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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노동인 ㄱㄴㄷ
새내기 노동인 ㄱㄴㄷ
  • 교수신문
  • 승인 2020.11.0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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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56쪽

새내기 노동인들과 예비 노동인들인 청소년들이 일터에서 꼭 알아야 할 노동의 의미와 노동인의 권리를 한국 경제의 현실, 자본주의의 역사, 노동인 권리의 발전 과정, 다양한 자본주의 사회의 사례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쉽게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노동인들이 노동에 대한 멸시에서 벗어나 노동인으로서 정체성을 갖추고, 일터에서 노동인의 권리를 인식할 수 있어야 일터에서 마주치는 갑질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일터의 자본가와 자본주의 체제 앞에서 개개인의 노동인은 무력할 수밖에 없기에 동료들과 반드시 연대하기를 권한다.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인 노동삼권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인들이 자본의 힘에 맞서 노동 조건의 향상과 인간다운 생활을 확보하기 위하여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다. 새내기 노동인들이 뜻을 모아 노동조합을 만들고 자본가에게 당당히 자신들의 요구를 내놓는 행동은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권리이기에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기본권이라고 강조하다.

한편 새내기 노동인들이 신자유주의 체제가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믿으며 850만 명이 넘는 비정규직, 자살률 세계 최고, 출산율 세계 꼴찌, 세계 최장의 노동 시간 따위를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 현상으로 여긴다면 자신의 삶에 치명적 오류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경쟁 체제에서 각자도생으로 살면서 ‘확증 편향’이라는 우물에 갇혀 새로운 대안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의 노력에 따라 경쟁 체제와는 다른 사회가 얼마든지 현실 세계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노동조합을 결성하며 노동 운동에 나선 사람들이 사회 전반을 민주화하고 복지를 확대하는 투쟁에 앞장서왔고, 이를 통해 사회가 발전해 왔다고 말한다. 국가 간 민주주의 성취를 통계적으로 조사 연구한 성과들을 종합하면, 노동조합의 힘이 강한 나라일수록, 진보 정당의 경쟁력이 큰 나라일수록 좋은 지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영어 ‘worker’에 해당하는 우리말을 ‘근로자’라고 부르는 현실을 비판하다. ‘근로자’는 문자 뜻 그대로 ‘근면 성실하게 주어진 질서에 순종하며 일하는 사람’이다. ‘노동자’라는 말에도 부정적 어감이 퍼져 있기 때문에 상공인, 기업인, 경제인처럼 노동하는 사람, 곧 ‘노동인’으로 바꿔 부르자고 제안한다. 저자는 1970년 11월 13일 부익부 빈익빈 체제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새내기 노동인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라며 온몸을 불살라 스물두 살 몸 그대로 노동의 어둠을 밝히는 촛불이 된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이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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