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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학번(코로나학번) 유튜버 인터뷰] "ZOOM으로 교양합창 들어보셨어요?"
[20학번(코로나학번) 유튜버 인터뷰] "ZOOM으로 교양합창 들어보셨어요?"
  • 정민기
  • 승인 2020.12.30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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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학번' 온택트 대학생활기

20학번 대학생들은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통과하고 있을까. 옛날 같았으면 대학가에 직접 가서 학생들을 붙잡고 물어봐야 할 테지만 요즘에는 그럴 필요가 없다. 바로 ‘브이로그’를 올리는 유튜버들 덕분이다. <대나무>는 지난 12월 10일 20학번 유튜버 3명과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코로나 시대에 대학생들은 어떻게 한 해를 보냈는지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기사 하단 링크에 접속해 유튜버들의 영상을 살펴보자.

 

사진 왼쪽부터 허은기, 정호원, 김나영

Q. 기말고사 기간이죠?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은기: 오늘 기말고사 마지막 날이어서 시험을 3개나 봤어요. 전부 대면으로 치르는 시험이라서 학교에 갔죠. 중간고사보다 잘 본 것 같아서 뿌듯했어요. 시험이 끝나고 친구들과 놀고 싶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학교 앞에 있는 감자탕집에서 간단하게 밥 먹고 집에 들어왔어요.

  호원: 저는 국가근로(학교 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 수 있는 제도)장학생이라서 아침에는 도서관에 가서 알바를 하고 왔어요. 시험기간이 끝난 건 아니지만 솔직히 공부는 많이 못 한 것 같아요. 

 

Q. 코로나가 터졌을 때 합격 발표가 나온 상황이었죠? 대학생활에 대해 기대가 많았을 텐데 많이 실망스러웠겠어요.

  은기: 네... 인생에 한 번 뿐인 스무살인데 코로나 때문에 날려버린 것 같아서 허무했어요. 저는 캠퍼스라이프에 대한 낭만이 많았거든요. 동아리활동도 해보고 싶고, CC도 해보고 싶었는데 학교를 간 적이 별로 없어서 너무 아쉬웠어요. 그나마 일주일에 한 번 씩 학과 동아리(종이접기)에서 모임을 해서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어요. 9월에 코로나가 잠잠해졌을 때도 대면수업을 했는데 그때도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호원: 완전 당황스러웠죠... 고등학교 3년 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생활을 쟁취했는데 기대했던 걸 다 못하게 돼서 풀이 죽었어요. 꿈에 그리던 MT도 가고 동아리 생활도 하고 싶었는데 전부 못하게 돼서 김이 샜어요. 그래도 전 기숙사 생활을 해서 친구들 사귈 기회는 많았던 것 같아요. 또 집이 아닌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까 대학을 다니는 기분은 났던 것 같아요.

  나영: 저는 기숙사를 조금 늦게 들어갔는데요. 그래서 4월에는 주로 집에서 수업 듣고 카페에서 과제하면서 보냈어요. 코로나가 금방 잠잠해질 줄 알았는데 2학기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돼서 풀이 많이 죽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5월에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어서 조금 다행이었어요.

 

Q. 온라인 수업은 어땠어요? 2학기보다 1학기에 더 정신이 없었다고 하던데 수업은 들을만 하던가요?

  은기: 저는 첫 학기 중간고사 전까지는 정말 수업도 매번 밀리고 과제도 안 내고 공부를 안 했어요. 그런데 중간고사 끝나고 교수님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무슨 일 있는 거 아니냐구, 학과 교수님들이 모두 제 걱정을 하고 계시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됐던 것 같아요. 수업도 안 빠지고 듣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결국 장학금도 받았어요.

  호원: 네... 아무래도 1학기엔 경희대 자체 비대면 수업 웹사이트가 없어서 교수님마다 수업하는 플랫폼들도 달랐거든요. 어떤 교수님은 줌(ZOOM)으로 하시고, 어떤 교수님은 구글 밑(MEET)으로 하시고 정신이 없었어요. 그래도 2학기엔 통합 시스템이 나와서 괜찮아졌어요. 

