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5:50 (금)
미투가 있다/잇다
미투가 있다/잇다
  • 교수신문
  • 승인 2021.01.15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미경 외 6명 지음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288쪽

 

우리 삶의 다양한 젠더 이슈를 통해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미투운동의 의미를 되짚어보다.

이 책은 대중들이 성폭력과 관련하여 마주하게 되는 문제점이나 과제들을 법에서부터 문화와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논의하고 있는 연구서이다.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에서 열렸던 미투운동 월례 포럼과 『여성학논집』에서 논의되었던 내용들을 토대로 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활동가에서부터 페미니스트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젊은 교수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필자들이 함께 논의하고 집필함으로써 현장 활동가와 학계 연구진 사이의 협력과 연대를 보여주고 있다. 한 사회의 성폭력 문제는 그 사회의 문화 및 제도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성폭력에 관해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최근의 사회 양상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법, 정책, 문화, 철학, 미디어, 여성운동 등 여러 분야에서의 복합적 연구와 분석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미투운동이 우리 사회의 성과 성폭력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반성폭력운동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미투운동은 그러한 반성폭력운동의 연장이면서 좀 더 변화하고 발전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미투운동과 이전의 반성폭력운동의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대중적인 지지의 확산이다. 그러나 많은 소송 사례들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대중적인 지지가 반성폭력운동에 어떠한 실질적 성과를 가져올지, 그러한 지지가 법체계의 변화로 제대로 이어질지는 아직 지켜보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투운동에 대한 반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 책은 매우 시의적절한 관찰을 보여주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필자들은 반세기 동안 축적된 여성학 연구 방법으로 성폭력 문제에 접근하고 있으며, 객관성으로 포장된 남성중심적 시각에 도전하기 위해, 그리고 성폭력을 범죄화하는 데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기 위해 여성들의 경험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인다. 이 책의 절반이 성폭력을 범죄화하는 요건을 둘러싼 법적인 문제들에 집중하고 있다면, 나머지 절반은 성폭력의 문제가 각 사회의 성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국 사회의 성문화와 남성성이 구성되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학계와 운동 현장뿐만 아니라, 법정과 교실, 온라인 공간까지 넘나드는 이 책의 논의들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성폭력 문제와 반성폭력운동을 광범위하고도 체계적으로 다룸으로써 우리 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