잔다. 그래도 항상 피곤함을 느낀다. 강사시절엔 매일 낮잠이라도 잤지만, 교수가 되고 나니 전화가 많이 와서 낮잠도 못자게 됐다. 얼마 전에는 연구프로젝트며 지방혁신사업 등에 참여했다가 밤샘을 수없이 해 몸이 많이 상했다. 피곤해서인지 눕자마자 곯아떨어진다고 한다.

송희복 진주교대 교수(국문학)도 마찬가지 경우. 하루 평균 7시간 정도 자지만, 들쑥날쑥이 문제다. 원고가 밀리면 4시간도 잤다가 좀 여유로워지면 9시간도 잔다. 그렇다고 잠이 부족한 날 낮잠을 자는 것도 아니다. 자고 싶어도 연구실에선 잠이 잘 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은 총 수면시간은 규칙적으로 자는 이들과 비슷한데, 그들에 비해 피곤한 날이 많다는 것이다. 
 
▲유형4_선천적으로 잠이 없다 '종달새 형'

선천적으로 종달새 형이라 이른 새벽에 눈을 번쩍 뜨지만 운 좋게 조금만 자도 전혀 피곤이 없는 이들도 있다. 김원중 건양대 교수(중문학)는 전형적인 케이스다. 김 교수는 저녁 10시면 잠이 든다. 기상시간은 새벽 2시로, 평균 수면시간은 4시간. 이때부터 집필활동을 시작한다. 낮엔 연구실에서 10분짜리 쪽잠을 두 번 잔다. 김 교수가 새벽형 인간이 된 건 고등학교 때 우연히 절에 갔다가 스님이 “만물이 돋아나는 시간인 새벽 3시 전에는 일어나야 그 정기를 받을 수 있다”라고 말하면서부터. 김 교수는 그때부터 어김없이 새벽 3시전에 일어났다.

김 교수는 선천적으로 잠이 없는 체질이다. 네 시간만 자면 충분하다. 물론 주말에도 이런 패턴은 그대로 유지된다. “질적인 잠을 자기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누우면 곧바로 잠들고, 항상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는 것. 물론 주간에 졸립다거나 피로한 적은 거의 없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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