  나영: 저는 대면수업이 별로 없었어요. 1학기랑 2학기 크게 차이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온라인 수업의 단점이 사람을 나태하게 만든다는 것이거든요. 실시간 수업은 녹화본을 떠서 나중에 몰아서 보고, 실시간이 아닌 수업은 정말 시험 전날에 몰아서 보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수업을 한 번도 안 밀리고 들었던 친구는 정말 한 명도 없었던 것 같아요.

 

Q. 비대면수업과 대면 수업 비율이 어느정도 됐나요?

  은기: 코로나가 잠잠해졌을 9월~10월말에는 전부 대면수업으로 진행했고, 그 이외에는 전부 온라인이었어요.

  호원: 저는 전부 온라인이었어요.

  나영: 저도 전부 온라인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온라인 수업들만 들은 케이스라서... 대면수업을 들었던 친구들도 있어요. 

사진 = 김나영 유튜브 영상 캡처.

Q. 비대면 수업하면 집중도 잘 안 되고 원활하게 소통이 안 돼서 힘들지 않았어요?

  은기: 네... 가장 힘든 건 수업을 제때 제때 듣는 일인 것 같아요. 하루에 몰아서 듣게 되고 자꾸 게을러지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호원: 저도 마찬가지로 힘들었어요. 근데 아마 비대면 수업을 꼬박꼬박 듣는 20학번 학생들은 거의 없을거예요. 비대면 수업은 자기와의 싸움인데, 입시에서 막 해방된 대학교 1학년 학생 중에 놀고 싶어하지 않는 학생은 없을거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의지도 중요하지만 주변 환경도 중요한 것 같아요. 강의실이었으면 교수님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집중할텐데 방에서 수업을 들으니까 나태해지고 졸음도 쏟아지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나영: 저는 첫 3주 동안은 정말 의욕적이었어요. 수업도 한번도 안 빠지고 실시간 수업을 들을 때 녹화본을 따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 3주 이후부터 느슨해지더라고요. 또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르면 보통 오픈북 형식으로 진행하는데, 그래서 시험 문제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또 원래 시험기간에는 동기들 공부하는 거 보면서 자극도 받고 더 열심히 하게 되는데 각자 공부하다보니까 다들 느슨해진 것 같아요. 도서관도 코로나 때문에 자리를 띄워놔서 항상 꽉 차 있었어요. 자리잡기가 힘들어서 전 아직 한 번도 도서관에서 공부해본 적이 없어요.

 

Q. 만약 21학번 후배들이 수강신청할 때 “이런 강의은 피해라”라고 추천해주실만한 강의가 있을까요?

  은기: 악기를 사용해야 하는 수업의 경우에는 집에 악기가 없으면 정말 어렵더라고요. 필요한 장비나 준비물이 있는지 수강신청 전에 확인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호원: 전 이번 학기에 ‘교양합창’을 들었는데요. 교수님이 발성법을 동영상으로 알려주시면 학생들이 따라해보고 줌(ZOOM)으로 한명씩 발성을 해보라고 지도해주셨어요. 그런데 직접 듣는게 아니라서 수업이 안 되더라고요. 원래 학기말에 발표회도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것도 못했고요. 단체로해야하는 교양은 되도록 피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나영: 팀플이 있는 수업은 되도록 미루시는 게 좋아요.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해도 소통이 어려운데 카톡이나 구글 독스로 소통하다보니까 정말 비효율적이고 힘들었어요.

사진 = 희대의 호용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 = 정호원 유튜브 영상 캡처.

Q. 비대면 수업에서 성적을 잘 받기 위한 팁이 있을까요?

  은기: 저는 교수님들이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서 성적을 잘 주셨어요. 수업을 빼먹지 않고 잘 따라오고 교수님이 해주신 말씀을 잘 기억하기만 하면 될 것 같아요.

