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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숙의 숨겨진 그림 이야기] 그녀가 다이아몬드를 휘감고 있는 사연
[박희숙의 숨겨진 그림 이야기] 그녀가 다이아몬드를 휘감고 있는 사연
  • 교수신문
  • 승인 2020.09.2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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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전후 보석은 여성들 수고 달래줘
여성들 가장 사랑한 다이아몬드

제임스 휘슬러,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귀족 초상화 관행 따라

엘리자베트 황후 '시시의 별' 당대 최고의 패션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사랑받아
‘검정의 조화-레이드 뮤즈의 초상’-1881년, 캔버스에 유채, 194x130. 호놀롤루 예술 아카데미 소장
‘검정의 조화-레이드 뮤즈의 초상’-1881년, 캔버스에 유채, 194x130. 호놀롤루 예술 아카데미 소장

민족 대명절 추석이다. 추석하면 첫 번째가 온 집안에 가장 큰 행사인 조상에게 지내는 차례며 두 번째 행사는 차례가 끝난 후 가족끼리 친목을 도모하면서 하는 식사다. 

차례를 지내거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식사를 하든 명절은 먹는 것을 준비하는 것부터 시작해 먹는 것을 끝난다. 

명절에 음식을 장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명절에 차례를 지내기 위해서는 김치 담그는 거부터 시작해 길면 20여일부터 준비한다.

명절 전날에도 송편, 전 등등 차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정신없이 바쁘다. 명절 내내 여자들은 음식만드느라 허리 한번 피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렇게 조상님께 인사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오래 걸리지만 차례는 30분만에 끝난다. 노동은 길고 노동에 비례 결과는 너무나 짧다. 명절은 결혼한 여자들에게 즐거움보다는 혹독한 노동절이라고 한다. 

그래서 명절 전 후 홈쇼핑이나 백화점에서 많이 팔리는 물건이 보석과 명품이다. 여자들은 노동절에 허리 한번 펴보지 못한 자신을 위해 명품이나 보석을 사고자 하며 남자들은 고생한 아내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이다. 

특히 여자들의 마음을 채워주는 것은 역시 보석이다. 보석 중에 여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보석이 다이아몬드다. 

지구상에 물질 중에 가장 단단한 물질인 다이아몬드가 최고의 보석이 된 것은 17세기 말 이탈리아의 브릴리언트가 만들어낸 연마 기술 때문이다. 그 이후 19세기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대규모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되면서 널리 보급되었다. 

신분상승 바랐던 뮤즈의 초상화
여자들이 사랑하는 다이아몬드를 휘감고 있는 여성을 그린 작품이 제임스 휘슬러의 「검정의 조화-레이드 뮤즈의 초상」이다.

레이디 뮤즈의 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것이 다이아몬드 티아라다. 다이아몬드 티아라는 빅토리아 여왕 후기부터 공식 모임과 무도회에서 인기 있던 여자들의 액세서리로 티아라의 인기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와 여성들이 가장 가지고 싶은 액세서리로 꼽히고 있다. 

레이디 뮤즈가 다이아몬드 티아라로 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이유도 신분 상승을 위해서다. 레이디 뮤즈는 서민 출신으로 당시 런던에서 가장 큰 양조장을 경영하고 있던 준남작 헨리 브루스와 결혼했다. 그녀는 서민출신이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남편의 경제력을 이용해 예술품과 보석을 사들였다. 

어두운 공간에 레이디 뮤즈가 검정색 이브닝드레스에 흰색의 모피 코트를 두르고 서 있다. 빨간 입술과 짙은 아이라인은 그녀의 아름다운 외모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검은색 이브닝드레스는 당시 유행과 거리가 멀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유연한 몸매를 강조하면서도 우아함을 드러내기 위해 코르셋이 필요 없는 드레스를 입었다. 

어깨 위에 얹어진 모피 가운은 초상화를 위해 그녀가 특별히 제작한 것으로 흰색의 모피는 검정색 이브닝드레스를 돋보이게 만들고 있으며 목선의 망사는 레이디 뮤즈의 성숙한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제임스 휘슬러(1834~1903)는 귀부인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귀족 초상화의 관행을 따른다. 전통적으로 귀족 초상화는 인물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고요함과 화려함을 동시에 표현하는 방식을 따른다. 

레이디 뮤즈가 휘슬러에게 초상화를 의뢰한 이유는 신분 상승을 위해서다. 그녀는 서민계층으로 상류층의 조롱을 받았지만 상류층의 귀부인이 되기 위해 남편의 경제력을 이용해 예술가들을 후원했다.  

‘시시의 별로 장식한 엘리자베트 황후’-1865년, 255x133, 캔버스에 유채, 빈 호프부르크 왕궁 소장
‘시시의 별로 장식한 엘리자베트 황후’-1865년, 255x133, 캔버스에 유채, 빈 호프부르크 왕궁 소장

 

다이아몬드 장식으로 이미지 굳힌 엘리자베트 황후
요즘 미국의 여성 정치인들은 보석이나 스카프로 자신의 이미지나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특별한 다이아몬드 장식을 통해 이미지를 굳힌 여인이 오스트리아 프란츠 요제프1세 황제의 아내 엘리자베트 황후다. 그녀는 시시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시시의 아름다움을 그린 작품이 빈터할터의 「시시의 별로 장식한 엘리자베트 황후」다. 

황후의 허리까지 오는 검은 긴 머리를 별로 장식하고 있다. 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별 모양의 다이아몬드 장신구는 황후가 빈 최고의 보석상에 주문한 것으로 후에 이 장신구를 ‘시시의 별’이라고 불렀고 그 뒤 빈을 대표하는 패션이 되었다.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서 머리에 별 모양의 장신구를 여배우들도 볼 수 있다. 
흰색의 무도복 차림의 황후는 등을 돌리고 서 있지만 얼굴은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다. 가슴과 아랫단에 자수로 장식한 흰색 드레스의 풍성한 아랫단은 황후의 잘록한 허리를 돋보이게 하고 있으며 흰색의 드레스는 검은색 머리를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엘리자베트는 바이에른 공작 막시밀리안 요제프와 바이에른 공주 루도비카의 차녀로 태어났다. 프란츠 요세프1세 황제는 엘리자베트의 언니와 약혼을 하기로 했지만 황제는 16살의 시시를 보고 첫눈에 반해 언니와의 약혼을 깨고 그녀와 결혼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받는다. 

엘리자베트는 자유분방한 성격 탓에 합스부르크 황가의 예의범절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그것이 국민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프라츠 사버 빈터할터(1805~1873)의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황후는 평소에 풍성한 검은 머리와 가는 허리를 자랑했다. 그녀는 유럽 황실 여자 중에서 허리가 가장 가늘었다. 그녀는 19인치 가는 허리는 유지하기 위해 광적으로 다이어트에 집착했으며 당시로서는 드물게 운동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또 허리를 강조하기 위해 꼭 끼는 코르셋을 항시 착용하고 있었는데 후에 꽉 끼는 코르셋 때문에 무정부주자 아나키스트 루이지루케니가 휘두르는 칼에 찔린 후에도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왜들 이렇게 놀라나요? 내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라고 반문하며 쓰러졌다고 한다. 

시시의 불행했던 일대기를 그린 영화가 1955년 나왔으며 1998년에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호평을 받았다.  
추석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귀성을 하지 않거나 가족 모임을 자제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고 한다. 혹시나 모를 모임을 통해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서다. 

코로나 19가 우리에게 고통을 주지만 예기치 않게 여자들에게 올 추석은 노동으로부터 해방을 시키기도 한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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