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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적용 가능한 뇌종양 표적 나노 치료제 개발
임상 적용 가능한 뇌종양 표적 나노 치료제 개발
  • 이혜인
  • 승인 2020.06.15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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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경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 활용한 뇌종양 치료제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와 표적화 펩타이드 융합, 새로운 나노치료제 개발 등 후속 연구 기대”
연구진 사진 좌측부터 김도경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 김효영 스파크바이오파마 연구원, 오명숙 경희대 대학원 나노의약생명과학과 교수, 강래형 경희대 기초의과학과, 강재성 서울대 의과대학,  Micheal J. Sailor UC San Diego 교수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김도경 교수 연구팀이 뇌에서 발생하는 가장 대표적인 암종인 ‘교모세포종(glioblastoma)’을 표적해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 치료제를 개발했다. 교모세포종은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12~15개월이고 발병 후 5년 이후 생존율이 5% 미만인 악성 종양이다. 치료법으로는 화학 요법과 같은 완화 요법이 일반적인데, 약물은 조직 선택성과 뇌-혈관 장벽 침투율이 낮아 부작용이 많았다. 그간 연구자들이 뇌종양 표적화 나노입자 기반의 약물 전달 시스템(targeting drug delivery system)에 주목한 이유이다.

특정 세포와 장기 표적 가능한 뇌종양 치료제 개발
김도경 교수는 이번 연구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효영 박사(현, 스파크바이오파마)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나노입자와 표적화 펩타이드를 융합한 새로운 나노 치료제를 개발하고 이를 이용한 뇌종양 극복 연구를 수행했다. 표적화 펩타이드는 수 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짧은 펩타이드로서 유기 분자, 무기 물질, 나노입자와 같은 다양한 소재를 특정 세포나 장기에 효율적으로 수송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porous silicon nanoparticle)’를 나노 치료제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선택했다.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는 생체 독성이 상당히 낮고 약물의 탑재 효율이 매우 높으며 탑재된 약물의 방출 시간과 장소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표면 개질화(modification)를 통해 특정 질병을 표적한 약물전달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생체적합형 나노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김도경 교수는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에 큰 관심을 두고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최근에는 소재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Advanced Materials>(IF=25.809)에 관련 논문을 3편 연이어 게재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항암효과는 뛰어나지만, 체내 안정성 문제로 사용이 어려운 항암제인 ‘SN-38’을 뇌종양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에 탑재했다. SN-38은 현재 항암제로 활발하게 쓰지만 생체내 암표적성이 낮아 체내의 다른 부위에 축적돼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킨다. 머리가 빠지거나 생식세포가 기능을 상실하고 입이 헐고 구토·설사를 유발한다. 이상적인 항암제는 암세포만 죽이고 정상 세포에는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부작용이 없는 항암제는 없는 형편이며 SN-38도 같은 문제점이 있다. 

연구팀은 뇌종양과 관련된 세포에 과발현돼 있어 특정 세포막 수용체에 친화성이 높은 펩타이드 서열을 새롭게 발굴했다. 이를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 표면에 기능화했다. 치료제가 체내로 유입됐을 때, 해당 세포막 수용체에 반응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뇌종양이 있는 동물 모델 연구에서 새로 개발한 나노 치료제가 선택적으로 뇌종양 부위에 표적화했고, 부작용 없이 뛰어난 항암효과를 보였음을 확인했다. 

관련 논문 세계적 학술지 게재, “관련 후속 연구도 기대돼”
이번 연구 결과는 ‘A Brain Tumor-homing Tetra-peptide Delivers a Nano-Therapeutic for More Effective Treatment of Mouse Model of Glioblastoma(뇌종양을 특이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 치료제 개발)’라는 논문으로 지난 6월 2일 소재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은 학술지인 <Nanoscale Horizons>(IF=9.095)에 게재됐다. 학술지 편집자들은 이 논문을 “임상으로 적용 가능한 새로운 뇌종양 특이적 나노 치료제를 개발했다”라며 높게 평가했다.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코로나19는 이번 연구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3월 학술지에서 추가 실험이 필요한 재검토 요청이 왔는데, 당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 실험이 어려웠다. 김도경 교수는 실험 진행이 어려움을 확인하고 학술지 편집자에게 기간 연장을 요청해 허가를 받았다. 이후 다른 지역에 있는 공동 연구자와 화상회의로 연구를 진행했다. 김도경 교수는 “코로나19로 여러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논문에 참여한 공동 연구자의 노력으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며 공동 연구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도경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공성 실리콘 나노입자와 표적화 펩타이드를 융합한 새로운 나노 치료제의 개발과 임상학적 적용 연구 등 관련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후속연구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및 대통령 Post-Doc 펠로우십과 ㈜엔테라퓨틱스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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