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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도 읽어내고, DNA 맞춤처방도
암세포도 읽어내고, DNA 맞춤처방도
  • 이지영 기자
  • 승인 2004.03.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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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정보: MIT 선정, 미래를 변화시킬 열가지 신기술

미국 메사추세스 공대의 잡지 테크놀로지리뷰는 지난 2월호에 '미래를 변화시킬 신기술 10가지'를 선정, 발표했다. 테크놀로지리뷰는 1899년에 창간에 1백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잡지로 과학과 기술의 전반적인 분야를 고루 다루면서 대중성과 전문성을 유지하는 것을 알려져 있다. 이번에 선정된 10대 기술을 통해 미래의 성장 동력과 그 발전 가능성을 미리 점쳐 볼 수 있다. 한편 각 분야의 주요 연구진에 대한 정보도 간략하게 제공하고 있다.

●만국어 통역(Universal Translation)
한 여성이 기계에 대고 중국어로 말을 한다. 잠시 후 이 기계는 영어로 "당신의 증상이 뭐죠?"라고 통역해 알려준다. 이것은 바로 개인용 디지털 통역기다. IBM 왓슨 연구소에 근무하는 중국계 여성 컴퓨터공학자 유킹 가오는 만국어 번역기 개발의 선두 주자다. 기존의 디지털 번역기가 단어를 중심이었다면, 가오의 연구는 언어의 콘텍스적 의미를 반영하고 있는 것. 현재 가오의 연구팀은 중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을 뿐 아니라, 병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대화로 실험한 결과 90%의 정확성을 보이고 있다. 중국어 뿐 아니라 만국어로 음성 인식 및 소통을 꿈꾸며, 앞으로 10년이면 모두가 개인용 디지털 통역기를 들고 다닐 것이라 말하는 그녀를 통해 IBM의 추후 방향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종합적인 합성 생물학 (Synthetic biology)
 : 세포를 만들어낸다? 낯설기 그지없지만, 조만간 현실로 다가올 일이다. 합성생물학은 특수한 목적을 위해 특정 유기체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분야다. 생물학·분자 생물학의 이론적 접근과 기계, 전기 전자 및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논리적 사고를 동시에 필요로 한다. 선두 주자인 프린스턴대의 론 와이스 역시 컴퓨터공학에서 방향을 선회한 케이스다. 특정한 기능에 초점을 두고 세포 단위 또는 그 이하 단백질 수준에서 원하는 박테리아, 균, 세포 등을 만들어 내는 연구가 진행중이며 프린스턴대, 칼텍, 보스턴대 등에 연구진들이 포진하고 있다. 

●나노전선(Nanowires)
나노기술이 생활 전반에 걸쳐 변화를 끌어내리라는 것은 이미 예측된 것이다. 전자회사부터 의료회사, 대학에 이르기까지 나노테크놀로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나노테크놀로지는 10억분의 1미터인 나노미터의 세계에서 물질을 취급하는 기술로, 원자로 분자를 직접 조작·제어해 새로운 성질을 가진 재료를 개발하는 기술의 총칭이다. 나노전선은 초미세 전기전자 장치와 반도체, 그리고 화학 공정 등에 응용될 수 있는 특이한 물리·화학적 상태량과 성질을 지닌, 머리카락 두께의 1만분의 1 정도 가늘고 긴 선으로 다양한 활용에 주목받고 있다.

● 베이시안 기계 학습(Bayesian Machine Learning)
토마스 베이스(Thomas Bayes)는 통계학 분야에서 매우 유명한 학자로 18세기에 그가 생각해 낸 확률 이론은 아직까지도 컴퓨터 공학 및 수학·통계학에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베이시안 기계 학습은 베이시안 확률이론에 바탕으로 한 것으로, 기계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과거의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할 수 있는 학습능력을 갖추게 되면 기존 컴퓨터에서 도저히 기대할 수 없던 융통성을 기대할 수 있는 것. 검색 사이트의 질문에 대해 컴퓨터가 스스로 가장 적합한 답변을 찾아내는 것이 그 예다. 기계의 학습 방식으로부터 데이터 센싱은 물론,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에 이르기까지 컴퓨터로 하는 거의 모든 미래의 작업과 관련이 있다. 스탠포드대의 여성 컴퓨터공학자 대프니 콜러기 베이시안 기계학습 분야의 대표적인 연구자이다.

