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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의 뮤직톡] 매직 플롯을 통한 매직 솔루션
[김형준의 뮤직톡] 매직 플롯을 통한 매직 솔루션
  • 교수신문
  • 승인 2020.10.2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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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피리, 초연 후 4년 만에 200회 돌파
프리메이슨적 상징성·천진한 유머 오버랩

시련을 통해 영원한 평화 주어진다는 메시지
오늘날 우리에게도 시대 초월하는 교훈 남겨
오페라 ‘마술피리’의 한 장면(사진=대구오페라하우스)

매직 플롯은 마술피리 또는 마적(魔迪)으로 불리는 모차르트 오페라 3대 걸작 중 하나다. 1791년 9월 30일 빈의 왕립 비덴극장에서 초연됐으며 3개월 뒤 모차르트는 세상을 떠난다. 마술피리는 모차르트의 첫 번째 대중 오페라이며 대본은 에마누엘 쉬카네더(1751-1812)가 썼다. 그는 연극단을 운영하는 극작가이며 배우이자 가수였다.(셰익스피어 햄릿 연기로 유명하다) 그는 작품 의도와 구상을 모차르트에게 제시하고 모차르트가 수용한다. 쉬카네더는 극작가답게 환상적인 요소로 가득한 핀란드 동화집 속 고대 이집트 우화(Fairy tale)를 토대로 대본을 썼다.

1792년 11월 23일에 100회 공연을 하고 1795년 10월 22일에 200회를 돌파한다. 초기 한 달 이내 24회 공연했다고 하니 높은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줄거리와 원인을 보자. 

밤의 여왕의 부탁으로 이집트 왕자(타미노)는 여왕이 주는 마술피리를 들고 여왕의 딸 공주 (파미나)를 구하러 간다. 갈 때는 공주를 가둔 사람이 악한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선한 제사장(자라스트로)이며 밤의 여왕이 악한 사람이다. 왕자는 고귀한 제사장 세계의 일원이 되고자 동행한 새 사냥꾼(파파게노)이 함께 고난의 과정을 통과한다. 왕자와 공주는 결혼하게 되고 짝이 없는 새 사냥꾼도 자기와 잘 어울리는 여인 파파게나를 만나 행복하고, 복수하러 온 밤의 여왕과 일당은 무너진다.

마술피리, ‘마법’으로 인기 끌어

마술피리는 이태리어로 부르는 세련된 정통 오페라와 달리 이태리어를 모르는 서민들을 위한 징슈필(연극처럼 중간에 대사가 나오는 독일어 노래극)이다. 스토리도 극적으로 반전되며 환상적인 배경 속에 진지한 내용과 일상적이고 익살스러운 내용이 섞여있다. 요즘 영화나 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다. 

품위 있고 진지한 주인공 커플(타미노/파미나)의 러브스토리, 다소 우스꽝스러운 조연 커플 (파파게노/파파게나)이 익살 넘치는 연기를 펼친다. 조연 커플은 만나자마자 가족계획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드라마틱하게 카리스마 넘치는 밤의 여왕(콜로라투라 아리아, ‘지옥의 복수가 내 마음을 불타게 한다’로 유명)이 등장해 제사장과 대결을 벌이고, 천사 같은 소년들이 주인공의 사랑을 도와준다. 인기를 끈 이유는 ‘마법(마술피리와 은방울)’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당시에 고대 수수께끼나 주술과 마법이 유행해 청중들은 주인공이 마법을 발휘하는 장면에 빠져들었다. 

고대 이집트가 배경이면서도 정치적 풍자와 관련된 신기한 이야기로 엮어진 마술피리는 프리메이슨적 상징성과 천진한 유머가 오버랩 되어 있다. 프리메이슨은 18세기 유럽에서 활발했던 비밀결사조직으로 자유, 평등, 박애를 모토로 이상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한다. 많은 지식인들이 참여하고 모차르트 역시 계몽주의 사상을 지니고 있어 자연스레 동참한 것으로 이해된다. 모차르트는 1776년경에 다음과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We live in this world in order to learn industriously and, by exchanging our ideas, to enlighten one another and thus endeavor to promote the sciences and the fine arts.”

이태리 부파 양식 등 다양한 음악 구현

원숙한 경지에 오른 모차르트는 다양한 음악형식을 종합적으로 구현했다. 주인공 타미노와 파미나는 독일 가곡 양식이 융합된 이태리적 아리아, 익살스러운 파파게노와 파파게나는 빈 풍의 민요와 이태리 부파 양식, 차가운 밤의 여왕은 높은 기량이 필요한 콜로라투라의 이태리 세리아 양식, 승려들의 엄격한 코랄(바로크 양식)이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지향하는 통일성을 이루고 있다. 

젊은 주인공이 시련을 겪고 있을 때 제사장 자라스트로는 이들을 위한 기도를 다음과 같이 엄숙하게 노래한다. 저음의 베이스로 합창과 함께 장엄하게 부르며(바장조), 내용은 영문으로 다음과 같다.

“O Isis and Osiris, guide them, as they now make their dangerous way. 
With strength and wisdom, walk beside them. 
Protect them both from harm, we pray.
True love is born of tribulation. 
But if you cannot grant salvation, think of their virtue, their tender hearts. Your everlasting peace imparts.“

시련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태어나고 덕성과 부드러운 마음이 구원으로 이어지며 영원한 평화가 주어진다는 메시지이다. 이는 제사장이 오페라의 젊은 주인공들의 앞날을 기원하는 노래이지만, 모차르트는 이를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것이며 오늘날 우리에게도 동일한 메시지로 다가온다. 이러한 면에서 시대를 초월하는 모차르트의 위대함이 있다. 

모차르트는 마술피리 즉 마술과 같은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천명하고 있다. 로망 롤랑은 “오페라 마술피리는 모든 것이 빛이다. 빛이 아닌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격찬했는데 모차르트가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밝히고 구원할 수 있다는 것에 크게 공감하는 것이라 여겨진다.

국내·외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현실이다. 코로나19 사태를 위시해 이전에 겪어 보지 못한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다. 이전에는 그냥 지나치던 사람이 이제는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됐다. 이타적인 삶에 대해 성찰해 봐야 하는 시대다.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 그리고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들을 실천으로 옮겨 보자. 해법은 놀랍게도 가까운데 있다. 이것이 곧 매직 플롯을 통한 매직 솔루션이 아닐까 한다.

김형준 경영&뮤직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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