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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멘토에게서 배우고 싶다
위대한 멘토에게서 배우고 싶다
  • 교수신문
  • 승인 2020.10.2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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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휘 춘천교대 명예교수·교육심리학

 

김정휘 춘천교대 명예교수·교육심리학
김정휘 춘천교대 명예교수·교육심리학

영재교육의 성패는 인재판별, 육성에서 선구안의 역할을 하는 멘토(mentor)의 자질과 수준, 활동 역량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멘토 또는 사부(師父)란, 조용헌에 의하면 멘토는 현명하고 성실한 상담가 또는 후견인을 뜻한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이타가 왕국의 왕인 오디세우스가 전쟁터로 떠나며, 자신의 아들을 신뢰하는 친구에게 맡긴다. 그 친구 이름이 바로 멘토이다. 요즘 이 멘토라는 말이 사회 각 분야에서 유행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각종 멘토 사이트가 북적되고, 멘토-멘티(mentee) 모임이 활발하다. 그야말로 멘토 찾아 3만리이다. 

멘토를 동양식으로 해석하면 사부(師傅), 내지는 장자방(張子房)에 해당할 것이다. 역사에서 고찰해 보면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에게는 대체로 사부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철학의 거인인 소크라테스의 제자는 존재 자체가 철학의 거인이었던 플라톤이 있었으며, 그의 탁월한 제자이며, 지식인의 스승으로 칭송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있었다. 그런데 이 사부 등은 상담자이기도 하였겠지만, 임상적인 상담 차원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멘티의 운명을 내다보는 신통력을 지녔던 사람들이다. 

예를 들면 백제의 전성기를 이루었던 무왕(武王)에게는 미륵산 사자암(獅子庵)의 지명법사(知命法師), 이성계를 도와주었던 무학대사(無學大師)가 그런 경우이다. 지명법사의 지명(知命)이란, 명(命)을 안다는 뜻이다. 그 사람의 명을 알 정도가 되니까 지도를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무학대사도 여러 불교 경전에 박통한 학승이라기 보다는 기도와 선(禪)을 많이 해서 심안(心眼)이 열린 고승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역사· 정치·사회적으로 수많은 역경과 전쟁의 참화를 겪으면서 생존해 온 한국에서 현재와 향후에도 한국과 한국인의 안정과 행복을 지켜줄 수 있는 멘토가 필요한데 군 장성들은 휴전 후에 현재가 안보상으로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걱정을 한다. 그러나 군부에서는 현재와 같은 안보 불안에 대한 현실감각을 가지고 있는 현역 장성이나 퇴역장성 또는 국내외 외교, 정치 전문가들 중에 미군의 싱글러브 장군 같은 용장이 있어서 문재인 정부의 국방정책의 이견을 제기하는 용기 있는 인물이 없는가라고 걱정을 한다.

이휘소 박사를 노벨상 수상자의 멘토였다고 학계에서는 칭송한다. 살면서 이러한 사부를 만나기가 어렵다. 이러한 멘토를 만나는 것도 그 사람의 큰 복에 해당한다. 도교의 경전을 모아 놓은 ‘운급칠첨’에 보면 ‘팔난(八難)’이 나온다. 

첫째 어려움은 도 닦으려는 마음(道心)을 놓지 않는 것이요, 둘째 어려움은 눈 밝은 스승(明師)에게 나아가지 않는 것이요, 셋째는 한거(閑居)에 의탁하지 않음이요, 넷째는 세무(世務)를 버리지 않음이요, 다섯째는 은애(恩愛)를 나누지 않음이요, 여섯째는 이욕(利慾)을 버리지 않음이요, 일곱째는 희로(喜怒)를 제거하지 않음이요, 여덟째는 색욕(色慾)을 끊지 않음이라고 나온다. 

이 가운데 ‘눈 밝은 스승에게 나아가지 않는다’는 것은, 진짜 선생이 옆에 있어도 학생이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냥 스쳐 지나가고 만다는 말이다. 어느 분야든지 찾아보면 그 분야에 멘토는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복 중의 큰 복이 선생 잘 만나는 선생복인 것 같다.

