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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새로운 패러다임 2
중국, 새로운 패러다임 2
  • 교수신문
  • 승인 2020.12.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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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학술원 지음 | 김민정 , 김자경 , 임현욱 옮김 | 에쎄 | 420쪽

그레이엄 앨리슨을 비롯한 여러 학자들이 지난 21세기에 있었던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사건으로 ‘중국의 부상’을 꼽고 있는 가운데, ‘Understanding CHINA(理解中國) 중국 강연 시리즈’는 달라진 중국의 위상과 새로운 중국을 한국사회가 좀더 정확하고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고등교육재단이 2013년 시작한 강연 프로그램이다. 2019년부터는 최종현학술원에서 이어오고 있으며, 총 38회를 진행했다. 제1회~제18회 강연은 2015년에 『중국, 새로운 패러다임-18인 석학에게 묻다』(한울)로 출판되었다. 이 책은 그 후속권으로 제19회(2016. 2. 26)~제38회(2019. 12. 23)의 강연을 엮은 것이다.

우선 제1부는 미중 관계에 관한 5편의 강연을 편성했다. ‘투키디데스 함정’으로 잘 알려진 하버드대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 교수는 신흥 세력인 중국이 기존 지배 세력인 미국의 주도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양국이 불가피하게 전쟁으로 치닫게 되는 ‘투키디데스 함정’을 피하는 방법을 한반도의 상황에 빗대어 제시했다. 베이징대 자칭궈賈慶國 교수는 미중 관계에서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을 논하며, 대립과 갈등은 양국의 근본 이익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만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브루킹스연구소 리처드 부시Richard Bush 연구원은 ‘상호 전략적 헤징’의 관점에서 과거 미중 관계를 진단하고, 트럼프와 시진핑이라는 내부적 변수가 향후 미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고찰했다. 난징대 주펑朱鋒 교수는 2017년 4월 마라라고 미중 정상회담의 성과 분석을 통해 한·미·중 관계가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제2부는 중국 경제의 부침浮沈에 관한 주제들로 엮었다. 베이징대 린이푸林毅夫 교수는 과거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중국이 1978년 이후 어떻게 후발자 우위를 활용하며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었는지 분석하고, 개발도상국들이 각자의 경험에 따라 새로운 이론을 정립할 것을 강조했다. 푸단대 장쥔張軍 교수는 2008년 이후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원인과 2016년 당시 중국 경제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과 중장기적 전망을 제시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장윈링張蘊? 교수는 2016년 당시 시진핑 정부가 직면한 3대 과제를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정책을 진단하며 신중한 낙관론을 펼쳤다. 대만대 주윈한朱雲漢 교수는 대만학자의 시각에서 중국의 부상이 전 세계 공동체에 미치는 함의와 중요성을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중국이 들고 올 개혁 의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뤼셀 자유대 카럴 더휘흐트Karel De Gucht 소장은 전 EU 통상장관 역임 당시 유럽의 대對중국 통상협력을 주도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 무역에 점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에 대해 유럽의 리더십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제3부는 ‘일대일로一帶一路’를 별도의 주제로 묶었다. 중국사회과학원 장위옌張宇燕 소장은 물질적·제도적·통화적·이념적 차원에서 일대일로를 상세히 설명하고, 리스크와 도전, 성과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논했다. 푸단대 거젠슝葛劍雄 교수는 실크로드의 역사지리적 배경을 고찰하며, 일대일로의 정식 명칭이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이지만, ‘실크로드’라는 명칭을 차용했을 뿐 전혀 새로운 이니셔티브임을 강조했다.

제4부는 한중 관계를 중심으로 한반도와 직결된 동북아 안보 문제와 북핵 문제를 다뤘다. 칭화대 리빈李彬 교수는 북한의 핵실험과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기술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고, 한중간 안보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핵 안전과 같은 비전통적인 안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사회과학원 리난李枏 연구원은 북핵 문제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 사드 배치 결정으로 인해 한반도를 둘러싸고 ‘새로운 게임’이 시작될 거라며, 중국, 미국, 한국, 북한, 러시아 등 관련국들의 대외 정책 변화를 중국의 관점에서 고찰했다. 베이징대 왕둥王棟 교수는 동북아의 안보 딜레마를 극복하고 다자간 지역 안보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미국 주도의 양자간 동맹체제를 다자주의와 조화시키고, 북한이 정상 국가로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일대 오드 아르네 베스타Odd Arne Westad 교수는 오늘날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정책적 선택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이 중국의 염려와 관심사를 잘 파악하여 북한 문제에 대한 협력을 이끌어낼 것을 조언했다.

제5부는 변화하는 중국과 역사 인식이라는 주제로 4편의 강연을 편성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자오팅양趙汀陽 연구원은 현존하는 국제정치, 국제전략 등의 방법론으로 세계의 여러 충돌과 갈등을 해결할 수 없는지에 대해 고찰하면서,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존재 질서인 ‘천하체계’ 이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푸단대 거자오광葛兆光 교수는 15~19세기 동북아 외교의 한 축이었던 조선의 통신사 문헌에 중국 학계가 주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조선과 일본 지식인들의 인적 교류 현장에서 중국에 대한 인식을 추출함으로써 당시 한·중·일 사회의 세계관과 문화인식을 체계화했다. 상하이사회과학원 쭤쉐진左學金 교수는 유엔의 중국 인구 고령화가 경제성장과 사회보장제도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고,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정책적 제안을 설명했다. 중국런민대 한다위안韓大元 교수는 법치 이념, 법률 체계, 사법 독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국 법치의 현황을 소개하고 향후 중국 법치 발전의 주요 추세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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