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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강의 공유하는 ‘공유대학’
신기술 강의 공유하는 ‘공유대학’
  • 장혜승
  • 승인 2020.10.02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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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으로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단순 연합만으로는 한계

2021년 3월 2일, 광주여대 재학생 A씨는 화상회의 도구인 줌으로 인공지능 수업에 참여한다.

A씨가 출석한 인공지능 수업은 류호경 한양대 교수(기술경영학과)의 수업으로, 광주여대 학생뿐만 아니라 서울 한양대, 을지대 학생들까지 실시간으로 동시에 수강할 수 있는 수업이다. 인공지능 개론 수업을 마친 후에는 ‘생활 속 화학’ 과목을 원격으로 수강한다. 수업을 들으면서 의문점을 김민경 한양대 교수(창의융합교육원)에게 물어보면 즉시 답을 들을 수 있다. 

각 대학이 보유한 신기술과 수준 높은 강의를 함께 이용하는 이른바 ‘공유대학’이 뜨고 있다. 작은 대학들이 경쟁하는 대신 하나의 대학처럼 협력해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산학협력으로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 장기화와 학령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이 언택트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새로운 교육 형태를 선보이면서 정부도 그동안 대학 혁신의 발목을 잡던 교지·교원 확보율 같은 규제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대학들, 생존 위해 뭉치기도
한양대와 광주여대, 을지대는 ‘HY-LIVE 컨소시엄 협약’을 지난 15일 체결했다. 텔레프레즌스 기반의 HY-LIVE는 홀로그램 스튜디오-원격지 강의실-기업 현장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다자간 입체 교육 모델이다. 학생들은 홀로그램을 통해 타 대학 교수의 강의를 수강할 수 있고, 실험·실습을 비롯한 양방향 상호작용 또한 원격으로 가능해진다. 또한 산업체-대학 간 상호 발전을 위해 산학 협업 체계와 기반 조성이 가능해진다. 한양대가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생활 속 화학 등의 실시간 영상수업을 을지대와 광주의 광주여대 학생들이 같이 수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AI 관련 수업이 부족한 지방 대학 학생들도 편리하게 원격으로 고품질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세 대학이 뭉친 공유대학은 홀로그램, 5세대(5G) 통신 기술 등 최신기술을 접목한 점이 특징이다. 홀로그램 촬영 기법을 도입해 교수가 마치 현장에서 강의하는 것과 같은 생동감을 준다. 5G 통신망을 활용한 통신으로 학생과의 문답 역시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지방 대학들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앞다퉈 공유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대학들이 협력해 지역 경쟁력을 제고하는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의 일환이다. 우선 경남 지역에는 창원대, 경남대, 경상대 등 17개 대학이 참여한 ‘경남공유형대학(USG)’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남공유형대학은 공동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강의를 공유하고, 제조 엔지니어링 등 지역산업의 핵심분야와 깊이 연계된 전공을 운영한다. 

대학 간 격차 완화가 관건

공유대학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공유대학이 대학과 지역사회 연계 등을 통해 교육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도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대학 간 긴밀한 협조와 장기적인 투자 없이는 공유대학 사업이 헛발질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서울에서는 서울총장포럼이 31개 대학을 모아 출범시킨 서울 공유대학 플랫폼이 2년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학점 교류 건수가 저조한 데다 서울시의 운영지원금마저 끊겼기 때문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교육학과)는 “대학 간 여건이 비슷해야 공유대학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격차가 심해서 한쪽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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