  호원: 기본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수업+필기+복습. 이 세가지 기본만 잘 지키면 정말 A+ 받을 수 있어요. 왜냐하면 지금 코로나시대에서 수업을 제대로 듣는 친구들이 별로 없거든요. 제 주변에서 심지어 올 A받은 친구조차 수업을 빼먹은 적이 많아요. 그래서 오히려 기본에 충실하기만 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영: 이공계열이 아니라면, 글을 잘 쓰는 친구가 성적을 잘 받는 것 같아요. 왜냐면 시험이 암기식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 내에 손으로 작성한 글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희끼리는 “논술로 들어온 사람이 위너(winner)다”라는 말도 했어요.

 

Q. 선배들하고는 어떻게 친해졌어요?

  은기: 저희학교는 3남매라고 해서 1학년 2명 + 2학년 1명 짝을 지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렇게 알게된 선배랑 밥도 먹고 그 선배를 통해서 다른 선배도 알게 되고 그렇게 친해졌어요.

  호원: 코로나가 심하지 않았을 때 과실에도 가도 선배들하고 밥약(밥 약속)도 갖고 그랬어요. 

  나영: 코로나시대라고 해서 선배들 친목이 적은 것 같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기숙사에 올라와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는데 과방이나 과 소모임에서 선배들하고 인사하고 친해질 수 있었어요. 지금은 학생회에서 1대1 교류 프로그램을 하고 있어서 카톡으로 매칭돼서 얘기도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있었어요.


사진 = 정호원 유튜브 캡처. 영상 링크는 기사 하단에

Q. 유튜버 촬영은 어떤 방식으로 하세요? 기획을 하고 촬영을 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즉흥적으로 찍는 편인가요?

  은기: 저는 주로 친구들하고 놀러가는 날에 하루종일 찍는 편이에요. 따로 기획을 하지는 않고 틈틈이 찍어두는 편이에요.

  호원: 저는 찍고 싶은 영상이 있으면 메모장에 간단하게 적어놓고 나중에 대략적인 구성을 기획하는 편이에요. 가제도 만들고 대본을 써놓을 때도 있어요. 그런데 막상 촬영을 할 때는 대본을 읽기보단 머릿속에 숙지해둔 내용을 말하는 편이에요. 

  나영: 저는 주로 일상 브이로그를 찍기 때문에 하루종일 찍는 편이에요. 그런데 만약 친구들하고 노래방에 갔는데 재밌는 장면이 많이 나오면 그것만 따로 빼서 한 편으로 정리할 때도 있어요.

사진 = 김나영 유튜브 캡처.

Q. 촬영장비랑 편집 프로그램은 어떤 걸 쓰세요?

  은기: 저는 아이폰 11로 촬영하고 핸드폰 어플 블로(VLLO)로 편집해요. 

  호원: 저는 아이폰 11로 촬영하고 프리미어 프로로 편집합니다.

  나영: 저도 아이폰 11로 촬영해요. 편집은 처음엔 블로를 사용하다가 나중에는 아이패드를 사서 ‘루마퓨전’이란 어플을 사용했어요. 최근엔 영상편집 동아리에 들어가서 프리미어 프로로 편집해보고 있어요.

사진 = 허은기 유튜브 캡처. 영상 링크는 기사 하단에

Q. 편집하는 데 보통 몇 시간 정도 걸리나요?

  은기: 저는 컷편집을 틈날 때 마다 해놓고, 자막과 배경음악은 영상 하나당 3-4시간 정도 걸려요.

  호원: 저는 5분짜리 영상을 만드는데 거의 8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일단 5분정도 만드려면 1시간 정도 촬영분량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다 확인하는데만 해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에요. 또 저는 완벽주의적인 성격이라서 계속 돌려보고 채크하기 때문에 더 오래 걸리는 것 같아요.

