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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의 군주, 개혁군주의 이중성
망국의 군주, 개혁군주의 이중성
  • 이혜인
  • 승인 2020.11.23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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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의 인사정책과 리더십 | 저자 장영숙 | 역사공간 | 360쪽

전통과 근대의 전환기에 집권하여 ‘망국의 군주’, ‘실패한 개혁군주’라고 불린 
고종의 인사정책의 실상과 리더십의 본질을 조명!

이 책은 고종의 인사정책의 실상을 알아보면서 고종이 치세 기간 동안 인재 발탁은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국정 운영의 특징은 무엇인지, 정치적 위기를 맞을 때마다 최고 집권자로서 어떻게 대응했는지 같은 문제를 고찰하며 고종 리더십의 본질을 분석하였다. 

12세의 어린 나이에 즉위한 고종이 친정(親政)을 시작한 뒤, 대원군 10년 섭정기의 영향과 잔재를 털어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고통과 노력이 필요했다. 게다가 명성황후와 처족인 여흥민씨들이 정권의 기반세력으로 활약함으로써 대원군과 명성황후 사이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유약하고 어리석은 군주’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였다.

여러 정치세력 간의 정쟁, 농민의 민란, 제국주의 국가의 침략 의지, 국권 상실까지 직면하면서 국내외적으로 변화무쌍한 시대에 집권한 고종이 이끌었던 국정 운영 방식은 크게 여섯 가지 특징으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국왕으로서의 왕도론을 익히고 성군의식을 성숙시켜나가면서 국가 운영에 대한 전체적인 구상을 준비했다. 둘째, 정치적 환경의 변화와 필요에 따라 때로는 동도를 중시하고, 때로는 서기 도입의 폭을 확대하였다. 셋째, 집권 시기마다 순수무인 출신, 민씨척족, 개화파, 근왕세력 등 다양한 인물군을 골고루 등용하며 인재를 활용했다. 넷째, 다양한 인물을 교차적으로 등용하면서 재직 기간을 짧게 순환시켜 지지 기반의 범위를 넓혔다. 다섯째, 의정부와 별개로 새로운 관서를 꾸준히 신설하고 신설아문 중심으로 개화정책을 추진하면서 독단적인 정국 운영을 도모했다. 여섯째, 역사의 전환점이나 중대한 사건의 고비마다 고종이 보여준 리더십의 전형은 현실을 회피하거나 방관하거나 인내하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고종의 인사정책을 비롯한 국정 운영 자세와 리더십은 때로는 탐색하고 인내하면서 조용하고 온유한 리더십의 전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표출된 고종의 방관적·회피적·소극적 리더십은 급변하는 시대의 조류와 조응하지 못함은 물론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요인이었다. 또한 정치개혁론을 탄력적으로 구사한 적극적 리더십의 일단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시대의 요구를 적절하게 담아내지 못하고, 황제 자신이 전근대적 관념 속에 머물면서 국제정세의 흐름과 유리된 길을 걸었다는 한계를 보였다. 이 책을 통해 고종의 인사정책을 비롯한 리더십의 성격과 고종이 발휘한 리더십은 어떤 점에서 문제를 안고 있었는지, 시대의 흐름과는 어떤 부조화 속에 있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 지은이 ]

장영숙

상명여자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사학과에서 「高宗의 정치사상과 정치개혁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양대학교 동아시아문화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Post-Doc.) 과정을 거친 후,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선임연구원, 한양대학교 연구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상명대학교 계당교양교육원(분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저로는 『고종의 정치사상과 정치개혁론』(2010, 선인.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학술도서), 『고종 44년의 비원』(2010, 너머북스), 『울릉도‧독도‧간도에 대한 일본의 인식』(2017, 경인문화사), 「고종정권하 여흥민문의 정치적 성장과 내적균열」(2010), 「<集玉齋 書目>분석을 통해 본 고종의 개화서적 수집실상과 활용」(2012), 「李王職의 <高宗·純宗實錄> 편찬사업과 그 실상」(2014), 「<한성신보>의 명성황후시해사건에 대한 보도태도와 사후조치」(2017), 「명성황후와 진령군-문화콘텐츠 속 황후의 부정적 이미지 형성과의 상관관계」(2018), 「알렌이 포착한 기회의 나라, 대한제국」(2019), 「『한성신보』의 김홍집 살해사건 보도와 한국인식」(2019), 「대한제국기 고종의 豐慶宮 건립을 둘러싼 제 인식」(2020)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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