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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순탁 서울시립대 총장]"서울 빅데이터 산실 만들어 UOS를 세계로 뻗어나가게 할 것"
[서순탁 서울시립대 총장]"서울 빅데이터 산실 만들어 UOS를 세계로 뻗어나가게 할 것"
  • 교수신문
  • 승인 2020.07.06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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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과학빅데이터 AI연구소, K-도시과학의 시금석"
서순탁 서울시립대학교 총장.
서순탁 서울시립대학교 총장.


“대도시의 복잡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시에서 산출되는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4차산업혁명에 대한 대비뿐만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에도 빅데이터는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서순탁 서울시립대 총장은 이 대학 도시행정학과 80학번이다. 40년 후인 지금, 모교에서 어느덧 2년째 총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를 <교수신문> 이 만났다.

“도시과학 빅데이터-AI 연구소 설립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미국 산타페 연구소(SFI)와 같은 빅데이터 기반 복잡계 연구기관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고, ‘서울빅데이터UOS캠퍼스’를 중앙도서관에 조성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상암동 서울 빅데이터 캠퍼스와 동일한 환경에서 서울시의 교통, 환경, 방재 등과 관련된 각종 데이터를 볼 수 있는 모니터링 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연구자와 학생들이 공공데이터를 열람하고, 분석하고 연구할 수 있는 공간을 구성했어요.”

서순탁 총장은 “서울이라는 초거대 ‘도시’에서 생산되는 ‘빅데이터’를 서울시립대가 연구에 활용할 방법을 찾는 것이 과제”라며 “나아가 서울 시정에 활용하고, 그 사례를 세계에 확산시킬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4일 출범한 ‘연구소’가 이 과제를 해결할 시금석 역할을 해 주기를 그는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단순히 공학 기술자를 양성하지 않고 데이터 과학자를 기르고자 합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과대에서는 ‘데이터 엔지니어’, 자연대에서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사회대에서는 ‘데이터 애널리스트’를 육성하는 겁니다. 데이터 기반의 도시과학자들이 배출되면, 국내 도시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일이 가능해 질 것입니다. 말하자면 ‘K-도시과학’을 세계로 뻗게 만드는 일이죠.” 

서울시립대학교 전경.
서울시립대학교 전경.

 

서 총장은 연구가 점차 확대되면 서울시립대와 서울연구원-서울기술연구원-서울디지털재단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서울 대도시권 데이터사이언스 플랫폼’도 구축할 계획이다. 

도시과학빅데이터ㆍAI연구소의 주요 기능은 ▲빅데이터 수집ㆍ활용을 통한 도시연구 수행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AI 복잡계 연구 수행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한 공동협력 연구체계 구축 등이다. 

그는 또 서울시립대의 특장점인 도시 특성화 대학이라는 점을 활용해 최근 빅데이터 전문 교육을 수행하기 위한 스마트시티학과, 도시빅데이터융합학과,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했다. 더 나아가 교내에 흩어져 있는 첨단장비 시설을 통합하고 방대한 용량의 빅데이터를 초고속 처리ㆍ분석할 수 있는 최첨단 IT 인프라를 구축해 개방형 빅데이터ㆍAI 플랫폼으로 운영할 계획도 세워 놓았다.

“도시과학 분야는, 저의 전공 분야라서가 아니라, 실제로 서울시립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5년 전 국내 최초로 도시과학대학이라는 단과대를 만든 것도 바로 서울시립대입니다.” 

그의 구상은 앞서 말한 것처럼 단순히 국내에 머무르지 않는다. 

서울시립대는 지난 10년간 국제도시과학대학원을 운영해 연간 90여명의 개도국 공무원들에게 석사학위를 수여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자신감을 얻어 한국의 우수정책 사례를 개도국에 전파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들어서 ‘UOS 글로벌 캠퍼스’를 추진하고 있다. 

UOS 글로벌 캠퍼스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인근의 신도시인 터아이막 준모드시티에 설립할 예정이며, ICT 기반 교통, 환경, 도시정비 등 3개 학과를 개설해 2025년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학부생 600명 정원의 글로벌 캠퍼스 설립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 착착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해 이미 몽골 정부와 캠퍼스 부지 제공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이번 몽골 캠퍼스 설립은 단순히 외국에 분교 하나 세우는 일이 아니라 도시분야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일입니다. 중앙아시아와 인근의 여러 나라에서 몽골 캠퍼스에 유학을 올 만큼 품격 있는 도시과학교육의 메카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러면 한국의 서울시립대가 몽골의 서울시립대를 낳고, 또 제3, 제4의 서울시립대가 세계 곳곳에 세워지는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서순탁 서울시립대 총장.
서순탁 서울시립대 총장.

