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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으로 가는 길
믿음으로 가는 길
  • 교수신문
  • 승인 2021.01.1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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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일 지음 | 독립문 | 280쪽

 

세상에는 역사에 기록되지 못하는 무수한 이름이 있고, 그 이름 중에는 일평생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산 개인들도 있다. 그런데 다행히 최근에는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글쓰기와 출판이 편리하고 자유로워져서 그러한 개인의 삶이 책 형태로 상세히 기록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대한약리학회 회장을 역임한 고신대 의과대학 강구일 명예교수는 약 10년간의 자료 수집과 기록을 바탕으로, 자신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은혜로운 삶으로 인도한 강분랑 전도사의 일생을 소설 형식의 평전으로 엮어냈다. 저자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자신의 고모이기도 한 강분랑 전도사에 대한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온전히 담아냈다. 이 책은 백세를 눈앞에 둔 성실하고 독실한 하나님 심부름꾼에게 바치는 헌정서이기도 하다.

그녀는 예수를 믿어 6·25 전쟁터에서 살아남았고, 예수를 믿음으로써 영적·정신적 자유를 누리는 삶을 살면서 초야에 묻혀 있는 한 가족을 일으키고, 불굴의 의지를 불사르며 수많은 영혼을 구원하며 살아왔다. 이 기록은 비록 한 개인의 삶을 다룬 것이지만 변혁기에 있었던 동북아시아 역사의 한 줄기다. 백 배의 결실을 거두며 살 수 있는 길이 있다는 말을 듣고 그 길을 가기 위하여 기독교에 입문한 그녀는 갖은 고생을 하면서 성경 공부를 하고, 작은 교회에서 전도사로 일하면서 야간에 신학을 공부한 후 평생 동안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돌보는 전도자의 삶을 살았다. 그뿐 아니라 아이를 입양하여 훌륭하게 키웠으며, 농사를 지어 9남매를 공부시키느라 허둥대는 오빠를 도와 조카들의 공부를 뒷바라지하면서 인재를 기르는 데 열정을 쏟아부었다. 친척뿐 아니라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믿음을 심어 주며 인재를 기르는 데 온 정성을 다하여 수백 명의 인재를 길러냈다.
-「프롤로그」(18쪽)

분랑 고모님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가정에서 태어나 믿음을 가지는 용기 있는 삶을 시작하여 갖은 고생을 하면서 진리를 배우는 데 열정을 다하셨다. 평생 자신보다 남을 위하는 하나님의 종의 삶을 사셨다. 교회의 일을 하는 전도사로서, 근검절약 정신이 몸에 배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 다니며 성도들의 가정을 심방하여 상처받은 교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믿음의 길로 인도하셨다. 교회 일을 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중에도 정성을 다하여 조카들을 돌봐 신앙으로 길러낸 위대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이시다. 처음 전도를 받고 교회를 나가기 시작하면서부터 하나님께 서원한 새벽기도를 평생 동안 하루도 빠뜨리지 않으셨다. 고모님의 숭고한 사랑에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올해 97세의 노구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새벽 미명에 작은 아파트에서 나와 넓은 8차선 도로를 건너 서현교회로 가서 새벽기도를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신다. 기도 후에는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집에 돌아와 성경을 읽으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신다. 매일 성경을 펼쳐서 가죽 책꺼풀이 닳아 헤어질 정도로 말씀을 읽어 영적 힘을 얻으신다. 허리는 굽고 키는 줄어들었지만 정신은 아직 어린아이와 같이 초롱초롱하다. 자신보다는 가족을 위하여, 자손들을 위하여, 이웃을 위하여 기도하며, 자신보다는 남을 위하여 일해 온 분랑 고모님은 민들레 홀씨처럼 그리스도의 사랑을 온 세상에 널리 전하며 백 배의 결실을 거두는 삶을 살아오셨다.
-「에필로그」(275-276쪽)

이 책은 한 인물에 대한 전기지만 과거 사실들을 단순하게 나열하고 있지 않다. 저자는 처음에 모든 등장인물과 장소 등을 가명으로 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 편의 역사소설을 엮어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후대에 남을 기록물로서의 가치를 생각하고 실존 인물에 대한 정확한 사료를 중요하게 여겨 이름, 장소, 일시, 상황 등을 확인해서 최대한 사실대로 적었다. 그래서 이 책은 소설 형식을 띠는 평전으로 집필되었다.

이 책은 한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가족사를 다루고 있으나, 동시대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신적, 영적 전범과 삶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독자가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 신자라면 종교적 공감대가 커서 더 많은 감동을 얻겠지만, 설령 종교가 없는 독자라 할지라도 자신과 공동체의 목표를 향해 굳건한 믿음과 불굴의 의지로 고난을 헤치며 나아가는 보편적이고 이상적인 인간상에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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