●T-레이 (T-Rays)
: 머지않아 X-레이를 T-레이가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T-레이는 전자기 스펙트럼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부분인 테라헤르츠(Terahertz) 주파수 영역을 활용한 것이다. X-레이보다 안전하면서, 많은 물질을 관통할 수 있기 때문에 X-레이 등으로는 파악할 수 없었던 신체 내 암세포, 플라스틱 폭탄, 세라믹 무기 등까지 읽어낼 수 있다. 때문에 의료 계통은 물론 차세대 물리·광학 빔으로 각광 받고 있는 기술. 영국 캠브리시 소재 도시바 기술연구소, 미국 렌슬이어 공대 테라헤르쯔 연구센터, 테라뷰 연구소 등이 중심이다. T-레이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의학용 촬영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산형 저장 (Distributed Storage):
각종 음악, 자료, 사진, 백업 파일 등 컴퓨터 사용자들은 이 모든 것을 관리해야 하는 귀찮은 위치에 있다. 이런 자료들을 인터넷의 구석구석에 보관할 수 있다면? MIT의 과학자, 하리 바박리쉬난은 이런 생각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특정한 시스템에 의존하되 중요한 자료를 공짜로 보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하는 것. 이런 의미에서라면 불법 음악파일 공유 시스템으로 구설수에 오른 '카자'(KaZaA) 역시 기본적으로는 분산형 저장 장치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들 일군의 신진학자들은 새로운 인터넷 환경에서 진일보한 분산형 자료 저장 시스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분산형 저장을 위한 네트워크를 만들거나 자동적으로 데이터 저장할 수 있는 시스켐을 구상하는 것이 그 예다.

● 유전자 간섭 치료(RNAi Therapy)
암은 물론이고 심혈관계 질환 등 난치병 치유를 위해 생화학 분야의 떠오르는 미래 기술 하나는 유전자 간섭 치료다. 말 그대로 RNA 조각들은 넣어서 단백질 합성을 조절하고, 질병을 예방한다는 것. 1995년 안티센스 RNA를 이용하면 유전자의 기능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 발표되면서, 유전자 간섭 치료 연구는 활기를 띄었다. 휴먼 게놈 프로젝트가 일단락 된 후 제약회사와 바이오텍 벤처사들은 녹아웃 모델(knock out model) 개념을 응용해 질병의 주요 유전자 및 RNA를 골라서 차단하는 단백질을 개발하는데 전력 중이라고.

● 전력 그리드 제어 (Power Grid Control)
이 기술은 전세계적 관심이라기보다는 미국의 필요성에 의해 제기된 것이다. 지난 해 오하이오 주 및 뉴욕 등 북동부 지역의 갑작스런 단전을 계기로 노후화된 기존 전력 송수신 시스템은 물론이고 전력 그리드를 실시간에서 제어할 수 있는 체계를 확보하자는 논의다. 체계적인 네트워크 개념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는 것. 

● 미세유체공학적 광섬유(Microfluidic Optical Fibers)
루슨트社 벨 연구실의 존 로저스는 미체유체공학적 연구의 선구자다. 그는 현재 전화 및 데이터 송수신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광섬유들이 유연성이 있긴 하지만 고형인 점을 주목하고 미세유체공학 및 초미세 유체역학의 원리를 응용해 광섬유 안을 유체, 즉 액체로 채우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 미래형 광섬유의 개발이 성공한다고 해도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혈관 내 흐르는 질병 유발형 단백질의 검출 등에 응용될 수 있다고 한다.

● 개별 유전체학 (Personal Genomics)
인간의 유전자 해독은 엄청난 가능성의 장을 열었다. 개별 유전체학이 그 대표적인 예인데, 집단이나 인종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별로 다 다른 수억만개의 DNA 순서를 풀어서 질병연구 및 유전자 연구에 활용하겠다는 도전이다. 의료를 예로 들면, 개인의 민족, 나이, 성별, 신체적 특성에 맞는 맞춤처방을 할 수 있다는 것. 발병가능한 질병에 대해서도 조기치료를 할 수 있다. 후먼게놈 프로젝트의 후속편으로 진행 중인 단백체 사업 및 해플로맵 지도 작성 등과 맞물려 있는 대표적인 생명공학 기술이며, 몇 년 안에 현실화 될 전망이다.

번역·정리 이지영 기자 jiyou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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