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지음 | 루아크 | 288쪽
근대건축물을 둘러싼 이야기들은 흥미롭다. 개인의 무수한 사연과 시대상, 때로는 격동기의 안타까운 역사가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중 많은 건물과 장소가 사라져 오래된 사진에서, 또는 누군가가 남긴 글에서 그 흔적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운 좋게 지금까지 헐리지 않은 것들은 현대 건축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예스럽고 이색적인 외관으로 수많은 사람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 책 『건축, 근대소설을 거닐다』는 사라진, 혹은 아직까지 남아 있는 근대건축물과 그 장소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지만 단순히 건축물이나 장소의 외적인 부분, 곧 건축 양식이라든지 사용 용도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지은이 김소연이 독자들과 나누고자 하는 것은 “그때 그곳은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사용했을까”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근대소설’이다. 장소와 건축물에 얽힌 당대 사람들의 일상과 감상이 소설 속 등장인물과 그 배경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여러 근대소설을 오리고 붙여 ‘근대건축물’이 막 지어져 원래의 기능대로 사용되던 시절, 그곳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보통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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