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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나만의 무기와 소통
[학문후속세대의 시선] 나만의 무기와 소통
  • 김진오
  • 승인 2020.09.14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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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과정 졸업 준비를 하는 중에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학문후속세대의 시선’에 기고할 칼럼을 작성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칼럼 요청을 받고 학부 연구생부터 박사 과정까지 9년의 연구 생활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아직 한참 부족한 연구자이지만 연구 생활을 하는 동안 느낀 점과 연구자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필자를 지도해 주신 은사님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연구는 전쟁터야. 학위 과정동안 논문이라는 무기를 스스로 잘 준비해서 졸업하고 전쟁터로 가야지 살아남을 수 있어 맨손으로 전쟁터 갈래?” 필자의 은사님이신 김동표 교수님께서 필자가 처음 연구실에 들어왔을 때 말씀해 주셨다. 당시에는 와 닿지 않았는데 졸업할 때가 되니 나도 모르게 내 무기를 잘 준비 했는지 되돌아보고 있다.

필자가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 지원서를 작성할 때, 포닥 지원서를 작성할 때, 연구 계획서를 작성할 때 어디서나 논문실적을 요구한다. 마치 너의 무기는 몇 개나 되느냐 그리고 무기 종류가 어떤 건지 물어보는 것처럼. 석, 박사 과정이 긴 시간 일 수 있지만 짧은 시간일 수 있는 시간이다. 이 기간동안 논문 주제를 찾아가고 깊이 있게 공부를 하는데 시간이 들 뿐더러 논문화가 가능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것과 생각해낸 아이디어의 연구 결과를 내는 과정은 매우 어렵고 힘든 과정이며, 특히 몇 년에 걸친 노력으로 나온 연구 결과가 자신이 목표한 논문에 게재 되지 못 했을 때 가지는 허탈감은 말로 이룰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한정된 시간 내에서 효과적인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필자의 지도 교수님들께서 늘 강조 하셨던 말씀이 ‘연구적 소통’이었다. 혼자 연구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일 뿐이고 틀 안에 갇혀 있게 된다. 연구에 관해서는 나이, 직위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 내용으로만 소통해야 더 발전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 당장 눈앞의 작은 파이를 보지 말고 큰 파이를 키우는 연구를 하자. 위 세 가지 조언은 필자가 연구적 역량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연구를 할 때 늘 생각한 대로 실험이 진행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좌절하고 포기하며 프로젝트를 접는 연구자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좀 더 폭넓게 생각하고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보면 의외의 방법으로 겪고 있는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필자가 느낀바 연구실에서는 문제점을 공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동료들과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실에서는 비슷한 주제로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겪고 있는 문제를 이미 선배나 후배가 겪어 보고 조언을 해줄 수 있다. 말하지 않으면 도움을 받지도 못한다. 또한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발표하는 것을 즐기자. 학술대회에 참석을 하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최신 연구 동향에 관해 소통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다. 내가 연구한 내용을 연구자들이 관심을 끌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서로 피드백들을 주고받으면서 내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설계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소통을 통해 필자는 한정된 시간 동안 효과적인 연구를 진행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신소재 공학과, 기계 공학과에서도 세포를 키우는 연구를 하고 있고, 바이오 공학과에서도 새로운 재료를 합성하는 등 서로 간의 학문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으며 앞으로 융합 연구가 더 가속화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 융합 연구 과정을 더 활발히 겪고 앞으로 나아갈 연구자가 될 후배들에게 앞서 말한 연구적 소통을 키워 졸업 전에 나만의 무기를 준비하는 것이 어떨까 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필자가 연구자로 성장 할 수 있게끔 지도해주신 포항공대 김동표 교수님, 경북대 박수영 교수님, 그리고 한국과학기술원의 스티브 박 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김진오

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박사양성과정 사업의 지원을 받아 고성능 유기 재료 박막 제조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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