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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약속 신뢰 어려워”···35년 전 바이든이 전두환에게 보낸 편지
“전두환 약속 신뢰 어려워”···35년 전 바이든이 전두환에게 보낸 편지
  • 하혜린
  • 승인 2021.01.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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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김대중도서관, 바이든 美대통령의 한국 민주화 지원 활동 관련 사료 최초 공개
전두환 전 대통령 및 슐츠 美 국무장관에게 보낸 편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86년 2월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사진)가 공개됐다. 1987년 11월 슐츠 미국 국무장관에게 보낸 편지도 최초 공개했다. 전두환 정권의 태도 전환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관장 한석희)이 공개한 편지에는 바이든 당시 상원위원이 한국의 신민당과 민주화추진협의회(이하 민추협)를 탄압하는 전두환 정권을 비판하고 있다. 

신민당과 민추협은 2.12 총선 1주년이 되는 1986년 2월 12일부터 직선제 개헌 서명 1천만 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전두환 정권은 2월 13일 신민당사와 민추협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개헌 서명운동을 탄압하기 시작했다.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바이든 당시 상원위원은 존 케리 등 동료 상원위원 7명과 당시 평화적으로 이뤄지는 서명운동을 전두환 정권이 탄압하는 것에 대해 합리적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또한 전두환 정권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면서 김대중, 김영삼 등 한국 민주화 지도자를 탄압하는 것을 볼 때 민주화 이행에 대한 전두환 정권의 약속을 신뢰하기 힘들다며 지적하고 있다. 

조 바이든 당시 상원위원은 미국의 상원위원 30명과 함께 슐츠 미국 국무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전두환 정권이 양심수로 불리는 정치범을 전면적으로 석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한국은 6월 항쟁 이후 민주화 조치가 진행되고 있었으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양심수 문제였다. 

김대중도서관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2차 미국 망명 시기(1982년 12월~1985년 2월)부터 친분을 쌓기 시작했으며 1984년경부터 한국 민주화를 포함한 한미관계에 관한 상호 이해를 넓혀갔다”라고 전했다. 

또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한 미국 주요 정치인들이 한국 민주화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게 된 것은 김대중이 망명 시기에 조직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며 “이번에 공개한 편지 역시 한국인권문제연구소 자료에서 확보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혜린 기자 hhr21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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