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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응모 도서 늘었으나 대학교재 부문 다양성 아쉬워”
“예년보다 응모 도서 늘었으나 대학교재 부문 다양성 아쉬워”
  • 이현우
  • 승인 2020.12.24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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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출판협회 2020 올해의 우수도서 심사평_ 이현우 서평가

대학출판 진흥을 위한 사단법인 한국대학출판협회 ‘2020 올해의 우수도서’ 선정사업 심사에서 18종의 도서를 선정하였다. 독창성, 완결성, 시의성을 심사 기준으로 하여 학술 부문 10종, 교양 부문 6종, 대학교재 부문 2종이 선정되었고, 이 가운데 2종을 최우수작으로 골랐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대학출판부의 출판은 다소 위축되지 않았을까 염려했지만, 지난해보다 응모 도서가 늘었고 전반적인 성과도 예년에 비하여 뒤지지 않았다. 대학출판부만의 기획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도서도 여러 종 눈에 띄었다.


최우수 도서로 선정된 김수미의 『국보 ‘겐지모노가타리에마키(源氏物語絵巻)’』(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은 일본의 중세고전 『겐지모노가타리』를 회화화한 작품 가운데서도 가장 오래되고 일본 국보로 지정된 판본을 원문과 석문, 한국어 번역문, 그림 해설과 함께 소개한 책이다. 『겐지모노가타리』에 대한 감상과 이해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데다가 책의 디자인과 만듦새도 빼어났다. 일본 최고의 고전 『겐지모노가타리』의 번역본과 해설서 및 연구서가 여러 종 출간되고 있는 가운데 시의적절하게 출간돼 한층 의미가 깊다는 평을 얻었다. 


또 다른 최우수 도서로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기획한 『한국학 학술용어』(한국학중안연구원출판부)가 선정되었다. 교재분야로 분류되었지만 ‘근대 한국학 100년의 검토’라는 부제에 맞게 각 분야와 주제에서 지난 100년간 거둔 성과를 정리하고 집약한 학술적 성과로서 높이 평가할 만한 책이다. 한국학의 기본 학술용어들을 꼼꼼하게 되짚어봄으로써 한국학 연구의 입문서이자 기본서가 되게끔 했다. 기획과 진행, 그리고 결과물이라는 삼박자가 잘 맞물린 사례로 대중적인 보급판도 기대해볼 만하다.


우수도서로 선정된 책들 가운데서는 전영준의 『그리스도교 영성 역사』(전3권, 가톨릭대학교출판부)과 김선호의 『조선인민군』(한양대학교출판부) 등이 별도로 언급되었다. 『그리스도교 영성 역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영성 생활의 역사’를 다룬 책으로 그리스도교와 교회사에 대한 보충서이자 그리스도인 ‘열전’으로 읽을 수 있다. 『조선인민군』은 ‘북한 무력의 형성과 유일체제의 기원’이라는 부제대로 조선인민군의 형성과정에 대한 특기할 만한 연구서다. 북한 체제에 대한 이해 수준을 한 단계 높여주는 연구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정세근의 『철학으로 비판하다』(충북대학교출판부)는 학술평론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으로 학술적 글쓰기의 좋은 사례집이라는 평을 얻었다. 교재 분야의 『Synerge: Essentials of Scientific Research Writing』(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은 과학논문쓰기 교재로 희소성과 실용성이 좋은 점수를 얻었다. 


고전 번역서로는 한유의 『당순종실록역주』(계명대학교출판부)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과 시학』(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이 올해의 성과였고, 그리고 일반 번역서로는 베르나르 그뢰퇴유젠의 『프랑스 대혁명의 철학』(에피스테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과 제이슨 바커의 『마르크스의 귀환』(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이 눈길을 끌었다. 『마르크스의 귀환』은 마르크스의 삶과 사상을 쉽게 소개한 소설인데, 대학출판부 책이라는 이유로 독자들의 주목에서 비껴간 감이 있다. 거꾸로 보자면 대학출판부의 흥미로운 시도라고 평가된다.


비록 최우수 도서와 우수 도서로 한 종씩 선정되기는 했지만 교재 분야에서 더 많은 책이 주목받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대학교재는 대학출판부만의 독점적인 영역이지만 아직 대학 강의의 다양성과 수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학과 글쓰기 교재뿐 아니라 교양과 전공 분야의 다양한 교재 개발이 필요하고 그것이 출판과 접목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팬데믹 상황에서 올 한 해 대부분의 대학 강의가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는데, 상황의 장기화까지 고려하면 비대면 강의의 특성과 학습상황을 감안한 교재 개발도 시급히 요청된다.
 

 

이현우 서평가
서울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해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로쟈’라는 이름의 서평가로 유명하다. 필명은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에서 따온 것이다. 대학 안팎에서 러시아문학, 세계문학, 인문학 등을 주제로 강의해 왔고 여러 매체에 칼럼을 썼다. 지은 책으로는 『로쟈의 인문학 서재』,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아주 사적인 독서』, 『책에 빠져 죽지 않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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