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사람들에게 내리는 절대명령
“너는 너의 삶을 바꿔야 한다”
21세기 철학적 인간학을 위하여
슬로터다이크, 세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철학자
슬로터다이크는 이 책 《너는 너의 삶을 바꿔야 한다》를 통해 당시의 논의를 ‘자기 자신에 대한 작업’을 위한 정신적, 육체적 수행 절차를 가리키는 ‘인간공학’의 차원으로 더 확장시킨다. 단순히 생명복제에 대한 윤리적 찬반의 차원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들에 속하는 인간들은 생명을 위협하는 모호한 위험과 죽음의 긴박한 확실성에 직면하여 그들의 우주적, 사회적 면역 위상을” 어떻게 최적화했고 최적화하고 있느냐에 대한 문제로 확장시킨 것이다. 특히 인간공학이라는 개념은 저자가 1999년 《인간농장을 위한 규칙》에 처음 “[인간의] 길들이기와 사육의 교차”의 의미로 도입한 뒤 적어도 독일의 공론장과 학술장에서 학술용어로 확고히 안착했던 것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인간공학이란 한마디로 인간 개인이 주변환경에 대하여 최적화의 상태에 도달하기 위하여 활용하는 정신적, 육체적 수행들을 전부 다 가리킨다. 저자는 이 ‘인간공학적 전환’을 다루기 위해 근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자기 자신에 대한 관계 형성이자 자기 자신의 변형’을 의미하는 자기수련의 역사를 훑는다. 고대 그리스 로마 이교, 그리스도교, 브라만교, 불교, 힌두교 등의 종교에 나타났다 사라졌던 온갖 수행들을 소환하면서 여기에 철학적 해석을 더하고 이 고전적 수행이 소비에트 시절의 우주생명론 등에서 부활했듯 현대화되고 기술화된 형태로 발전되는 역사적 전개 과정을 대서사시의 규모로 다룬다. 그리고 인간은 수행하고 있는 자신의 삶을 통해서 인간을 산출한다고 말한다. 곧 “너는 너의 삶을 바꿔야 한다”는 정언명령은 ‘더 나은 인간 존재의 가능성’을 찾으라는 말이기도 하다. 인간이 그저 사는 게 아니라 수행하는 삶을 통해 자신의 삶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미래는 수련이라는 표지 아래에 나타날 것이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