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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망다랭 1, 2
레 망다랭 1, 2
  • 김재호
  • 승인 2020.09.14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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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 이송이 옮김 | 현암사 | 636쪽

 

시몬 드 보부아르는 우리에게 실존주의 철학자, 『제2의 성』으로 현대 여성주의를 개척한 사상가, 세기의 지성 사르트르와 계약결혼 생활을 했던 동반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해 소설가로서의 모습은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보부아르는 뛰어난 사상가이면서 동시에 작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20세기 격동적인 변화의 흐름 속에서 당시 시대와 지식인의 고민을 반영한 작품들을 남겼다.

그중 『레 망다랭』은 보부아르의 대표작으로 철학자인 보부아르에게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이자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제2차 대전 직후 파리를 무대로 카뮈, 사르트르 등 당시 활동했던 지식인들을 생생하게 그려낸 듯한 이 사실적인 작품은 출간 당시에도 큰 화제를 모았으며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읽히고 있다.

보부아르는 이 작품에서 전쟁이 끝난 직후 혼란스러운 시대에 정치와 이념 그리고 개인의 행복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람들을 그려내고 있다. 지식인의 내면과 사회 활동, 정치와 문학의 관계, 사상과 현실의 갈등 등 때로는 불편할 정도로 전후 사회의 진실을 폭로하려는 작가의 단호함 덕분에 이 소설은 개인과 정치를 연결하는 서사적 초상으로 부족함이 없다. 당시는 물론 지금 시대에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권의 책으로 꼽히며, 우리나라에서는 1978년 삼성출판사에서 출간된 이후 절판되어 많은 지식인들과 소설 독자들에게 다시 읽고 싶은 책으로 꼽혀 왔다.

이 작품에서 그리고 있는 전후 파리 지식인들의 세계는 국경이나 시대를 넘어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런 점에서 출간 당시는 물론 아직까지도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에 꾸준히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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