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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 정작 ‘정가’ 논의는 빠졌다
도서정가제, 정작 ‘정가’ 논의는 빠졌다
  • 김재호
  • 승인 2020.09.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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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개정안, ‘할인’ ‘예외’ 위주로 논의돼
“예외 대상을 ‘웹콘텐츠’로 확장하면 종이책도 영향”

도서정가제가 긴박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도서정가제 개정안의 핵심은 ‘할인’과 ‘예외’가 주요 키워드다. 할인 폭을 늘리려 하고, 예외 대상을 웹콘텐츠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하지만 도서정가제 도입 취지가 무색할 만큼 도서 ‘정가’에 대한 논의는 전무한 실정이다.


460여개 출판사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 김학원 회장(휴머니스트 출판그룹 대표)은 문체부가 내놓은 개선안 가운데 ‘연재 중인 디지털 콘텐츠는 완결 전까지 도서정가제 적용 유예’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웹소설, 웹툰 등 웹콘텐츠에 대한 의견 청취와 어떤 긍정성 혹은 부정성이 있는지에 대한 검토를 했는지 의문”이라며 “전자출판물은 제작비와 유통비가 제외되고 있기 때문에 할인율을 적용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되면 종이책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전자출판물 할인율을 20%까지 확대하려는 건 웹소설, 웹툰 때문이다. 종이책 기반의 전자출판물과 웹콘텐츠 기반의 전자출판물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그는 “웹콘텐츠 업계와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면서 “중소 플랫폼이나 중소 웹소설, 웹툰 출판업계가 동의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결국, 웹콘텐츠의 대여만 도서정가제 적용에서 예외가 된다면 대형 플랫폼의 시장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상생이 아니라 쟁투가 발생하는 것이다. 김 회장은 “출판과 웹소설, 웹툰의 차이를 논의해서 양쪽을 모두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도서정가제 사수를 위한
출판·문화계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이 도서정가제 폐지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 


현 도서정가제는 2014년 11월 21일 개정돼 적용해왔다. 도서정가제는 3년마다 재검토하도록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즉, 2020년 11월 21일은 새로운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는 날이다. 그런데 아직 문화체육관광부와 출판 업계(유통, 전자출판, 웹콘텐츠, 소비자 포함)가 의견 조율을 못하고 있다. 


도서정가제는 국내 학술출판의 관점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학술적 가치가 높은 책들은 대중서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렵다. 도서정가제가 없다면, 출판 기회마저 박탈당할 수 있는 현실에 놓이는 것이다. 


김 회장은 “도서정가제는 책의 헌법과 같다”며 “도서정가제는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가격과 동일한 조건으로 책을 공급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앞으로 2주 안에 도서정가제 개선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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