수문장, 사부, 스승, 멘토와 비슷한 뜻으로 도사(道師, Guru)라는 용어가 있다. 힌두교도들은 정신적으로 깨달음을 얻은 지도자 즉, 도사가 수도자의 인생에 있어서 필수적인 존재라고 믿는다. 이 도사는 참 지식(jnan), karma(행업), 그리고 bhakti(헌신적인 숭배)를 통해 진리에 도달하는 올바른 삶의 길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멘토, 수문장(Gatekeeper)이란, 창의적인 영재에게 학문적으로, 또는 예술적으로-특정 분야나 영역에서– 무엇이 진정 소중한 것인지를 처음으로 가르쳐 준 사람일수도 있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지키고 그에 대한 사랑을 키워 갈 수 있도록 자극을 주고 의욕을 북돋워 준 사람일 수도 있고 지금까지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이상을 처음으로 마음, 지성, 창조성, 통찰력의 냉장고 속에 성찰, 저장, 발휘하게 해준 사람일 수도 있다.

그는 창의적 영재들에게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길을 일러주고 안내, 격려해 주며 기회를 열어준 사람일 수 있다. 이런 메토, 선견지명이 있는 수문장의 예는 플라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례에서 발견할 수 있다. 플라톤은 고대 그리스의 한 시기를 풍미했던 애지(愛知) 문화의 산물이며 가르침과 배움의 전통을 확립한 인물이다. 소크라테스에게 많은 가르침을 얻었으며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는 플라톤의 지적 무용담은 널리 알려져 있다. 우리가 누군가를 훌륭한 스승이라고 기억하는 이유는 그가 인류를, 대상의 본질을 탐구하도록, 이상을 찬미하도록, 배움을 사랑하도록 가르쳤기 때문인데, 이 모든 것의 뿌리와 원천이 플라톤이기 때문이다.

플라톤은 제자 복이 많은 훌륭한, 뛰어난 멘토였다. 사부로서 멘토의 역할을 고찰해 보면, 스승들은 학문후속 세대 즉 과학 엘리트인 제자들이 막스 베버가 주장한 직업으로서 학문과 학자로서 해 나가야 할 역할의 모범이며 창의적인 연구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우두머리인 것이다. 그러므로 중요한 연구에 착수할 때 큰 도움을 주게 될 연구 유형을 확립해 가는데 있어서 이러한 분위기는 제자에게 크게 도움이 된다. 예컨대 노벨상 수상자중에서도 엘리코 페르미(Enrico Fermi)의 제자들은 모두 똑같이 페르미의 왕성한 에너지, 강한 집중력(몰입), 그리고 방대한 과학적 성과를 참고로 하고 있다.

제자는 스승을 잘 만나야 성공할 수 있고 뛰어난 제자를 길러내지 못한 스승은 불행하다. 좋은 스승을 만나는 스승 복과 제자 잘 만 나는 제자 복이 인재 육성에 연결고리 기능을 한다.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를 육체적인 동반자라면, 스승과 제자 사이의 관계를 학문적 동반자, 때로는 협조자라는 관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있다.

루트비히가 연구한 저명인사 중에서 4분의 1은 스승이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교육전통 또는 학계의 관행 때문에 연구직 유형은 가장 많이 스승을 두었으며 그 다음으로는 사회적 활동가, 예술가, 기업인 유형들이 있다. 아마도 제자가 스승에게 의존하는 것이 학계의 속성상 전통적인 관행인 것 같다. 학문의 연찬과 연구, 교수-학습의 과정에서 스승은 학문후속세대 즉, 제자에게 지식과 지혜, 삶의 경륜, 방법, 기술을 나누어 주며 후원을 하고 격려하며 가능할 때는 제자들이 경력과 명성을 쌓고 발휘하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이휘소 박사는 이런 역할을 한 한국인 과학자로서 세계적으로 탁월한 업적과 명성을 발휘했으며, 생존했다면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되었을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칭송한다. 그의 제자들 다수가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인물로 칭송을 받고 있다.

국가의 지도자급 인물, 예컨대, 정당 지도자나 장·차관급 인물과 국회의원, 도지사, 대학총장과 정부투자기관장 등 고위 관료와 정치인 등은 분야나 영역에서 멘토급 인물이 임명되기를 기대한다. 정부의 장·차관급 고위직에 부적격자가 정치적인 코드 위주로 임명되어서 끼치는 해악이 크다. 

김정휘 춘천교대 명예교수·교육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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