 

그는 “1959년 설립된 태국의 AIT(Asian Institute Technology)가 설립 50여년이 되는 기간동안 4개 대학원에 30여개국 1000여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로 발전한 것을 보면, 몽골 UOS의 비약적인 성장도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총장의 교육철학, 책에서 배웁니다.


"다양한 분야를 접한 뒤에 필이 꽂히는 분야를 깊이 파는 사람이 웃는다" 
"혼자서 자기 삶을 온전히 살아낼 수 있는 '대응능력'이 가장 중요"
-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나쁜교육> 

모교에서 20년간의 연구와 후학 양성을 해 온 서순탁 총장은 미래사회에 부응하는 고등교육의 방향과 역할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고민을 거듭해 오던 중, 우연히 접하게 된 책 두 권.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데이빗 엡슈타인, 열린책들), 그리고 <나쁜 교육> (조너선 하이트 외, 프시케의 숲)이다. 

‘늦깎이 천재’ 서문에서는 타이거 우즈와 로저 페더러를 비교하면서 이 책의 핵심메시지를 전한다. “타이거는 심도 있는 훈련의 양이 성공여부를 가린다는 개념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이때 널리 인용되는 전문성 계발의 1만시간의 법칙에서 말하는 훈련이 필수적이죠. 이에 반해 로저는 늦은 전문화가 성공의 열쇠로 이어진 대표적인 인물로 그려지고 있어요. 태어나자마자 골프 한 종목에만 집중해 성공한 타이거의 길과 다양한 스포츠를 하다가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테니스에 집중하여 성공한 로저의 길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본인의 선택이 아니라 강요된 ‘한 우물 파기’ 교육을 경험하면서 힘들어하는 한국사회 청년들을 바라보면서 로저의 길-늦게 시작하고, 집중하고, 단호해져라-이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필요하다고 했다.  

서 총장은 로저의 길이 서울시립대가 양성하려는 인재상과 맞닿아 있다고 단언한다. “서울시립대 인재상은 ‘UOS T-STAR’형 입니다. 그 중에서 T는 위 수평선과 아래 수직선으로 구성돼요. 수평선은 타 분야를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수직선은 각 전공 분야에 대한 전문적 능력입니다. 이 두 가지를 갖춘, 폭넓게 생각하는 도전적인 인재라야 4차 혁명 시대를, 어쩌면 코로나 19 이후의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을 겁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립대는 새로운 시도를 구상하고 있다. “대학 초기에는 역사와 철학, 심리학과 같은 인문학적 소양, 그리고 데이터, 코딩과 같은 기술적 소양을 배우는 시기로 삼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의식의 ‘싹’이 생길 때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융복합 연구라는 것이 물 흐르듯이 이뤄지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나쁜 교육’ 역시 그의 이러한 고민을 더욱 심화시켜 준 책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는 기자에게 “그런 질문이 어쩌면 총장을 꼰대로 만드는지 모른다”며 미소를 지었다.

“학생들에게 사실 필요한 건 어떤 당부가 아니라, 공감일지 모릅니다. 초-중-고 12년 내내 주입식으로 스트레스를 받고도, 대학에 와서까지 그 스트레스를 또 받아가면서도 불안해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먹고 살기 어려웠던 세대인 우리들이 누리던 캠퍼스의 사색과 낭만 같은 건, 그에 비하면 너무 풍요로운 요즘 세대들에겐 없다고 봐야죠.”

그 이유가 무엇일지를 고민하다가 찾은 해답이 바로 ‘과잉교육’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어려서부터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그게 뭐 때문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다만 방목, 그러니까 부모나 교사의 간섭 없이 노는 시간이 있어야 돼요, 그 시간에 어떨 때는 멍하니 앉아 있기도 하고, 어떨 때는 정신없이 놀기도 하면서 외부의 자극에 대한 대응능력을 배우는 거예요. 혼자서 자기 삶을 온전하게 사는 경험을 하는 거죠. 부모가 조기교육을 투자라는 차원에서 했다면, 어떤 면에선 낭비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두 권의 책을 읽은 뒤 서 총장의 다짐은 의외로 단순하지만, 그래서 더 어렵다. 

“과거를 탈피하고, 젊은 세대의 문화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겁니다. 공립대학이라서 쉽지만은 않지만, 대학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우리 학생들이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인재이자 자신의 삶에 보다 충실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꼭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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