  나영: 저는 한번 편집을 시작하면 밤을 새더라도 끝내야하는 성격이라서 주로 밤새 편집을 하는 편이에요. 일상 브이로그 15분 정도 만드려면 5시간 걸리는 것 같아요.

사진 = '희대의 호용' 유튜브 캡처.         영상 링크는 기사 하단에
사진 = 정호원 유튜브 캡처.

Q. 처음 유튜브 촬영을 하면 카메라에 대고 말하는 게 어렵다고 하던데 이를 극복할 팁이 있다면?

  은기: 저는 처음엔 목소리로 얘기하는게 어색해서 자막으로 이야기를 했어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면 이 방법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한 달 정도 지나면 점점 카메라가 편해지면서 친한 친구한테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말하게 되는 것 같아요. 

  호원: 저는 처음에 유튜브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첫 영상을 올리기까지 한 달이 걸렸어요. 인트로 영상만 6~7번 정도 계속 다시 찍고 지우고 찍고 지우기만 반복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결국 시간이 해결해주더라고요. 한 달 정도 지나니까 카메라가 편해지고 자연스럽게 말하게 됐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나영: 저도 계속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늘었던 것 같아요. 팁이라면 평소에 말하듯이 말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카메라를 의식하고 찍으면 어색해지기 때문에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사진 = '밥에서 김나영' 유튜브 캡처.         영상 링크는 기사 하단에
사진 = 김나영 유튜브 캡처.

Q. 유튜버로서 대학생활을 하면 어떤 장단점이 있나요?

  은기: 학교에서 친구들이 “오늘은 브이로그 안 찍어?”라고 물어봐주기도 하고, 유튜브에 자기가 나오면 좋아해주면 저도 기분이 좋아요. 그런데 구독자가 늘면서 앞으로는 조금 행동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호원: 저는 학교에서 저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제가 모르는 사람인데도 유튜브를 통해 저를 안다고 해주시는 분도 계셨어요. 처음에는 관심을 받으니까 좋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 무섭기도하고 부담도 되는 것 같아요.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 나중에 대면수업을 하게 되면 더 부담이 될 것 같아요. 

사진 = '밥에서 김나영' 유튜브 캡처.         영상 링크는 기사 하단에
사진 = 김나영 유튜브 캡처. 

Q. 좋아하는 유튜버가 있나요? 

  은기: 저는 ‘혜안’이라는 유튜버를 좋아해요. 게임 유튜버인데 다른 사람들처럼 욕을 많이 하지도 않고 매너 있게 게임을 하셔서 계속 챙겨보는 것 같아요. 혜안님이 하시는 게임도 따라 해보게 돼고 영상 올라오면 항상 챙겨보는 편이에요.

  호원: 저는 한 명을 챙겨보기 보단 여러 사람의 영상을 다양하게 보는 편이에요. 옜날에는 양팡, 송대익, 워크맨, 네고왕 같은 채널을 봐요. 특히 이분들 영상에는 업계 최고 편집자들이 편집을 하기 때문에 컨텐츠 연구나 영상 편집에 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편이에요.

  나영: 저는 진득하게 20분 되는 영상을 오래 보는 걸 잘 못하는 편이에요. 그런데도 제가 다 챙겨보는 유튜버가 있는데 ‘새니’라는 분이에요. 연세대 언론홍보 학부에 나오셔서 대학생 취업, 교환학생, 인턴 같은 영상을 많이 올려주세요. 음악도 잔잔하고 편집도 깔끔해서 좋은 것 같아요.

 

  • 허은기 유튜브 채널

 https://youtu.be/y9uu8dnFuoA

  • 정호원 유튜브 채널

 https://youtu.be/a2_p75RpJ8k  

  • 김나영 유튜브 채널

 https://youtu.be/r_o6bf3FUGM

 

인터뷰 정민기 기자 bonsens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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