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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혁신 특집좌담 (2)] 일반인들 대화 양의 3분의 2가 뒷담화라는 분석도
[사회혁신 특집좌담 (2)] 일반인들 대화 양의 3분의 2가 뒷담화라는 분석도
  • 장정안
  • 승인 2020.07.10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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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두번째부터 박상병 정치평론가, 좌장을 맡은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손애경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교수, 정재룡 전 국회 수석전문위원, 성봉근 서경대학교 법학과 교수, 이경선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행정법무학과 교수.
왼쪽 두번째부터 박상병 정치평론가, 좌장을 맡은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 손애경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교수, 정재룡 전 국회 수석전문위원, 성봉근 서경대학교 법학과 교수, 이경선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행정법무학과 교수.

■ 박상병
뒷담화를 인류 역사 속에서 살펴 본 이론가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저서 <사피엔스>에서 뒷담화 이론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뒷담화는 만들어 내는 생산자만이 아니라 전달하고 유포하는 이들과의 관계가 아주 돈독해지는 공동체적 단결감이 강화되는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뒷담화 이론이 등장한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더 크고 안정된 무리를 형성할 수 있었는데, 현대 사피엔스가 약 7만 년 전 획득한 이러한 능력은 사피엔스가 더욱 긴밀하고 복잡한 협력 관계를 발달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도 보았다. 뒷담화로 결속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는 150명 정도라고도 한다. 또 유발 하라리에 따르면, 모든 신화와 이데올로기는 상상의 산물인데, 사피엔스는 그 허구를 믿으며 서로 협력하기 시작했으며 더 잔인해졌다고 한다. 이야기를 지어내 말 할 줄 아는 사피엔스의 방랑하는 무리들은 동물계가 이제껏 만들어 낸 것 중 가장 중요하고 가장 파괴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인간에 대한 본질적 성찰, 정치에 대한 현실적 통찰의 결과는 “인간에게 덕과 부귀가 공존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허영심이 강하고 타인의 성공을 질투하기 쉬우며 자신의 이익추구에 대해서는 무한한 탐욕을 가진 자다”라고 말한다. 또한 “인간은 고마워할 줄 모르고, 변덕스럽고, 거짓말 잘하고, 남을 잘 속이고, 위험은 피하려 하고, 이익만 좋아한다”고 진단했다. 뒷담화는 결국 인간의 속성이자 본질이며 한계일지 모른다.

■ 손애경
우리 역사 속에서도 모략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뒷담화를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일연의 저서 <삼국유사> 기이편 무왕조 내용이 그것인데, 이 글 중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바로 무왕의 서동요이다. 서동이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를 얻기 위해 신라의 서울로 가서 음해성 동요를 지어 아이들에게 부르게 하고, 그 결과 선화공주가 귀양을 가게 되는 과정에서 결국 서동과 혼인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한국사 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에 탑재되어 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모략이 성공하는 과정이 그 시대에도 어떻게 조성되었는지 잘 나타나 있다. 
‘제30대 무왕(武王)의 이름은 장(璋)이다. 그 어머니가 과부가 되어 서울 남쪽 못가에 집을 짓고 살고 있었는데 못의 용(龍)과 관계하여 장을 낳고 어릴 때 이름을 서동(薯童)이라고 하였다. ...(중략)... 신라 진평왕(眞平王)의 셋째공주 선화(善花) 혹은 선화(善化)가 아름답기 짝이 없다는 말을 듣고 머리를 깎고 [신라의] 서울로 갔다. 마를 동네 아이들에게 먹이니 아이들이 친해져 그를 따르게 되었다. 이에 노래를 지어 여러 아이들을 꾀어서 부르게 하니 그것은 이러하다.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사귀어 두고 서동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동요가 서울에 가득 퍼져서 대궐 안에까지 들리자 백관(百官)들이 임금에게 극력 간하여 공주를 먼 곳으로 귀양 보내게 했다. 장차 떠나려 하는 데 왕후(王后)는 순금 한 말을 주어 노자로 쓰게 했다. 공주가 장차 귀양지에 도착하려는데 서동이 도중에 나와 절하면서 장차 모시고 가겠다고 했다. 진평왕은 그 신비스러운 변화를 이상히 여겨 더욱 서동을 존경해서 항상 편지를 보내어 안부를 물었다. 서동은 이로부터 인심을 얻어서 왕위에 올랐다. 
이 이야기는 드라마의 소재로도 사용되었을 만큼 널리 알려진 내용인데, 선화공주에 대한 서동의 음해성 동요이야기야 말로, 현대 인터넷 가짜 뉴스 유포 과정과 전혀 다르지 않은 대표적인 모략의 원조라 할 수 있다.

■ 이경선 
가십, 뒷담화 관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인들의 대화 양의 3분의 2가 뒷담화라는 분석도 있다. 뒷담화는 타자의 사생활이나 개인사에 대한 품평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단순한 품평, 객관화된 품평이 아니라 대부분 험담이라는 게 문제다. 
험담은 주로 질투심, 복수심, 열등감, 이질감, 청의 거절에 대한 반감 등 다양한 감정들에 기반한다. 네거티브 바이럴 전략의 일환으로서 복수 효과도 있다. 자신의 감정과 상처를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자기와 친한 사람, 가까이 있는 사람이 타자와 가까워지는 것을 저지 내지 지연시키기 위한 연막 작전 의도도 있는 것 같다.
타자에 대해 간접적으로 알고자 함으로써 자기 생활의 안전과 이익을 영위하기 위한 일종의 정보수집 기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뒷담화를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뒷담화는 자기 스스로의 삶을 평정하는 다른 사람과의 비교과정이기 되기도 한다. 타자에 대한 나쁜 뒷담화를 듣게 되면 자신이 똑같은 뒷담화의 대상자가 되지 않기 위해 자신을 점검하고 방어하는 심리도 생긴다. 

■ 성봉근
뒷담화는 사실 재밌다. 내밀한 뒷담화는 관심을 끈다. 그다지 좋은 행동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화제에 끌려가게 된다. 뒷담화를 함께 나누다 보면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몰입하게 된다. 누군가의 표현처럼 ‘뒷담화는 참을 수 없는 유혹’이다. 심지어 뒷담화는 전염성과 중독성도 강하다. 선하고 교양이 있는 사람도 뒷담화의 공간에 함몰되어 허무하게 무너지고 맞짱구 치며 동조하게 되고(동조해 주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또한 전파자가 된다. 
수다스런 아해들의 간의 소속감과 결속력을 다지는 힘도 있다. 직장이나 조직 내에서 일종의 종파와 세력, 이너써클을 구축하고 유지시켜 나가는 기제가 되기도 한다. 

■ 이경선
끼리끼리 무리짓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능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할 수 있다. 필요한 만큼 사회적으로 연대하고 교류하고 참여하는 것 이외에 자발적 고독과 창조적 몰입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오히려 지능이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사실은 여러 연구결과에 의해서도 증명되고 있다. 역사를 만들어온 위인들 대부분은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통제하고, 타자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필요한 만큼의 자발적 고립을 즐길 줄 아는 이들이었다.  
이런 측면을 전제하고 보면, 뒷담화는 그 사람의 나약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의존성도 드러낸다. 작든 크든 소속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는 것이다. 자존감이 낮다고 표현해 볼 수도 있겠다. 그리고 뒷담화에 동조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 싶은 두려움도 있는 것 같다. 뒷담화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들어나면 슬그러미 발을 빼고 자신들의 실언들을 회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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