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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종에 대하여 외: 수상록 선집
식인종에 대하여 외: 수상록 선집
  • 교수신문
  • 승인 2020.11.0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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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에켐 드 몽테뉴 지음 | 고봉만 옮김 | 책세상 | 184쪽

몽테뉴 수상록에서 6개 장을 선별해 엮었다. 그 중 ‘식인종에 대하여’는 16세기 유럽인들이 식민지 침략을 통해 처음 마주한 중남미 원주민들에 대한 사유가 담긴 에세이다. 몽테뉴 수상록에서 가장 중요한 장 가운데 하나로 인용되지만, 지금까지 국내에 제대로 소개될 기회가 없었다. 정복지의 주민을 ‘식인종’, ‘야만인’으로 본 당시 유럽인들의 인식과 다르게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깊게 들여다보려 한 ‘교양인’ 몽테뉴의 사유를 생생히 확인할 수 있다. 몽테뉴 수상록은 ‘최초의 에세이’로 잘 알려진 고전이지만, 3권 107장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때문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또 몽테뉴가 수많은 인물과 텍스트를 인용했기 때문에 수상록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이해 또한 필수적이다.

책세상문고 고전의세계 시리즈로 기획된 이 책은 현대 몽테뉴 연구에서 비평 판본의 결정본으로 여겨지는 플레야드 판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몽테뉴, 루소, 레비스트로스 등을 연구하며 여러 원전을 국내에 소개해온 고봉만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또한 200개에 달하는 주석을 통해 원문에 등장하는 인물과 텍스트에 대해 설명하고, 해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을 통해 몽테뉴 사상의 현대적 의미를 풀어냈다. 니체는 “몽테뉴 같은 사람이 글을 썼다는 사실이 삶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라고 쓴 바 있다. 현대 한국인에게도 역병과 환란의 시대를 산 ‘모럴리스트’ 몽테뉴의 글이 고전 본래의 의미로 새롭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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