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5:25 (금)
‘다중물질 열 인발공정’ 활용 100m 슈퍼캐패시터 섬유 생산 성공
‘다중물질 열 인발공정’ 활용 100m 슈퍼캐패시터 섬유 생산 성공
  • 방완재
  • 승인 2020.11.05 0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희대 생명공학원 이정태 교수·MIT 요엘 핑크 교수 공동 연구팀 연구
연구 논문 온라인판에 11월 4일 게재
2·3차원으로 쉽게 바꿀 수 있는 소자, 3D 프린터로 안경 형태 슈퍼캐패시터 제작
식물환경신소재공학과 이정태 교수와 요엘 핑크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 공동 연구팀이 ‘다중물질 열 인발공정’을 이용해 100m 길이의 슈퍼캐패시터 섬유 생산에 성공했다. 사진은 섬유캐패시터 제작 과정의 제작도. 젤 전극과 전해질이 고온에서 유동성을 보여 섬유 형태로 변하고, 상온에서는 유동성이 없는 고체 상태로 변한다. 열 인발공정 후에도 두 개의 전극이 전해질에 의해 잘 분리돼 있어 전자가 통과할 수 없고, 동시에 전해질과 접촉돼 있어 이온이 잘 이동할 수 있다.
식물환경신소재공학과 이정태 교수와 요엘 핑크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 공동 연구팀이 ‘다중물질 열 인발공정’을 이용해 100m 길이의 슈퍼캐패시터 섬유 생산에 성공했다. 사진은 섬유캐패시터 제작 과정의 제작도. 젤 전극과 전해질이 고온에서 유동성을 보여 섬유 형태로 변하고, 상온에서는 유동성이 없는 고체 상태로 변한다. 열 인발공정 후에도 두 개의 전극이 전해질에 의해 잘 분리돼 있어 전자가 통과할 수 없고, 동시에 전해질과 접촉돼 있어 이온이 잘 이동할 수 있다.

우리 일상에서 이동형 전자기기 사용이 보편화되며 배터리 수명이 중요해졌다. 카페에서도 충전 중인 전자기기를 쉽게 볼 수 있다. 결국 배터리가 우리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가족과의 연락도 업무나 이제는 일상화된 비대면 강의도 마찬가지다. 기술 발전으로 배터리 크기가 줄어들고 있지만, 배터리 용량은 항상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옷에 에너지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사용하면 어떨까? 생명공학원 이정태 교수 연구팀의 연구는 여기서 시작했다.

이정태 교수
이정태 교수

이정태 교수와 요엘 핑크(Yoel Fink)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 교수 공동 연구팀이 ‘다중물질 열 인발공정’을 이용해 100m 길이의 슈퍼캐패시터(Supercapacitor) 섬유 생산에 성공했다. 또 이를 이용해 직물 제조 기기를 통해 2차원 직물을 생산하고 더 나아가 3D 프린터를 활용해 3차원 에너지 저장 장치를 구현했다. 이 기술은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폼 팩터(Form Factor)의 차세대 에너지 저장 장치를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이동형 기기에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연구 성과는 ‘100m long thermally drawn supercapacitor fibers with applications to 3D printing and textiles’라는 논문으로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F 27.398)>의 온라인판에 11월 4일자로 게재됐다.

슈퍼캐패시터는 에너지 저장 용량이 대단히 큰 캐패시터이다. 우리말로는 초고용량 축전지라고 불리고, 급속 충전이 가능하고 수명이 반영구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휴대폰이나 카메라 같은 전자기기의 백업용 전원 및 고출력 보조전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 연구가 활발해지며 그 전원으로의 역할도 주목받는 실정이다.

의복에 에너지를 저장한다는 시도는 갑작스러운 개념이 아니다. 많은 연구자가 섬유 에너지 저장 소자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기존의 섬유 에너지 소자는 섬유 전극을 만들어 전해질을 코팅한 뒤, 전해질이 코팅된 두 개의 전극을 결합해서 일체화된 소자를 포장해 제조했다. 절차가 복잡하고 직경이 작은 섬유에 여러 단계의 공정을 거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무엇보다 길이가 늘어나며 전자와 이온의 이동에 제한이 생겨 성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 보고된 가장 긴 에너지 저장 섬유는 1m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정태 교수 연구팀은 ‘다중물질 열 인발공정(Multimaterial Thermal Drawing Process)’을 사용했다. ‘인발공정(Drawing)’은 길이가 긴 소재를 열과 함께 잡아당겨 소재의 단면적을 감소시키는 공정이다. 연구팀은 디바이스에 필요한 모든 물질을 특정 구조로 섬유의 직경보다 수십배 큰 프리폼(Preform)에 배열하고 열을 주어 변형했다. 프리폼 내의 구조와 소재가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종횡비(Aspect Ratio)만 바뀌어 섬유 소자가 돼, 섬유 디바이스를 제조하기에 적합하다. 일반적으로 슈퍼캐패시터에 사용하는 소재들은 고온에서 열화(Degration)돼 흐르지 않고 고체 상태로 남아, 다중물질 열 인발공정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정태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2차원과 3차원 에너지 저장 소자 제작 개념도. 다중물질 열 인발공정을 이용해 제작된 섬유캐패시터를 직물제조기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제작한 모습이다. 또 이 직물을 3D 프린터로 안경 형태의 슈퍼캐패시터도 제작했다.
이정태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2차원과 3차원 에너지 저장 소자 제작 개념도. 다중물질 열 인발공정을 이용해 제작된 섬유캐패시터를 직물제조기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제작한 모습이다. 또 이 직물을 3D 프린터로 안경 형태의 슈퍼캐패시터도 제작했다.

10cm의 소재로 성능저하 없이 100m까지 늘일 수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해 열에 의해 유동성을 갖지만, 상온에서는 유동성을 갖지 않는 열가역성 젤(Thermally Reversible Gel) 전극과 전해질을 개발했다. 산소와 수분을 잘 투과하지 않는 고분자 피복재, 고분자 금속 복합 집전체, 열가역성 전극 젤, 그리고 전해질 젤을 특정 구조로 배열해 프리폼을 완성했다. 전극 젤은 파티클, 염, 용매 등 다양한 소재를 혼합한 상태로 열이 가해지면 물질의 크기가 줄어들어 섬유 형태로 변한다. 10cm의 프리폼은 수백 미터의 섬유로 변할 수 있다. 이때 섬유 길이도 인발 속도를 조절해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슈퍼캐패시터 섬유는 100m 길이에서도 원래의 성능을 유지했다.

연구팀이 만든 고성능의 길이가 긴 슈퍼캐패시터 섬유는 직물 제조기를 통해 섬유 LED를 포함한 섬유 전자기기와 함께 대형 스마트 직물로 만들 수 있다. 또 3D 프린터를 통해 3차원 형태인 에너지 저장 안경으로도 만들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세계 최초로 다중물질 열 인발공정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활용해 성능저하 없이 100m의 섬유 슈퍼캐패시터를 개발한 점에 있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섬유 전극을 제조하고 이 전극을 조립해 길게 제작하기도 어렵고, 성능도 좋지 않았다. 이 섬유 슈퍼캐패시터는 2차원과 3차원 에너지 저장 디바이스로 손쉽게 변환할 수 있는 단위소자이다. 제작자가 원하는 길이나 형태로 자유자재로 에너지 저장 소자를 제조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용도 기대된다.

이정태 교수는 “향후에도 MIT와 지속적인 공동연구를 통해 차세대 전극 소재를 도입한 섬유 에너지 저장 소자를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라며 “경희대 학생들과 함께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계속 수행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