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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돌파를 위한 제언
경제위기 돌파를 위한 제언
  • 권영철/영남대 경영학
  • 승인 200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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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경영합리화와 벤처강국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7%에 불과했다. 이는 잠재성장률 5%대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며, 역대 세 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그나마 선진국들의 경제회복세에 힘입어 수출이 현 경제 위기상황을 극복해주고 있으나, 대외경제여건이 악화되면 우리 경제상황은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과격한 노동운동 및 인건비 부담 심각해

현재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때, 1997년 외환위기를 다시 재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주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재의 위기는 IMF 당시 정부가 표방한 우리나라의 경제체질을 제대로 바꾸지 못한 데 있다고 본다. 당시 정부는 우리 경제가 위기에 처한 근본적인 원인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무시한 정부와 재벌 주도의 고차입, 고투자, 고성장에 있다고 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금융, 기업, 노동 4대 부문의 개혁에 노력을 기울였다. 또 외국인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외국인 국내토지 취득 자유화, 외국인투자개방업종 확대, 외국기업의 내국민 대우를 위한 제도개혁 등을 시행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국민들도 노사정 3자 합의를 바탕으로 종전의 제도적 모순의 개혁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외환보유고가 늘어나고,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낮은 경제성장률과 제2의 IMF위기는 다분히 당초 목표한 4대부분의 개혁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새롭게 출범한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의 혼선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즉 외환위기 당시 정경유착을 끊고, 부정부패와 도덕적 해이를 해소하겠다는 정부부문은 부정부패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고, 대선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수백억원대의 불법 대선자금은 구태의 악습이 반복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노동과 관련해서는 과격한 노동운동의 지속으로 노동의 유연성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동의 유연성 부족으로 기업은 과다한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생산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고, 추가적인 채용을 꺼리거나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을 선호함으로써 청년실업 증대와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갈등심화로 이어져 이것이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노동의 유연성 부족으로 최근에는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기업이 줄어들고 있고, 어렵게 유치한 외국인투자기업도 철수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

금융부문도 금융기관들이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해 새로운 금융니즈를 찾기보다는 단기적으로 이익이 되는 영업방식을 선호함에 따라 자금흐름의 왜곡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즉 금융기관들이 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개인고객들에게 자금을 공급함에 따라 자금공급이 생산적인 곳보다는 부동산투기 등 비생산적인 쪽으로 흘러가고 있고, 특히 무분별한 카드발급으로 신용불량자가 크게 늘어나 내수경기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인적자원 활용한 벤처창업의 가능성

기업들도 급변하는 환경에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도 지식정보화시대에 맞는 새로운 경영시스템을 도입해야 함에도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선진국과 같이 제품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더 많이 노력해야 함에도, 여전히 저임금의 비교우위를 위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데 치우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일부기업을 제외하고, 여전히 과거의 권위적인 기업경영으로 노사관계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제2의 IMF를 맞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대대적인 변신과 노사관계의 유연성 제고와 투명경영시스템 도입, 금융기관의 선진금융기법 도입, 대대적인 규제개혁 등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취약 부분을 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강점을 더욱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글로벌경쟁시대에 우리의 강점은 인적자원에 있다. 물론 교육 질적인 부분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많지만 교육수준이 경쟁국에 비해 우리의 강점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의 인적자원기반 능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로 IMF 환란 이후 벤처 창업을 통한 위기 극복을 들 수 있다. 벤처란 그야말로 새로운 기술과 지식이 요구되기 때문에 그만큼 국가 전체차원에서 인적자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는 IMF 환란이라는 위기를 벤처기업 육성을 통한 경제의 재도약이라는 기회로 삼은 쾌거로 앞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길을 보여준 것이다.

사실 그 동안 한국은 대기업을 통한 외형위주의 성장정책을 구사해왔다. 그러나 IMF 환란으로 이러한 외형위주의 정책이 얼마나 위태로운가를 깨달았다. 앞으로는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우리의 강점인 인적자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벤처의 육성에 역점을 둬야 한다. 이는 국가차원에서의 획기적인 구조조정을 의미한다. 벤처강국이 된다면 우리가 일본 등 선진국을 따라잡고 중국 등 후발국의 도전을 뿌리칠 수 있을 것이다.

권영철 / 영남대·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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